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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는 지금 사업중!

‘敎授벤처’ 2년 중간보고서

  • 송홍근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arrot@donga.com

캠퍼스는 지금 사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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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대학에서 교수의 벤처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수인력이 학교에서 이탈해 학사공백이 생기는데다, ‘대학교수 벤처사장’이 크게 늘면서 이들이 기업 경영에만 몰두하고 교육이나 연구를 등한히 하는 경우가 생겼기 때문이다.

벤처기업 창업을 적극적으로 독려한 지방사립대들도 최근 벤처경기가 시들해지고 부작용이 속출하자 창업 지원 계획을 철회, 사실상 중단한 곳이 많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책임은 본업인 학교업무를 뒤로 한 채 회사경영에만 몰두하는 일부 교수들에게 있다. 때문에 기술 이전만으로도 충분한데, 무분별하게 창업하는 것은 강력하게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KAIST의 한 학과에서는 교수 간에 벤처창업을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단기간에 많은 교수가 창업을 하자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모두 다 창업하면 학교는 어떻게 되는가. 현재는 일부지만 학과의 대다수 교수들이 나서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부터 적절한 숫자를 넘지 않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교수 개인이 교육과 연구만 잘 한다고 해서 학교가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행정과 학생지도도 중요하다. 창업한 교수가 회사 일에 전념하면 상대적으로 다른 교수들의 업무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교수가 창업하는 것은 좋다고 치더라도 연구실에 간판을 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 회사일과 교육이 뒤섞이면, 교수의 지시가 교육의 일환인지 회사일인지 구분하기 어려워 진다. 학교 내 별도 건물인 창업지원센터나 외부에 자리잡는 게 좋겠다.”

“우리가 그 동안 쓴 논문이 국가 발전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 반성해야 한다. 이론적인 연구만 하면서 산학협동이 안 된다고 산업계만 탓하지 말자. 이제 우리가 직접 나서서 연구결과를 산업화해야 한다.”

창업 규제하기 시작한 대학들

벤처 창업의 부작용을 우려한 각 대학들은 창업규정을 만들어 교수들의 창업을 사실상 규제하기 시작했다. 교수들이 회사 일을 이유로 학교에 소홀한 것을 막기 위해서다.

서울대는 지난해 9월 창업지원에 관한 규정을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교수가 교내 시설을 이용해 벤처기업을 창업하거나 임원을 겸직할 경우에는 학교에 통보해야 한다. 또한 교수의 교육 및 연구활동이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교수의 벤처 활동을 총 근무시간의 20% 이내로 제한해 이를 위반할 경우 징계토록 했다.

서울대의 경우, 2년간 교수직과 대표 이사직을 겸할 수 있으며 최대 3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수벤처는 어디까지나 과외활동이다. 교수님들은 본업인 연구와 교육에 매달리는 게 바람직하다”며 “1회만 겸직하고 그 이상은 ‘손 떼야 한다’는 게 기본원칙”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도 ‘교원창업 관련 운영지침’을 정해 벤처활동으로 교수의 본분을 다하지 못할 경우 겸직을 취소키로 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교수는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는 게 학교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내년 4월 교수벤처에 대한 학교의 공식 입장을 최종적으로 정리한다. 일종의 파일럿 테스트 기간을 거쳐 학내 벤처 창업의 장·단점을 관찰한 뒤 방침을 정할 예정인 것. 현재 고려대는 벤처의 대표나 임원수를 학과 전체 교수의 5분의 1이하, 해당대학 교수의 8분의 1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고려대의 한 교수는 “학교 당국은 교수벤처에 대해 아주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각 대학이 벤처창업을 규제하고 나설 만큼 교수 창업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실제로 대학들이 우려하는 일이 대학 실험실에 발생하고 있다. ‘교수사업가’라기보다‘장사꾼 교수’에 가까운 일부 교수들이 교수 벤처 전체의 물을 흐려놓고 있는 것이다.

“전공 교수 중 한명이 벤처기업을 하고 있었어요. 이런 저런 이유로 한 학기에 절반 가까이 휴강을 한 것 같습니다.”

대학생 김민정(23)씨는 “학생은 3분의 1 이상 결강을 하면 F학점을 받는데 교수는 그래도 되느냐”면서 “벤처도 좋고 학교의 명예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강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일에만 몰두하는 일부 ‘문제 교수’들은 시도 때도 없는 회의와 사업에 매달려 휴강이 잦아진다. 1주일 2~3회로 나누어진 수업시간을 하루에 모아 1시간 반 동안 강의하고 3학점 수업을 마치는 경우도 있다. 또 인터넷 강의를 도입한다는 구실로 수업의 절반 이상을 강의노트를 인터넷에 올려놓는 것으로 끝내는 경우도 있다. ‘사장님 교수’들은 회사를 이유로 강의를 거르면서도 이렇다 할 변명조차 하지 않는다.

잦은 휴강, 성의 없는 수업

현장에서 쓰이는 기술을 배우며 적정한 임금을 받아야 할 대학원생들이 ‘착취’에 가까운 대접을 받으며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 사례도 있다.

“교수는 창업을 해서는 안 됩니다. 싼 값에 애들 부려먹고… 교수가 하는 사업은 벤처도 뭐도 아니예요. 회사가 망하면 다시 교수하면 되는 게 무슨 벤처예요. 부업이지”

K대 대학원 석사 2학기에 재학중인 김모(24)씨는 지난해 11월 대학원 입학 시험에 합격한 뒤, 심사숙고 끝에 벤처창업을 한 B교수의 연구실에 지원했다. 한 동안 지도교수는 강의·연구와 창업준비를 함께 하면서도 학생들은 꼼꼼히 지도하고 챙겼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회사를 창업하고 나서는 모든 게 바뀌었다. 언제부터인가 지도교수에게서 교육자의 모습이 사라졌고 고급학문에 대한 그의 기대도 무너졌다.

“벤처 연구실에서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은 교수벤처의 사원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아침 9시부터 밤 10시, 11시까지 일하고 쥐꼬리만한 월급을 손에 쥐는 직원일 뿐이죠. 제 실험실에는 아카데미즘이 없습니다.”

김씨는 단순한 실험을 일과 내내 반복한다. B교수가 ‘결과 없는’ 실험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과학에선 실패한 실험도 좋은 연구자료가 됩니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결과를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가니 배우는 게 없을 수 밖에요. 지금 제가 하는 실험은 제 실험이 아니예요. 교수님 회사 실험이죠. 물론 창업한 모든 교수들이 이런 식으로 실험실을 운영하는 건 아닙니다만….”

박사과정에 진학하려는 석사과정 학생들은 지도교수의 도움을 받거나 아니면 스스로 자신의 박사연구 과제를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지식을 익히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교수 벤처에 발이 묶여 원하는 공부를 하지 못하는 있는 것이 김씨의 가장 큰 불만이다.

김씨의 선배 한 명은 박사과정을 수료하고도 실험실에 계속 남아있어야 했다. 그가 실험실을 떠나면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고 한다. 이처럼 일부 교수들은 턱없이 낮은 급여(50~100만원)를 주면서 제자를 자신의 회사에 옭아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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