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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함 ‘GM號’ 탑승 2년, 대우차가 아직도 고전하는 이유

  • 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ans@donga.com

거함 ‘GM號’ 탑승 2년, 대우차가 아직도 고전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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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처투성이 대우차가 GM에 매각된 지 꼭 2년이 지났다. ‘GM대우차’는 한국시장에서의 입지 확대, 경쟁력 있는 신차 개발능력 강화, GM 네트워크를 이용한 마케팅 활성화를 다짐하며 돛을 올렸다. 하지만 열매를 맺기에 2년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을까. 부분적 성과는 있었으나 아직 ‘명예회복’은 이뤄지지 않았다.
거함 ‘GM號’ 탑승 2년, 대우차가 아직도 고전하는 이유
2002년 4월30일, 마침내 대우자동차가 팔렸다. 1982년 ‘대우자동차’ 이름을 내건 지 20년 만에, 1992년 합작회사이던 GM과 결별한 지 10년 만에, 1999년 8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2년8개월 만에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 GM에 매각되는 본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6개월 뒤인 2002년 10월17일에는 GM대우차(정식 명칭은 ‘GM대우 오토앤테크놀로지’)가 공식 출범했다.

GM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편입된 지 2년. 대우차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면모를 일신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다져가고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당장은 그리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운 형편이다.

출범 당시 GM대우는 대략 세 가지 지향점을 제시했다. ▲한국 내수시장 점유율을 부도사태 이전 대우차 수준으로 끌어올려 입지를 넓힌다 ▲국내외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신차 개발능력을 강화한다 ▲GM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 판매 레버리지를 높인다는 게 그것. 그러나 세 번째 목표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준 것말고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GM대우는 매각협상과 인수작업으로 어수선하던 2002년 내수와 수출을 합쳐 37만대를 파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57만대로 늘어났고 올해는 8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연 80만대는 대우차 전성기 생산능력에 육박하는 규모다.

판매실적이 증가한 것은 극심한 불황에 빠진 국내시장과는 달리 수출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 GM대우차 전체 판매실적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른다. GM의 브랜드 파워를 업고 전세계에 걸친 GM의 유통망을 활용해 수출물량을 늘려온 덕분이다. 한동안 기능이 마비됐던 대우차 해외 네트워크도 조금씩 되살아나 수출에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내수시장의 입지는 여전히 좁다. GM대우의 시장점유율은 10%에 불과하다. 부도사태 이전 30%대 점유율을 기록하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현대·기아차는 GM의 대우차 인수가 결정되자 아연 긴장했다. ‘만년 3위’ 대우차를 멀찌감치 떼놓고 사실상 독점해온 시장 구도가 거함(巨艦) GM의 상륙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GM대우가 10%의 벽 앞에서 옴쭉달싹 못하는 사이에 현대·기아는 시장의 70%를 주무르며 독점력을 키우고 있다. GM대우는 선두 현대·기아를 위협하기는커녕 쌍용차와 업계 3, 4위를 다투며 탈(脫)꼴찌 경쟁을 벌이는 신세가 됐다.

수출 회복, 내수 부진

GM대우가 생산하는 차종으로만 좁혀 보면 점유율이 24%로 올라간다고 하지만, 이는 국내 경차 시장의 60% 이상을 석권하고 있는 마티즈의 고군분투에 힘입은 바 크다.

대우차 시절에도 그랬지만 현재 GM대우가 생산하는 차종 중에도 마티즈말고는 ‘넘버 원’이 없다. 준중형차 라세티는 판매량에서 동급 1위인 현대 아반떼XD의 40%에도 못 미치고, 중형차 매그너스 판매량은 현대 EF쏘나타의 20% 수준이다.

더욱이 지난해 정부는 2005년부터 경유승용차 내수판매를 허용하고 경차 배기량 규격을 현행 800cc 미만에서 1000cc 미만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경유승용차 기술력은 현대·기아에 뒤지고 800cc급 경차 기술력은 현대·기아를 앞서는 GM대우로선 이래저래 시장점유율이 더 위축될 처지에 놓인 것. GM대우는 마티즈 후속 경차(프로젝트명 ‘M-200’)의 막바지 개발단계에 들어가 있었으나 이 조치로 인한 출시 지연과 규격 수정 등으로 투자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GM대우가 내수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데는 최근 빚어진 레조 LPG와 마티즈의 리콜 논란도 한몫했다. 운전자들은 이미 지난해 상반기부터 레조 LPG의 엔진 결함과 마티즈의 냉각수 변질 문제를 제기하며 리콜을 요구했고 건설교통부도 자발적 리콜을 권고했다. 하지만 GM대우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버텨오다 지난 3월에야 제한적인 리콜 실시 방침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는 바람에 GM대우는 기술력, 기업윤리, 위기관리능력을 의심받으며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경쟁력 있는 다양한 신차 개발능력을 강화한다는 대목도 확신하긴 어렵다. 물론 신차를 개발해 출시하기까지 적어도 3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출범한 지 2년이 채 못된 GM대우를 이 부문에서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라세티는 GM대우 출범 이후 출시됐지만 대우차가 GM에 인수되기 전에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태였다. 따라서 2006년 출시 예정인 SUV(Sports Utility Vehicle)를 기획단계에서부터 GM의 손길이 닿은 첫 신차로 봐야 하기에 정확한 평가는 그 이후라야 가능하다.

하지만 GM대우의 일부 임직원들은 지난 2년간 GM이 엔진 등의 핵심기술을 전수하는 데 인색했고 GM대우에 파견된 GM 임원들 중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 드물다는 점 등을 들어 GM의 기술개발 의지에 의문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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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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