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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남성을 위한 문화강좌 가이드

당신도 예술을 즐길 수 있다

  • 유정림

당신도 예술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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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회사, 술집만을 쳇바퀴 돌 듯 오가는 생활.
  • 글, 그림, 춤과 사진으로 텅 빈 마음을 채워보자.
  • 기초 강좌에서 전문가 과정까지, 중년 남성을 위한 문화 강좌 올가이드.
러시아를 갔다온 사람들은 두 번 놀란다고 한다. 첫째는 국민들이 형편없이 초라하고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고, 둘째는 돈으로는 풍겨낼 수 없는 생활의 깊은 맛과 멋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평범한 도시인들도 주말이면 다차(dacha, 러시아 시골농장)를 찾아 한적한 농가에서 가족간의 화목을 다진다. 낡고 허름한 소품으로 테이블 세팅을 하고 소박한 음식을 나누어 먹곤 하는 것이 보통 소시민의 모습이라고 한다. 그러한 삶의 여유를 가져다주는 것은 금전도 아니고 힘도 젊음도 아닌 바로 ‘문화’다. 그들에게 문화는 인생의 버팀목이요 에센스인 것이다.



인생의 버팀목, 문화

이 시대 아버지들은 과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양육하고 사회의 당당한 조직원으로 우뚝 서기 위해 치열한 시간을 보내왔다. 그래서 얻은 ‘중년’이라는 타이틀은 얼마나 당당하고 아름다운가. 이제 한숨 돌리고 자신만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자신만의 문화를 가꾸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어느 순간 찾아올 수 있는 위기에 대비하자. 재산을 다 잃어도 명예를 잃게 돼도 자신만의 문화만 있다면 얼마든지 평화롭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다.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고 미뤄왔던 일들을 떠올려보자. 어릴 적 해오다 접어두었던 취미를 찾아내도 반가울 것이다. 그래서 종착역도 모르고 무작정 타고 가던 기차에서 내려, 내가 진정 가고 싶은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보자.

세계도시계획연구소 정책실장으로 근무하는 김휘영(45세)씨는 대학시절 사진 서클에서 활동했다. 입학 당시부터 바로 사진반에 들고 싶었지만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비싼 카메라를 사달라고 하기가 미안해서 주저했다고 한다. 그래도 사진에 대한 갈망을 억제할 수 없어 무작정 서클에 가입해버렸다. 그는 카메라도 없이 사진반 활동을 한 유일한 인물이었다. 야외 촬영 때는 친구의 카메라를 빌려 쓰곤 했다.



그 당시만 해도 돈 많은 집 자제들만 하는 일로 여겨졌던 사진작업을 의욕만 가지고 무작정 했다. 대학 아마추어 사진전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대학원 공부를 마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카메라를 몇 대라도 살 수 있을 만큼의 월급을 받게 됐지만 사진 찍을 생각은 하지도 못할만큼 숨가쁘게 살아왔다.

마흔 고개를 넘어선 어느날, 김 실장은 마치 귀소본능이 발동하듯 학창시절 사진반 OB모임에 나갔다. 그리고 사진을 다시 시작했다. 주말이면 마음에 담아두었던 곳을 찾아가 앵글에 담고 그에 따른 에세이를 적어두기도 한다. 그렇게 새로운 한 주일이 시작되면 다소 누그러졌던 일에 대한 열정과 아이디어가 샘물처럼 솟는다고 한다. 김 실장은 요즘 일에 대한 의욕과 인생의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동시에 얻었다며 살맛 나게 하는 ‘문화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 취미 생활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뜻을 가지고 있다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 우선 자신의 취미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정보를 수집한다. 그 정보를 충분히 활용해 자신에 맞게 이용하면 된다. 서울을 비롯 각 지역별로 개설된 강좌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 동호회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방법도 있다.

여기서는 각 기관이나 문화센터 등에서 개설한 강좌를 중심으로 테마별로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직장인을 위한 오후 강좌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문학 강좌

청소년기의 한때, 시인이 아니고 소설가가 아니었던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 옛날 접어두었던 문학의 꿈을 다시 펼쳐보자. 시, 소설, 수필뿐 아니라 희곡 문학이론 등 다양한 강좌들이 마련돼 있다.

여의도에 있는 동아문화센터(02-781-0833)는 장르별 문학 강좌를 운영한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문예창작의 기초이론과 시 소설 수필쓰기의 기초를 지도해주는 ‘쉽게 배우는 문예창작’ 과정이 유용하다. 등단작가를 많이 배출해서 유명해진 ‘시작 연구’ 과정도 매주 화요일 오후 7시에 시작한다.

소설 이론과 실기를 기초부터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소설 작법’은 매주 월요일 오후 7시에 있다. 자신의 생활 기록, 가족사, 여행기, 사회 시평 등 자신을 표현하는 데 자유롭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필의 세계’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시작한다.

한겨레문화센터(02-3272-7575)에서 하는 문학이론 강좌도 오후 7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02-739-6851)에서 운영하는 문예아카데미에서는 10월 말부터 가을강좌를 계획하고 있다.

문학아카데미(02-764-5057)에서 개최하는 강좌도 있는데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시 창작교실이 열린다. 소설은 격주 토요일마다 오후 4시부터 진행된다.



음악 강좌

자녀를 키우다 보면 음악을 알게 하고 악기 하나라도 다루게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 자신이 못 해본 것에 대한 갈망일 수도 있고 각박한 사회를 살아나가는 데 한 가닥 여유로움을 알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자식들의 힘을 빌리지 말고 스스로 음악의 세계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필요한 것은 젊음이 아니라 용기다.

전통음악을 배우려면 국립국악원의 문화학교(02-580-3141)문을 두드려 본다. 초보자가 시작할 수 있는 장기과정(3월에서 11월 매주 화,목 오후 7시)이 있고, 중급 이상의 실력을 갖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과정(2월에서 12월, 매주 수요일이나 금요일 1회 실시, 오후 7시)이 있다. 각 과정은 1년 단위로 되어 있다. 서양 악기를 배우고 싶으면 각 문화센터를 이용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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