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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연구

DJ의 ‘충직한 종’ 이수동의 37년 그림자 인생

  • 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DJ의 ‘충직한 종’ 이수동의 37년 그림자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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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도 아닌 이수동씨 명의의 계좌에 정치자금을 보관한 DJ, 정치권에서는 이 사건을 DJ와 이수동씨와의 친밀한 인간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다. 동교동 주변에서는 바로 이런 두 사람만의 신뢰관계가 오늘날 이수동씨 비리의혹사건의 배경이라고 믿고 있다.

앞서의 P 전 의원은 “이수동씨의 비리의혹은 그의 자리가 낳은 비극이다. 이수동씨가 김대통령 내외와 가깝고, 대통령의 차남인 홍업씨와 지근거리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로비의 표적이 된 본질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아태재단에 근무했던 한 인사는 “김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40년 쌓인 인연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이런저런 연(緣)을 앞세운 청탁이 곧장 청와대로 향할 수는 없으니까, 접근하기 쉽고 DJ와의 과거 인연을 잘 아는 이수동씨에게 몰린 것이고 그 와중에 비리사건이 터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무튼 이수동씨로부터 시작된 아태재단 게이트는 퇴임을 앞둔 김대통령에게 두고두고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 스스로 퇴임 이후 활동무대로 설정했던 아태재단의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김대중 대통령도 이씨의 비리의혹 소식에 그 어느때보다 침통해하고 있다고 한다.

김대통령과 이수동씨의 인연은 참으로 장구하다. 두 사람은 고향 선후배 사이다. 두 사람의 집안은 선친 때부터 알고 지냈다고 한다. 전남 신안군 하의도, DJ의 고향마을에서 두 사람은 앞뒷집에 살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김대통령보다 여섯 살이 어린 이수동씨는 김대통령을 ‘형님’이라 부르며 따랐다.

하의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목포중학에 진학한 이씨는 2학년 때까지 김대통령의 목포집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세월이 흘러 동교동의 가신이 된 이씨가 김대통령의 어머니와 화투를 함께 치며 시간을 보냈다는 일화가 있는데, 어린 시절 김대통령의 목포집에서 기숙했던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두 사람이 정치적으로 ‘동지’ 관계가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의 세월이 흐른 1960년대 중반, DJ가 광화문에 내외문제연구회라는 개인 연구실을 내면서부터다. 이씨는 이 사무실에 출근해 DJ를 보좌하는 것으로 DJ와 정치적 인연을 맺게 된다.

이수동씨에게 김대통령은 하늘과 같은 존재다. 물론 이수동씨가 이런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사실 공개된 자료에서 이씨의 흔적은 찾기 어렵다. 동교동의 비사를 다룬 책에도 뜻밖에도 이수동씨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현역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이협, 배기선, 설훈 등이 DJ의 측근들로 등장할 뿐이다. 그만큼 이씨가 동교동 내에서도 음지에서 말없이 움직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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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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