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과외중’ 81%
- 조기유학 반대 77%
- 기부금 입학제 찬성 59%
- ‘신동아’는 국회의원들의 자녀교육 실태를 통해 우리 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살펴보았다. 설문조사는 현직 국회의원의 부인(여성의원 포함)들을 대상으로 11월6일부터 8일까지 실시했다. 기혼 국회의원 270명(이혼 및 미혼자 제외) 가운데 답변에 응한 사람은 132명(48.9%)이었다. 이번 설문은 우리 사회 지도층의 교육관과 향후 교육정책의 방향을 점치는 하나의 단서가 될 것이다.
초등학생 89.8% 과외한다
연령별로 분석하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50세 미만에서는 과외 비율이 높게 나타나다가 50세 이상에서는 급격이 떨어진다. 즉 50세 이상의 경우 자녀가 대부분 대학을 졸업했거나 현재 대학 재학중이라는 얘기다.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경우만 따로 분석하면 과외 비율이 81%로 올라간다. 초등학교 89.8%, 중학교 83.3%, 고등학교 68.4%의 순이다. 한편 ‘과외를 시키지 않는다’는 16%, ‘앞으로 시킬 예정이다’는 3%였다.
한달에 자녀 1인당 평균 50만원 미만의 사교육비(과외비 포함)를 지출하는 경우가 전체의 89.4%를 차지했다. 30만원 미만이 63.6%, 30만원 이상~50만원 미만 25.8%, 5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 7.6%,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 2.3%, 200만원 이상 0.7%였다.
과외를 시키는 경우가 그러지 않는 경우에 비해 사교육비 비용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과외를 시키지 않는 쪽은 학원비 등으로 사교육비를 지출한다고 답변했다.
과외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게 분포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층간 위화감, 공교육 저해 등 피해가 많으므로 금지해야 한다’가 31.8%, ‘현행 학교교육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반드시 시켜야 한다’ 22%, ‘교육과정이 개선돼도 과외는 필요하다’ 15%, ‘남들이 다 하므로 어쩔 수 없이 한다’ 9%, 기타 의견 22%였다.
50대 미만은 과외 금지 우세
하지만 초·중·고 자녀가 있는 응답자만 분석하면 ‘반드시 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36.2%로 올라간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응답자는 40%, 중학생은 39%, 고등학생은 30%로 나타났다.
과외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개인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하다’가 다수였으며, 반대하는 의견으로는 ‘고액 과외가 위화감을 조성한다’ ‘공교육 정상화에 힘써야 한다’ 등이 나왔다.
연령별로 보면 50대 미만에서는 ‘과외 금지’가 높게 나타났으며, 50대 이상에서는 ‘반드시 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했다. 또한 현재 과외를 시키고 있는 사람들의 35.3%가 ‘반드시 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시키지 않고 있는 사람들의 40%는 ‘과외 금지’를 주장했다.
조기유학에 대해서는 무려 77%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기유학에 찬성한다’고 답한 사람은 14%, 기타 의견이 9%였다. 이것은 답변자들이 조기유학에 대한 최근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조기유학에 찬성한다는 의견으로는 ‘견문을 넓힐 수 있다’ ‘일찍 나가야 외국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다’ ‘선택의 자유를 막아서는 안된다’ 등이 있었다. 또한 반대 의견으로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상실할 수 있다’ ‘도피성 유학이 많다’ ‘부모가 없을 경우 탈선이 우려된다’ ‘외화낭비가 심각하다’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한다’ 등이 나왔다.
과외 여부와 비교 분석하면 과외를 시키는 사람들의 24.2%가 조기유학에 긍정적인 반면, 과외를 시키지 않는 사람들의 81.1%는 조기유학에 대해서 거부감이 큰 것으로 나타냈다.
자녀의 조기유학 시기에 대해서는 중학교가 50%로 가장 많고, 고등학교 40%, 초등학교 10% 순이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답한 사람은 10명에 그쳤다.
이것은 최근까지 조기유학 자체가 불법이었던 한국 현실을 감안, 응답자들이 소극적으로 답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행 법상 조기유학은 중학교 졸업자부터 가능하다. 하지만 3개월 전만 해도 고등학교 졸업자에게만 유학이 허용됐다. 이런 까닭에 유학을 가기 위해서는 자퇴를 하거나, 외국에서 장기 체류하는 등의 편법을 써야 했다.
