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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의 현장 ④ㅣ 충청남도 금산군

잘 가꾼 山 하나, 열 工團 안부럽다

  • 양영훈 < 여행작가 > travelmaker@hanmir.com www.travelmaker.co.kr

잘 가꾼 山 하나, 열 工團 안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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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단계는 2000년부터 10개년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는 ‘1000개의 자연공원 가꾸기’ 사업이다. ‘1000’이라는 숫자는 그저 막연하게 많은 자연공원을 뜻하는 게 아니다. 곳곳에 실제로 1000개의 자연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우선 474개 자연부락의 앞동산과 뒷동산만 제대로 가꿔도 948개의 자연공원이 생긴다. 여기에다 금산군의 아름다운 산과 강, 문화유적과 인삼·약초 산지 등에 생겨난 자연공원까지 보태면 거뜬히 1000개를 넘어선다는 것.

자연공원이라고 해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림에 들어선 공원은 숲 가꾸기를 해주고, 큰길가나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공원에는 누구나 쉬어갈 수 있도록 아담한 원두막이나 정자 등을 세우기도 한다. 공한지에 조성된 공원에는 이 땅에 자생하는 야생화나 약초를 심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정서적 안정감과 친밀감을 갖게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1000개의 자연공원은 지형적 특성과 역사·문화적 조건에 따라 21개의 테마로 분류된다. 숫적으로 가장 많은 마을공원을 비롯해 자연의 꽃밭, 충절공원, 학교공원, 자연의 명소, 인삼약초공원, 고속도로공원, 체육공원, 뛰어난 풍광공원, 실개천옹달샘공원, 풍수공원, 샛강변공원 등이 그것. 한마디로 사람의 삶터와 가장 가까운 자연을 정성스레 가꿔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1000개의 자연공원은 어쩌다 한번 들러 놀다가는 공원이 아니라 늘 가까이에서 보고 느끼고 즐기는 일상의 공원이다.

1000개의 자연공원 가꾸기 사업을 통해 현재 금산군 전역에 조성된 공원은 모두 215개. 올해에는 지난해 지정된 470개의 시범공원과 새로 추가된 85개의 마을공원을 합해 모두 555개 공원 조성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금산군의 이러한 노력과 성과는 이미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다른 지자체들의 견학 방문이 한 해에만도 50여 차례가 넘는다. 산림청으로부터는 ‘전국 최고의 산림자원화 시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금사모’의 열정


금산군의 독특한 산림자원화 시책에 대한 민간 전문가들의 격려와 성원은 뜨겁다. 특히 ‘금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약칭 금사모)’에 참여하는 이들의 금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토박이를 무색케 한다. 이 모임은 금산 땅의 아름다움과 아늑함에 매료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는데, 회비도 회칙도 없다. 하지만 금산 출신인 사람은 가입할 수 없다. 정파나 이권이 개입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금사모 회원들은 대부분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다. 그들 중에는 그저 금산이 좋아서 참여하는 사람도 있고, 금산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앞장서서 봉사하는 사람도 여럿이다. 어떤 이들은 틈나는 대로 금산군의 숲 가꾸기에 힘을 보태는가 하면 군정(郡政)에 대해 자문해주기도 한다. 때로는 물질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7월 금산군 제원면의 한 폐교에서는 금사모 주최로 가수 노영심씨의 작은 음악회가 열리기도 했다.

금사모 회원들의 남다른 활동과 성원은 지금껏 제 고향을 잘 가꾸고 보존해온 금산 토박이와 행정관료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자 ‘앞으로도 금산을 잘 지켜달라’는 무언의 압력이다. 그들의 격려와 성원이 앞으로도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금사모 회원뿐만 아니라 고향의 정취와 풍경을 잃어버린 많은 이들이 금산군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신동아 2002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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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훈 < 여행작가 > travelmaker@hanmir.com www.travelma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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