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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없는 反美 전략 없는 親美

‘악의 축’ 이후 한반도 독해법

  • 이정훈 <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정치학) > jh80@yonsei.ac.kr

목표 없는 反美 전략 없는 親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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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다시 연 뉴욕증시에서는 이른바 ‘애국적 매수’에 따른 랠리(단기 급등) 움직임이 나타났다. 뉴욕증시의 ‘큰 손’인 워렌 버펫과 GE의 전회장인 잭 웰치는 주식을 매도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으며 시스코시스템즈, GE, 펩시콜라 등 여러 대기업이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 고위관리들이 언론에 나와 직접 정보를 제공하며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와 화합을 호소했고 미국 시민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지적한 대로 ‘21세기형 전쟁’은 장기전이 불가피하다. 전선도 따로 없다. 그래서 미국은 전쟁을 군부 주축으로 수행하고 본토 국민들은 새로운 전쟁 개념에 맞추어 비상 태세를 유지하면서도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생활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부시 대통령이 “테러전쟁의 수행으로 국민의 일상생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며 이로 인한 사회적 변화에 대비토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국민에게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현재 전시상태에 있다. 미국의 대외정책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거대한 틀 속에서 수행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미국이 북한을 한반도라는 특정지역의 개념이 아닌 ‘반테러 캠페인’이라는 큰 프리즘을 통해 비추어 보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어쩌면 현재 미국이 구축하고자 하는 세계질서는 냉전의 흑백 논리보다 더 명백할지도 모른다. 테러와의 전쟁에 가담하여 미국과 함께 자유진영에 합류하거나, 테러를 좌시하여 미국을 등지는 두 가지 선택이 있을 뿐이다.

반미를 외치기 전에 우리가 정확하게 이해해야 할 것이 바로 이런 점이다. 테러와의 전쟁 차원에서 빚어진 미국의 대북관 및 대북정책의 배경에 대해 충분한 이해 없이 비판하고 거부하면, 미국이 추구하는 자유진영의 대열에서 점점 멀어질 수도 있다. ‘악의 축’ 발언이 불만스럽고, 오노 선수가 밉다고 해서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현상황과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의 국익에 엄청난 손실을 야기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깊이 성찰해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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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정치학) > jh80@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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