조기 유학을 보낸 나라는 미국이 69.6%를 차지했다. 이 밖에 영국(8.7%), 캐나다(6.5%), 호주(4.3%), 뉴질랜드(2.2%) 등으로 영어권 국가가 전체의 91.3%로 나타났다. 조기유학자의 상당수가 영어를 배우기 위해 떠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일본 2.2%, 기타 6.5%로 조사됐다.
조기유학 시기에 대한 답변자가 10명인데 비해, 조기유학 국가에 대해서는 46명이 응답했다. 이것은 답변자가 조기유학과 일반유학을 혼동한 데서 온 결과로 보인다.
조기유학 규제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가 41.7%인 반면 ‘규제를 완화해 초등학생까지 확대시켜야 한다’는 12.1%에 그쳤다. 조기유학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것에는 다소 부정적인 셈이다. 이 밖에 ‘관심없다’ 12.1%, 기타 의견 34.1%였다.
기타 의견도 두 부류였다. 조기유학에 긍정적인 쪽은 ‘법에 융통성을 두어야 한다’ ‘원하는 사람에게 공부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고, 부정적인 쪽에서는 ‘재능도 없이 입학하는 사람들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기 유학에 찬성하는 사람의 38.9%는 ‘초등학생까지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고, 반대하는 사람의 51.7%는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 해외연수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엇비슷해 ‘찬성’ 53%, ‘반대’ 47%였다. 찬성 이유로는 ‘시야가 넓어진다’ ‘새로운 동기가 생긴다’ ‘문화적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방학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등이 나왔다. 반대 의견은 ‘투자에 비해 효과가 없다’ ‘짧은 기간에 얻을 게 없다’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한다’ ‘돈만 쓰고 올 뿐이다’ 등이었다.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응답자만 따로 분석하면 찬반의 비율이 역전된다. 반대가 54.4%, 찬성은 44.6%다.
과외 여부와의 관계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과외를 시키는 사람의 57.6%는 단기 해외연수에 반대했다. 반면 과외를 시키지 않는 사람의 57.9%는 찬성했다. 이것은 초·중·고등학생들의 과외와 단기 해외연수가 갖는 현실적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과외는 입시교육의 부산물이고, 해외연수는 어학공부가 주목적이다.
응답자의 과반수는 유학중인 자녀가 외국 국적이나 영주권을 취득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찬성 52.3%, 반대 47.7%였다. 이것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비교되는 결과다.
외국 국적이나 영주권에 긍정적인 이유로는 ‘국제화 시대를 따라가야 한다’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한국은 취업문제가 심각하므로 외국에서 뜻을 펼칠 수도 있다’ 등이 나왔다. 또한 반대한다는 의견으로는 ‘국적까지 바꿀 필요가 없다’ ‘병역기피의 가능성이 높다’ ‘공부하러 갔으면 공부만 하고 돌아와야 한다’ ‘한국에서 봉사해야 한다’ 등이 있었다.
연령으로 보면 젊을수록 ‘반대’가 많았다. 또한 과외를 시키고 있는 사람의 69.2%가 반대 의견을 보였다.
자녀의 외국 국적 또는 영주권 취득 여부에서는 91.7%가 ‘없다’고 답했다. 과거에 외국국적이나 영주권을 취득했거나 현재 갖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8.3%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상류층 자녀가 외국 국적이나 영주권을 취득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응답자들이 ‘정치적 답변’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유학이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극히 일부에 해당한다’는 의견이 49.2%로 가장 많았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한 7.6%를 합하면 56.8%가 부정적으로 답변한 셈이다. 반면 ‘일리 있는 지적’이 38.6%, ‘대부분 그렇다’가 4.6%를 차지했다.
단기 해외연수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63.1%는 유학이 병역기피 수단이 된다는 의견에 부정적이었다. 또한 자녀가 외국 국적이나 영주권을 취득하는 것에 찬성한 사람들의 54%가 유학이 병역기피 수단이 된다는 의견에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얘기’라고 답했다.
세 사람 중 두 사람은 ‘우열반 편성에 찬성한다’는 의견이었다. ‘찬성한다’(39.4%)와 ‘보완한다면 찬성한다’(27.3%)를 합하면 66.7%에 이른다. ‘우열반 편성에 반대한다’는 27.3%, 기타 의견이 6.1%였다.
우열반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능력의 차이를 인정해야 교육 효과가 높아진다’고 주장했으며, ‘반대’ 쪽에서는 ‘열등한 아이들이 어린 나이에 상처받기 쉽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단순히 학교 성적에 따른 우열반이 아니라, 과목별 우열반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자기 능력을 스스로 평가해서 우열반을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우열반 찬성 66.7%
우열반 편성에 대한 생각은 자녀의 과외 여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과외를 시키고 있는 사람의 70.6%가 우열반에 찬성했고, 과외를 시키지 않는 사람들의 39.5%는 우열반에 반대했다.
