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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우의 세상읽기

안철수는 언제 대학문을 나서나

안철수는 언제 대학문을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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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 교수가 내년 4월 총선 전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 그가 정말로 대통령이 되려 한다면 내년 총선 이전에 자신의 뜻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총선 이후 정치구도를 보고 운신하려 한다면 그의 순수성은 심각한 상처를 입을 것이다. 이해찬 대표는 안 교수가 내년 1학기 말까지 학교에 머물다가 대통령선거를 3개월 앞둔 9월쯤 나서도 될 거라고 말하지만 과연 대선을 서울시장 보궐선거처럼 해도 되는 것인지, 다수 국민이 동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철수의 가치가 소중하다고는 해도 대통령은 인기투표로 앉는 자리가 아니다. 또 그가 공식적으로 정치에 참여했을 때에도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는 미확인 사항이다. 그는 상식이 비상식을 이기는 세상을 원한다고 했다. 아름다운 말이다. 이념과 정파를 앞세워 공익(公益)의 구호 아래 사익(私益)을 추구하는 무리가 득세해온 세상에서 상식의 가치는 어느 이념보다 우선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따라서 내게는 안철수의 그 말이 여느 정치인의 화려한 수사보다 진정성 있게 들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통령 직은 상식과 비상식의 차원에서 수행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도덕성과 공적 헌신성은 최고 권력이 갖추어야 할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그는 ‘청춘콘서트’를 통해 젊은이들과 놀라운 소통과 공감의 능력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소통과 공감, 통합의 과제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일 수 있다.

안철수가 정식으로 정치무대에 등단하면 숱한 검증의 칼날이 그를 베려 할 것이다. 우파는 그의 국가관과 이념을 캐물을 것이며, 좌파는 그의 복지·노동관을 해부하려 할 것이다. 그가 보기에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인 네거티브가 검증이란 미명하에 활개 칠 것이다. 박원순은 안철수가 구했다지만 안철수를 구할 ‘흑기사’는 보이지 않는다. 당장은 구애(求愛)를 한다지만 막상 경쟁의 무대가 펼쳐지면 야권의 경쟁자들도 그에게 칼날을 들이댈 것이다.

안철수에게는 박근혜와 같은 결집된 지역적 지지 기반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영남 출신이라고 해도 영남의 한나라당 지지도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만큼 강고하다. 지난봄 김해을 선거나 이번 부산 동구청장 선거결과를 봐도 그렇다. 그 모든 과정을 이겨내야 한다. 이겨낼 수 있는 권력의지와 정치근육이 있어야 한다.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는 아무 의미가 없다. 모든 것은 새로 시작되는 것이다. 결과가 두렵다고 도전하지 않는다면 권력의 정상에 오를 수 없다. 하지만 권력의 정상에 오르고자 한다면 하나하나 관문을 뚫어야 한다. 매 관문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진정성과 시대정신으로 설득하고 상식과 원칙으로 대항해야 한다. 구체적인 국정운영의 청사진으로 나라의 미래상을 제시해야 한다.

그럴 준비가 되어 있다면 나서야 한다. 그의 바람이 무엇이든 결정의 시한이 여유롭게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히든카드’로 그의 존재를 보존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안철수는 이미 ‘오픈카드’다. 설령 보호한다한들 변화무쌍한 한국의 정치지형에서 ‘히든카드’의 효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안철수는 언제 대학문을 나서나
全津雨

1949년 서울 출생

동아방송 기자

월간 신동아 편집장

동아일보 논설실장·대기자

저서 : 작품집 ‘하얀 행렬’ ‘서울의 땀’, 칼럼집 ‘역사에 대한 예의’


국민은 새로운 정치, 새로운 리더십에 목말라 있다. 그런 만큼 ‘박근혜 대세론’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안철수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은 높다. 이제 지지 여부를 떠나 안철수라는 이름을 빼놓고 한국 정치의 내일을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2011년 한국 사회의 아이콘은 대학에 묻혀 있고, 한 해는 저물어간다.

*‘전진우의 세상읽기’를 마칩니다. 모든 것의 시작에는 끝이 있을진대 연재 기간 3년은 너무 긴 시간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얕고 짧은 글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필자 배상(拜上).

신동아 2011년 1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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