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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에이즈 환자 1호를 찾아라!

미군부대 윤락녀냐 동성연애자냐

  • 감명국 < 자유기고가 > eos@newsbank21.com

한국형 에이즈 환자 1호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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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1호 환자’연구의 중요성이 언급된 것은 1998년부터다. 국내 에이즈 연구의 대표적인 학자로 꼽히는 서울대 김선영 교수는 “한국에는 ‘한국형 에이즈 바이러스’가 있으며 원인 제공자인 ‘1호 환자’가 있을 것이다. ‘1호 환자’를 추적하면 질병의 감염 경로 및 속도 유형을 밝히는 단서가 나오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인류와 HIV 간의 쫓고 쫓기는 전쟁이라고까지 표현되는 에이즈 연구. 2010년 이내에 반드시 정복하겠다던 인류의 에이즈 연구는 불행하게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HIV를 확실히 잡지 못하는 이유는 염색체(Genome)가 RNA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RNA 성분은 그 효소가 정교하지 못해 바이러스 증식을 위한 유전정보 복제 때 실수를 자주 저지른다. 즉 수많은 변종 바이러스를 만드는 것이다. 감기와 구제역 등도 마찬가지 경우다. HIV처럼 RNA 구조로 되어 있는 염색체는 치료 약물의 그물을 수시로 벗어나는 지독한 변종 바이러스들이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생물의학계 석학들은 지난 1980년대 초 처음 에이즈가 알려진 이후, 20여 년간을 에이즈 정복에 매달리고 있다. 그 결과 질환이 발생한 지 불과 2년 만에 그 원인 바이러스가 HIV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그로부터 2년 후 HIV 염색체 전체가 밝혀졌다.

1987년에는 에이즈 치료제의 효시인 AZT가 나왔다. 이때만 해도 에이즈 정복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하지만 HIV는 그리 만만한 존재가 아니었다. 마치 인간의 능력을 비웃듯 변형에 변형을 거듭했다. 현재 HIV의 종류는 숫자를 열거하기 힘들 만큼 수많은 변종이 가지치기를 계속하고 있다. 감염자 체내에서 하루에만 1백억개 이상의 새 바이러스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중 10만분의 1에 해당하는 바이러스 10만개가 변종 에이즈 바이러스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 바이러스 중 단 1개라도 치료 약물에 내성을 가지는 새 바이러스가 생성된다면 인류는 다시 연구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한때 HIV 99%를 죽이는 획기적인 치료제로 알려졌던 AZT도 그 효능이 한계에 이른 지 오래다. 현재 치료제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칵테일 요법’은 여러가지 약물을 섞어서 최대한 많은 변종 바이러스를 죽인다. 하지만 이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칵테일 요법으로 치료한다 해도 내성을 가진 또 다른 변종 바이러스(학계 일부에서는 이를 ‘슈퍼 에이즈 바이러스’라고 부른다)가 언제 생성될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김선영 교수는 이런 HIV의 인체 침투를 ‘스파이’로 비유해 설명하고 있다. “HIV라는 간첩이 적진(인체)에 침투하면 주요 시설(인간의 면역체계와 관련된 세포)을 공격하여 RNA로 구성된 자신의 염색체를 인간 염색체 성분인 DNA로 바꾼다. 즉 적군 복장으로 변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완벽한 변장술로 적 중추시설 심장부(세포 핵)까지 잠입해 ‘인테그라제’라는 단백질을 무기로 인간 유전자의 한 귀퉁이를 끊은 뒤 그곳에 DNA로 변신한 자신의 유전자를 심는다. 그러면 HIV는 인간 유전자와 동일한 형태로 체내에 존재하게 된다. 즉 변장한 스파이가 적진에서 마음껏 활개칠 수 있는 신분과 지위를 얻는 셈이다. 그리고 얼마 안가 그 사회 조직은 활발한 스파이 활동으로 서서히 허물어지게 된다.”

변종 바이러스가 연구 걸림돌

애초의 전망과는 달리 에이즈를 완전히 정복하는 것은 요원하리라는 비관론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현재 알려진 HIV의 종류는 무척 많지만 큰 줄기로 분석하면 20여 종으로 볼 수 있다. 물론 ‘한국형 바이러스’는 이보다 더 하위 개념이다.

여기서 대략적인 큰 줄기만 살펴보자. HIV는 크게 1형과 2형으로 나뉜다. 1형은 침팬지에서, 2형은 아프리카 검댕원숭이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IV-1형은 다시 M, O, N형으로 나뉘고, M형은 유전자 조직에 따라 A, A1, A2, B, C, D, E, F1, F2, G, H, J, K형 등으로 나뉜다. 이 종의 변종도 수십개로 가지를 친다. HIV-2형도 이미 7종(A∼G)의 변종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유형은 지역별 특성을 지닌다. 전세계적으로 HIV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인 16%를 차지하는 B형은 흔히 구미형 유럽형 호모섹스형 바이러스로 알려지고 있다. A형과 C형은 아프리카에서, D형은 인도에서, E형은 태국 등 동남아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HIV-2형은 서아프리카 일대에 집중되어 있다.

미국과 서구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일대의 바이러스 유형인 B형은 다시 유전자의 아미노산 배열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종류가 나뉘는데, ‘한국형 에이즈 바이러스’는 이 가운데 한 종류다. 즉 그 계보는 HIV-1형-M형-B형-한국형 에이즈 바이러스로 분류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1997년 김선영 교수의 연구 결과로 처음 발표되었고, 곧 국립보건원에서 국내 에이즈 감염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국립보건원 면역결핍연구실의 이주실 실장은 “현재 국내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 가운데 약 80% 이상이 ‘한국형 HIV’형태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원 면역결핍연구실은 지난해 ‘국내에서 유행하는 HIV 전파 경로 유형’을 집중 조사해 자료를 낸 바 있다. ‘1호 환자’ 추적의 당위성을 설명해주는 자료다. 이 연구자료를 통해 국내 에이즈 감염 실태를 알 수 있다.

국내 감염은 대부분 동성 또는 이성간의 성접촉에 의한 것으로 그 비율은 무려 89%다. 수혈 및 혈액제제는 3.4%, 수직 감염(모유 등)은 0.2%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 원인 불명자 7.4%도 대부분 성관계에 의한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섹스가 직접 원인인 셈이다. 특히 1996년 이후 신규 감염자 분포에서 동성연애 감염 비율이 40%에 가까운 점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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