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에 따라 정치적 성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다. 20대 때 혁명을 꿈꾸어보지 않았거나 4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혁명을 꿈꾸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리석은 자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 말은 사람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자연히 보수적으로 변화하게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대개 젊은 층은 진보적이고, 나이 든 세대는 보수적이다.
정치적 참여와 관련해서도 연령별 차이가 발견된다. 지난 6·13 지방선거는 50%도 안 되는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젊은 유권자들의 기권율이 높았다.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도 투표율을 낮춘 한 요인이었지만, 젊은층의 낮은 투표율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현상이 아니다. 오랜 민주주의의 역사를 갖고 있는 서구 국가들에서도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영국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 1987년 총선의 투표율은 75.3%였는데, 18∼24세의 투표율은 66%였다. 1992년 총선 투표율은 77.7%였으나 젊은층의 투표율은 61%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령별 투표율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40대 이상의 투표율은 72.4%였으나, 30대는 50.6%, 20대는 36.8%에 불과했다.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낮은 것은 기성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존 정당이나 정치인과의 정치적 연대감이나 충성도가 약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존 정치체제에 대한 만족도나 순응도가 낮은 것도 투표율을 떨어뜨린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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