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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흥행 2002 월드컵 마케팅

  • 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사상 최대의 흥행 2002 월드컵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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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 달간 1000억원 쏟아붓고 1조원 효과 노린다
  • ● 미국월드컵 결승전에서 12분8초 TV노출로 6500억원 번 마스터카드
  • ● 국내기업 중 선두는 현대차·KT(KTF)
  • ● 비공식 업체의 절묘한 광고기법
  • ● 아디다스·나이키의 스포츠 마케팅 지존경쟁
  • ● 포스코·대한항공·국민은행·현대해상의 이미지 마케팅
‘98프랑스월드컵 당시 모든 기자들은 일본상표인 JVC 텔레비전으로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면서 기사를 전송했고, 관중들은 미국의 코카콜라와 프랑스의 에비앙 생수를 마시면서 경기를 감상했다. 또한 게임이 끝난 뒤에는 캐논 카메라와 후지필름을 사용해 사진을 찍고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으면서 운동장을 빠져나갔다….’(JVC 코카콜라 에비앙 캐논 후지필름 맥도널드 등은 98프랑스월드컵의 공식파트너)

스포츠는 산업이다. 1999년 3월28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의 A매치 축구경기를 살펴보자. 한국은 이날 쌀쌀한 날씨와 홈 어드밴티지에 힘입어 경기종료 직전 김도훈의 극적인 결승골로 브라질을 1 대 0으로 꺾었다. 그렇다면 이 경기가 만들어낸 부가가치는 누구에게 돌아갔을까. 우선 대한축구협회는 입장수입과 스폰서 비용, 중계권료를 챙겼다. 스폰서로 참여한 기업들은 현장에 설치된 광고간판이 TV를 통해 생중계되는 동안 엄청난 홍보효과를 보았다. 선수들도 승리수당을 챙겼으며, 관중들과 축구팬들은 ‘각본 없는 드라마’를 선물로 받았다.

스포츠마케팅의 관점에서 볼 때 세계적인 기업들이 월드컵에 사활을 걸고 달려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월드컵은 연인원 600억 명이 시청하는 인류 최대의 스포츠 제전이자, 지구촌을 한달 동안 집중시키는 최고의 비즈니스 현장이기 때문이다. 월드컵이 아니고 다른 어떤 무대에서 한 달 동안 연인원 600억 명의 소비자에게 집중적으로 광고할 수 있겠는가. 한 예로 94미국월드컵 공식후원업체로 참여한 마스터카드는 브라질과 이탈리아의 결승전에서만 12분8초 동안의 간판 노출로 5억달러의 광고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앞으로 밑지고 뒤로 남는다


일반적으로 스포츠마케팅에서 브랜드의 인지도(전세계 기준)를 1% 올리는 데 드는 광고비용은 2000만달러(약 260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역대 월드컵에서 스폰서로 참여한 기업은 최대 10%의 인지도 상승효과를 보았고, 그 결과는 다국적 기업의 시장점유율까지 뒤집어 놓았다. 그런 속사정 때문에 수많은 기업들이 최고 1억달러(13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출혈을 무릅쓰고 월드컵 스폰서로 참여하는 것이다.

월드컵에 마케팅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로, 이때 처음으로 경기장 광고간판 판매가 이루어졌다. 82스페인월드컵 직후 FIFA(국제축구연맹)의 공식 에이전트로 등장한 ISL은 스폰서를 패키지로 묶어 월드컵 대회의 명칭·로고·마스코트 사용권과 광고권을 독점적으로 부여하는 ‘IS-4’를 개발, 86멕시코월드컵부터 도입했다. 그러자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월드컵 이전에는 멕시코 시장에서 코닥필름에 밀려 맥을 못추었던 후지필름이 약진하고, 일본의 가전회사 JVC의 유럽지역 지명도가 두 달만에 급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을 상업화하고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ISL은 2001년 5월 영욕의 세월을 마감했다. ISL은 스폰서 수입과 중계권료 등으로 많은 돈을 벌었지만, 실제 경영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ISL의 파산으로 FIFA가 입은 손실은 약 728억원에 달했다.

FIFA의 월드컵 스폰서에는 광고범위 등을 결정하는 카테고리가 있다. 98프랑스월드컵 때는 카테고리가 모두 4개였지만, 이번에는 2개로 줄었다. 공식후원업체(Official Sponsor)와 지역공급업체(Local Supplier)만 남은 것이다. FIFA가 스폰서 카테고리를 축소한 이유는 98프랑스월드컵 당시 동종업체가 서로 다른 카테고리에 포함돼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공식후원업체 캐논과 지역공급업체 휴렛의 충돌이 대표적인 경우다. 한마디로 FIFA는 월드컵 스폰서의 독점권을 강화하기 위해 카테고리를 축소한 셈이다.

2002한일월드컵의 공식후원업체는 모두 15개사다. 한국의 KT(KTF)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아디다스 버드와이저 코카콜라 후지필름 질레트 마스터카드 맥도널드 필립스 도시바 야후 JVC 후지제록스 AVAYA 등이다. FIFA는 각 업체의 배타적 독점권을 인정하기 때문에 기업별로 마케팅 분야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 예를 들어 JVC는 AV, 도시바는 컴퓨터와 IT, 필립스는 소형가전으로 못박았다.

또한 FIFA는 기존 후원업체의 우선협상권을 명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 업체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신규업체의 공식 스폰서 가입은 불가능하다. 자동차 부문의 경우 98프랑스월드컵 스폰서이자 GM의 자회사인 오펠이 재계약을 체결했다면, 현대자동차는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오펠의 경우 한국과 일본지역의 영업망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02년 월드컵 공식후원업체에서 특기할 점은 한국의 KT(KTF)와 일본의 NTT가 통신부문 공동스폰서로 참여한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KT(KTF)는 월드컵 기간중 일본에서, NTT는 한국에서 어떠한 광고도 할 수 없다. 물론 나머지 나라에서는 자유로운 경쟁이 허용된다. 이것은 사상 최초의 공동월드컵이라는 특성을 감안한 FIFA의 아이디어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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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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