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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요리솜씨|패션디자이너 박항치씨의 된장자장면

까다로움이 요리와 패션을 창조한다

  • 글·최영재 기자 (cyj@donga.com) 사진·김용해 기자 (sun@donga.com)

까다로움이 요리와 패션을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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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움이 요리와 패션을 창조한다
된장자장의 재료는 춘장 대신 된장, 녹말가루 대신 밀가루, 콩기름, 돼지고기나 쇠고기(국거리나 찌개용이면 좋다), 감자, 양파, 대파, 풋고추 등이다. 먼저 밀가루는 미리 물에 풀어서 죽처럼 만들어놓는다. 고기와 감자, 양파, 대파, 맵지 않은 풋고추를 모두 같은 크기로 썰어놓는다. 모든 재료를 깍두기 크기로 썰어도 되고, 3cm 길이로 채썰어도 좋다. 재료들을 너무 잘게 썰어 기름에 볶으면 부서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크기가 있는 것이 좋다. 단 매운 풋고추만은 다져서 준비한다.

이렇게 재료를 준비한 뒤, 밑이 오목한 튀김용 프라이팬에 고기 재료가 잠길 정도로 기름을 넉넉히 붓고 가열해서 끓인다. 기름이 끓으면 대파의 하얀 부분을 넣고 갈색이 될 때까지 익힌다. 이렇게 하면 파의 향긋한 향이 기름에 배서 느끼한 맛을 싫어하는 한국 사람 식성에 맞게 된다. 이 파기름에 고기를 넣고 익힌다. 고기가 익으면 된장을 넉넉히 넣고 볶다가 감자를 넣고 볶는다. 감자가 익으면 잘게 다진 매운 고추를 넣고, 볶다가 양파를 넣는다. 이렇게 볶다가 물을 조금 붓고, 다시 끓인다. 보글보글 끓으면 밀가루 개어놓은 것을 넣고 걸쭉하게 만든 뒤, 마지막에 파를 넣고 조금 끓이다가 불을 끈다. 이렇게 하면 된장자장이 완성된다. 이 된장자장을 준비한 국수나 밥에 비벼먹으면 된다.

젊은 시절 박항치씨는 배우였다. 그는 극단 ‘자유’에서 한창 배우의 꿈을 키우다가 패션이라는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에게 가장 열심히 ‘패션디자이너’라는 꿈을 북돋운 사람은 디자이너 이병복씨와 연극배우 김금지씨다.

이들의 열성은 빨간 스웨터와 청바지를 즐겨 입던 연극배우 지망생을 한국 최고의 남성 디자이너로 만들었다. 박항치씨는 1971년께부터 본격적인 디자이너로 나섰다. 그는 1973년 명동에서 디자이너 브랜드 옥동(玉東)을 열고, 30년 가까이 외길을 걷고 있다. 현재 옥동은 전국에 매장 9개와 직원 50여 명을 두고 있다.

한국 고급패션의 1번지가 된 청담동도 사실 그가 개척했다고 할 수 있다. 1987년께 박항치씨가 제일 먼저 청담동에 정착하면서 이곳은 패션거리로 변했다. 이제 청담동이라는 지명은 브랜드를 능가하는 고급패션의 대명사가 되었다. 동네명이 고유브랜드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 청담동은 대한민국 요리 1번지이기도 하다. 가장 선진적인 레스토랑이 이곳에서 문을 열고, 한국 최고의 미식가들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 모든 도시들이 다 그렇다. 최고의 패션 거리 곁에는 최고의 요리가 따라붙는 법. 요리와 패션은 그렇게 통한다.





신동아 2002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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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영재 기자 (cyj@donga.com) 사진·김용해 기자 (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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