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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11일 그날 이후

미국경제, 그린스펀의 침실에서 테러 당하다

  • 백우진 < 한경닷컴 취재팀장 >

미국경제, 그린스펀의 침실에서 테러 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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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상승의 선순환을 정리해보자. 새로운 부문을 축으로 한 고도성장에 대한 자신감은 상당 기간 현실에 발을 딛고 있었다. 기업은 수요 확대에 힘입어 수익을 늘려나갔고 개인 소득도 증가했다. 기업과 개인은 각각 투자와 소비수요를 통해 수익에 정방향으로 피드백을 줬다. 수익을 발판으로 주가가 몇 곱절 올랐다. 주가 상승은 투자를 자극했다. 증시에서의 자본이득은 소비수요를 가져왔다. 다시 수요가 늘면서 수익은 더 증가했다.

하지만 자신감이 지나쳐 뉴 이코노미로 승화하면서 선순환은 내부에서 붕괴의 싹을 틔웠다. 낙관론은 경계심을 무장해제했다. 투자는 증시를 타고 한푼도 수익을 낼 수 없는 환상의 경계를 개척해나갔다. 뉴 이코노미와 현실과의 괴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주가가 깨지고 투자가 되감기며 소용돌이쳤다. 첨단 산업 부문은 재고 뿐 아니라 신규투자를 접고 기존사업 및 인력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그린스펀이 든 고유가라는 외생 변수는 주변적인 요인에 불과할 뿐이었다.

“지금 경제는 기존 경제학의 법칙을 따르지 않습니다. 기존 법칙에서 벗어난 현상으로부터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지난 1998년 5월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오벌 오피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클린턴 대통령에게 이렇게 운을 뗐다.

“미국 경기는 제가 하루도 빠짐없이 경제를 연구해온 지난 50년 중 가장 최상입니다. 기업은 컴퓨터와 첨단기술에 대한 투자에 따른 노동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그린스펀은 지난해 1월 클린턴으로부터 신임을 받아 4년 임기를 한 차례 더 연장하게 된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 경제는 정보기술로 정의됩니다. 심각하면서도 중요한 어떤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유례 없는 생산성 향상의 뿌리에는 컴퓨터와 인터넷이 있죠. 컴퓨터는 수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가능케 합니다. 신기술이 빠른 속도로 전 사회에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따라서 더욱 주요한 진보가 앞에 놓여 있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린스펀은 뉴 이코노미의 환상이 ‘제도권’에 뿌리내리게 하는 데 앞장섰다. 그는 1993년 무렵부터 ‘과거와 판이한’ 경제현상에 관심을 갖고 파고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코노미의 가설을 현상을 통해 나름대로 검증, 채택하기에 이른다.

그는 자신의 생산성 가설을 인정받고 싶어했다. FRB 조사부의 이코노미스트에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멤버들에게 이를 설명했고 루빈 재무장관과 주마다 한 번씩 가진 조찬에서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별 반향이 없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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