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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신앙촌 재개발사건의 전모

돈과 권력, 소송과 로비가 어우러진 난장판

  • 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부천 신앙촌 재개발사건의 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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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부천 범박동 신앙촌 부지에 세워지는 5500세대 대단위 아파트단지 재개발 공사를 둘러싸고 분쟁이 한창이다. 건축비만 1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공사장에 뇌물수수와 공적자금 횡령 등 각종 의혹이 난무한다. 판이 큰 만큼 거물급 정치인들의 이름도 흘러나온다. 각종 의혹을 밝히기 위해 검찰이 나섰다. 과연 범박동 사건은 어디로 번질 것인가.
전국이 월드컵 열기로 떠들썩했던 지난 6월 초·중순, 월드컵 관련기사로 도배가 되다시피 한 일간지들의 사회면 한 구석에 중년 이상 독자들의 귀에 익은 지명이 거론된 사건 기사 하나가 조심스럽게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부천 신앙촌 재개발 시행사 정관계 거액로비 수사’, ‘신앙촌 재개발 사업 정관계 로비수사 착수-이형택 수뢰의혹’, ‘신앙촌 개발업체 검경 뇌물수사 착수 검찰 곧 관련자 소환키로’, ‘신앙촌 재개발 건설업체 수사관에 2억원대 뇌물’….

시간이 지날수록 기사는 몸집을 키우더니 13일자 한 일간지에서는 ‘신앙촌 재개발도 검은 의혹’이라는 제목으로까지 커졌다.

기사의 비중이 커져가는 만큼 검찰의 수사속도도 빨라졌다. 사건을 맡은 서울지검 특수3부(부장 서우정)는 이번 사건을 제보한 진정인들과 뇌물수수 의혹을 사고 있는 공무원들에 대한 기초조사를 벌이고 있다.

속도 붙은 검찰수사

이어서 6월17일부터는 신앙촌 재개발 시행사측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와 검찰 경찰 공무원을 차례로 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주변에서는 신앙촌 개발시행사와 이들 공무원들 사이에 오간 돈의 규모가 수십억원에 이른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자칫 또 다른 게이트 사건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도대체 이 사건의 내용이 무엇이기에 월드컵 열기 속에서도 꾸준히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일까?

이 사건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만한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갈등의 발생지이자 사건의 배경이 된 경기도 부천의 신앙촌 부지에는 현재 10만여 평 대지 위에 6개 단지 5500세대의 아파트 단지와 상가가 들어서는 재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이는 단일규모 아파트로는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공사 가운데 최대 규모로, 총 건축비만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후 시공사와 시행사 몫으로 떨어지는 이익금만도 각각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재개발 공사의 시공사는 국내 최대의 건설회사인 현대건설이고, 시행사는 기양건설산업이라는 중소기업이다.

이번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만만치 않다. 심재륜 조승형 이종왕 이상수 변호사 등 양측의 법률상담을 맡은 전현직 변호인들도 막강하다. 분쟁의 당사자는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의혹의 배후로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는 유명 정치인들의 이름도 나온다.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이권 다툼이라고 하기엔 등장인물도 많고 거론되는 자금의 규모도 대단하다.

40년 역사의 신앙촌

부천시 범박동 재개발지역, 세칭 신앙촌은 천부교 신도들의 집단 거주지역이었다. 1960~70년대 천부교 신자들이 속속 이곳으로 모여들면서 특정 종교 신앙인들의 거대한 집단 거주지역을 형성했다.

가장 최근에 신앙촌이 사람들이 관심을 끈 것은 1997년에 4월25일에 있었던 한보사건관련 국정조사청문회였다. 이날 오전 사람들의 관심은 국회청문회장에 쏠렸는데 이날의 증인은 김현철씨였다. 심문에 나선 사람은 김경재 국민회의 의원. 이런 저런 질문을 하던 김의원은 돌연 현철씨의 자서전을 거론하고 나섰다.

“증인의 책 ‘하고싶은 이야기 듣고 싶은 이야기’ 26페이지에 신앙촌 할머니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할머니 지금도 살아계시지요?”

느닷없는 질문에 현철씨는 잠시 말을 멈춘 뒤 “예, 살아계십니다”라고 답했다.

“그것을 인용하자면 ‘신앙촌 할머니는 친할머니를 대신하여 그런 그늘을 드리워 주신 분이다’라고 했는데, ‘그런 그늘’이란 건 ‘포근한 그늘’, 뭐 그런 뜻이겠지요? ‘내가 듣기론 그분은 한때 박태선 장로의 신앙촌에 가족과 함께 들어가 사셨다’는 귀절도 있네요. 그런데 그 양반이 아직 신앙촌에 사십니까?”

“거기에 살지 않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선 당시 증인의 어머님이 신앙촌에 한 세 번쯤 가신 적이 있다던데요?”

“신앙촌에 가신 적은 없고요. 가셨다면 그 할머님을 뵈러 가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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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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