이것은 학교 교육에 대한 개인의 철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열반 제도는 사실상 ‘교육계가 시장경제의 논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과 일맥 상통한다. 반면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쪽에서는 우열반 제도의 ‘능력지상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기부금 입학제에 대해서는 전체의 59%가 호의적으로 답변했다. 하지만 ‘무조건 찬성한다’는 3%에 불과했고, ‘비율을 제한해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56%였다. 한편 ‘절대 도입해서는 안된다’는 36.4%, 기타 의견이 4.5%였다. 이러한 결과는 일반 시민들이 아직까지 기부금 입학제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찬성쪽 의견으로는 ‘대학 재정이 어렵다’가 가장 많았으며, 반대 논리로는 ‘시기적으로 이르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다’ 등이 있었다.
‘비평준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의 63.9%가 기부금 입학제에 호의적이었으며, ‘완전 평준화시켜야 한다’고 답한 사람의 70%는 거부 반응을 보였다.
국회의원 부인과 여성 국회의원들은 비평준화보다 평준화를 선호했다. 하지만 완전 평준화를 주장한 사람은 15.2%에 지나지 않았고, ‘특수 목적고(외국어고, 과학고)는 살려두고 나머지는 평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50%를 차지했다. 즉 평준화를 하되, 전문 분야는 살리자는 의견이 다수인 셈이다. ‘비평준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27.3%, 기타 의견은 6.8%였다.
기타 의견은 ‘특수 목적고의 기준이 더 다양해져야 한다’ ‘자립형 사립고등학교는 살려두고 나머지는 평준화해야 한다’ 등이었다.
평준화 정책에 대한 의견은 서울대학교 운용방안과 관련이 있었다. 서울대를 ‘현행대로 존속시켜야 한다’는 사람의 35.8%는 비평준화를, ‘연구중심 대학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사람의 58.1%는 ‘특수목적고를 제외한 평준화’에 찬성했다.
예체능계 특기생 입학제에 대해서는 ‘찬성’이 80.2%로 압도적이었다. ‘반대’가 12.2%, 기타 의견 7.6%였다. ‘찬성’ 의견으로는 예체능계의 특수성을 지적한 사람이 많았다. 반면 ‘반대한다’는 의견은 ‘특기생들이 대학에서 적응을 못한다’ ‘위화감을 조성한다’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다’ 등이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심사가 공정해야 한다’ ‘연예인은 최소한의 지적 능력을 갖춘 경우에만 입학시켜야 한다’ 등이 나왔다.
서울대학교의 운용방안에 있어서는 ‘현행대로 존속시켜야 한다’(41.2%)와 ‘연구중심 대학으로 전환해야 한다’(47.3%)가 팽팽히 맞섰다. ‘서울대를 민영화시키자’는 6.1%, ‘국립 서울대를 폐지하자’는 0.8%, 기타 의견이 4.6%였다.
이런 결과는 시민단체가 일반 시민을 상대로 한 조사와 다소 차이가 있다. 일반 시민의 경우 ‘서울대의 민영화’ 또는 ‘국립 서울대 폐지론’을 외치는 목소리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현행대로 존속시켜야 한다’는 의견 중에는 ‘한국의 대표대학이므로 잘 발전시키자’는 의견이 많았으며, ‘연구중심 대학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쪽에서는 ‘간판을 중시할 게 아니라,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와 50대가 갈라지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50세 미만은 대체로 ‘연구중심 대학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 50세 이상에서는 ‘현행대로 존속시키자’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국회의원 부인들의 83.3%는 1년에 한 번 이상 학교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대학교 이상은 제외). 1~5회가 63.6%, 6회 이상 19.7%였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공적인 일로 학교를 찾는다고 답했다. ‘학부모 모임’ ‘1일교사’ 등이 그것. 반면 ‘한 번도 가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16.7%였다.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응답자만 분석하면 93.1%가 1년에 한 번 이상 학교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95%, 중학생 100%, 고등학생 89.5%였다.
젊을수록 학교를 자주 찾는다
연령별로 보면 젊을수록 학교를 찾는 경향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45세 미만은 대부분 ‘1회 이상 찾는다’고 답한 반면, 50세 이상에서는 ‘간 적 없다’는 답변이 많았다. 또한 우열반 편성에 찬성하는 사람의 88.9%는 학교를 1회 이상 찾았고, 우열반 편성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33.3%는 1년동안 학교를 한번도 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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