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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문정인 교수가 진단하는 북한 권력승계와 급변사태 가능성

“후계자 접촉해 비밀회동 만드는 ‘상상력’, 우리는 왜 못하나”

  • 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문정인 교수가 진단하는 북한 권력승계와 급변사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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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중국이 ‘북한 후계 위기 가능성’ 토론에 참여한 까닭
  • ● 김정일 1~2년 내 죽으면 권력투쟁, 5년 넘기면 안정적 승계
  • ● 평양의 측근-당-군 ‘3중 후견서클’ 구축, 장기간 준비된 것
  • ● 2004년 ‘개념계획 5029’ 논의 당시 럼스펠드의 요구사항
  • ● 김정일 유고(有故), 평양 비행장에 파키스탄 비행기가 내린다면?
  • ● 북한 급변사태, 최상의 대응법은 유엔 통한 인도주의적 개입
  • ● 카다피 아들 설득해 리비아 핵 포기 유도한 MI6의 비밀공작
어느 때보다 숨가쁜 한 달. 9월28일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를 전후해 전 세계 언론은 평양을 주목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전격적인 방식으로 김정은을 공개한 북한은 다양한 형태로 ‘후계자 홍보’에 나섰고, 사상 최초로 대규모 외신기자단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10월10일 당 창건일 행사를 생중계했다. 미 국무부가 ‘최고의 TV 리얼리티 쇼’라고 평가한 3대 권력세습이 냉소와 불안이 엇갈리는 묘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관심은 북한의 전례 없는 ‘압축형 후계체제 구축’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에 집중돼 있다. 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엘리트그룹 사이의 갈등이 내란이나 급변사태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발전하게 될지가 그 주요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국방부와 합참이 급변사태 시나리오를 검토했고, 한미 국방장관 회담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이에 대비한 ‘개념계획 5029’ 문제가 논의됐다는 소식이 숨가쁘게 꼬리를 문다.

눈여겨봐야 할 또 하나의 포인트는 중국의 움직임. 북한에 대해 사실상 유일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이 권력승계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크고 작은 쟁점들에 어떻게 대응해나갈지는 향후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전체, 나아가 떠오르는 미·중 ‘G2 시대’의 얼개를 결정할 주요 변수다. 만에 하나 북한에 급변 사태가 벌어진다면 중국은 어떤 식으로 이에 개입하려 할까. 이때 중국의 행보는 한반도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한눈에 읽기 쉽지 않은 이 복잡다단한 국제정치 방정식을 풀이해줄 인물로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떠올린 것은 최근 그가 펴낸 책 때문이었다. 지난해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에 머물며 중국의 대표적인 국제정치 전문가 21명을 인터뷰한 문 교수는 8월 이를 묶어 ‘중국의 내일을 묻다’(삼성경제연구소)를 펴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미래 구상, 대외전략 등을 포괄해 다룬 다양한 인터뷰는 오늘날 중국의 핵심 지식인들이 동북아 질서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가늠케 해준다.

민감한 주제, 중국의 변화

안보 분야의 다양한 이슈에 관심을 가져온 문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며 현실 국제정치에 참여했고, 1,2차 남북 정상회담 동행 등으로 북한을 수차 방문해 평양의 주요 인사들을 접촉한 경험도 갖고 있다.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에 참석해온 그는 9월13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북한 후계승계에서의 위기 가능성’을 주제로 열린 특별세션에 참석하기도 했다.

북중 관계를 감안할 때 민감하기 짝이 없는 주제를 다룬 이 토론에는 중국 외교부 한반도문제담당국장을 지낸 양시유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옌쉐퉁 칭화대 교수 등 중국 측 전문가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분명 이전에는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 10월8일 저녁 문 교수와 마주한 자리에서 첫 질문으로 이에 관한 궁금증을 고른 이유다.

▼ 포럼에서 후계 위기 문제가 논의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맨 먼저 든 생각은, ‘중국 정부가 왜 이런 주제를 허락했을까’였습니다. 중국은 그간 자국에서 열리는 국제회의 의제를 꼼꼼히 챙겨왔고 특히 하계 다보스포럼은 원자바오 총리도 참여하는 행사 아닌가요.

“다들 그 부분을 궁금해하더군요. (웃음) 사실 다롄에서 열린 지난해 포럼에서도 이 주제를 논의하려 했지만 그때는 중국 정부가 난색을 표했죠. 태도가 변화한 배경은 토론에 참석한 중국 측 인사들의 발언을 보면 유추할 수 있습니다. 양시유 선임연구원이나 옌쉐퉁 교수 모두 ‘권력승계가 진행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고, 함께 참석했던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도 향후 1~2년 안에는 위기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죠.

중국 측 패널의 견해는 분명 정부 입장과 긴밀한 관계가 있습니다. 특히 외교부 관료였던 양 선임연구원의 말은 중국이 후계체제를 승인하기로 결정했음을 시사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후계는 중국이 간섭할 사항은 아니지만 위기나 급변은 없을 것이며, 중국은 이후에도 북한과 우호관계를 유지해나갈 것임을 내비치는 정치적 제스처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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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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