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1월호

대체에너지 안 나오면 원자력이 최선이다

  • 육성철 기자 sixman@donga.com

    입력2006-08-02 0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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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제 원유값이 폭등하면서 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이 부쩍 커졌다. 특히 우리 나라는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가 무려 97%에 이르기 때문에 고유가 시대가 계속될 경우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꾸준히 높여왔다. 현재는 국내 전력 생산의 약 40%를 원자력이 담당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에 대비한 에너지 정책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현재로서는 원자력 발전이 최선이자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원자력 발전이 없다면 국민들은 지금보다 몇 배나 비싼 전기 요금을 물어야 합니다. 프랑스를 보세요. 무려 80%를 원자력으로 생산해서 그중 20%를 인접 국가에 수출하고 있어요. 그게 프랑스 전체 수출의 9%나 됩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은 단 한 번의 실수로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수 있지 않습니까?

    “안전성 문제는 계속 끌어안고 가야 합니다. 주변에서 계속 비판해줘야 더 긴장하고 신경 쓸 것 아닙니까. 많은 사람들은 구소련의 체르노빌 사고를 얘기하는데 그것은 경우가 다릅니다. 소련은 군사 목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안전시설이 부실했어요. 하지만 우리가 지은 원자력발전소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외국에서도 그걸 다 인정하고 있어요.”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데 돈을 쓸 것이 아니라 대체에너지 개발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어요. 태양열을 예로 듭시다. 서울시를 태양열로 대체하려면 서울 부지의 30%가 넘는 땅이 필요해요. 그 땅은 완전히 폐허가 되는 거예요. 밤에는 어떻게 하고 비가 오면 또 어떻게 할 겁니까? 풍력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 나라는 바람의 방향이 일정치 않아요. 저는 대체에너지가 안 나오면 원자력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나라에는 현재 16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중이다. 정부는 2015년까지 8기의 원전을 더 건설해 에너지 부족 사태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는 환경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원자력 발전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화력 발전은 연소 과정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원자력 발전은 청정 에너지입니다. 1KW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원료의 비용을 따져도 원자력이 가장 경제적입니다. 원자력 발전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유리해요. 우라늄은 한 번 장전하면 1년 6개월 동안 계속 전기를 만들어내요. 그러니 국제 시세에 일일이 신경 쓸 것도 없어요.”

    ―지구상에 매장된 우라늄은 60년 정도밖에 쓸 수 없지 않습니까?

    “고속증식로를 이용하면 재처리해서 쓸 수 있어요. 그렇게 하면 60배까지 발전에 써먹을 수 있어요. 말하자면 3600년 동안 우라늄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거죠.”

    ―유럽에서는 고속증식로가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일부 폐기됐다던데요.

    “요즘 다시 건설하는 곳도 있어요. 제가 알기로는 안전성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해요.”

    원자력 발전에서 또 하나 문제가 되는 것은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 방법이다. 정부는 안면도와 굴업도에 폐기물 처리장을 설치하려다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취소한 일이 있다. 그러자 이번엔 방사성 폐기물처분장을 유치 공모했다. 폐기물 처분장이 세워지는 지역에 2127억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95년 사전 안전조사가 부실한 상태에서 굴업도에 폐기물 처리장을 건설하려 했습니다.

    “그때와 지금은 다르죠. 지역 주민이 동의하지 않는 상태에서 강제로 지을 수는 없습니다. 현재 많은 도시에서 자기들이 유치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요. 그 가운데 가장 적합한 곳을 골라서 충분히 여론을 수렴해 결정할 겁니다.”

    김이사장은 국민들이 원자력의 유용성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이사장은 원자력 발전소를 ‘맨션’에, 폐기물 처리장을 ‘화장실’에 비유했다. 즉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는 ‘맨션 없는 화장실’이라는 설명이다.

    “원자력이 있었기에 X-레이가 있었던 겁니다. 원자력으로 다수확 품종 농산물을 만들었고, 저장기간도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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