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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재수’ 끝에 당선된 경기도지사 손학규

“중앙정부 정책 무턱대고 따라가지 않겠다”

  • 황호택 < 동아일보 논설위원 > hthwang@donga.com

‘재수’ 끝에 당선된 경기도지사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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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예산에서 서울시를 앞질렀고 내년 말이면 인구에서도 서울을 추월해 전국 최대의 지방자치단체가 된다. 전국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경기도는 3월말 현재 인구 964만명으로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손학규 신임 경기도지사는 1970년대 유신 치하에서 10년 동안 민주화운동을 했고, 영국에서 늦깎이 공부를 해 교수를 거쳐 정치에 입문했지만 비교적 순탄하게 3선 의원이 되었다. 보건복지부 장관 경력도 쌓았다. 경기도지사 자리는 그에게 더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한 전초기지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 여건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미국에서는 주지사를 하다가 대통령이 된 인물이 수두룩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텍사스 주지사를 지냈고, 빌 클린턴 전임 대통령은 아칸소 주지사 출신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중앙 정치의 소용돌이가 너무 거세, 중앙을 떠나면 정치에서 소외돼 묻혀버리기 쉽다. 그렇다고 도지사가 중앙정치에 부단히 얼굴을 내밀다가는 도정에 소홀하다는 비난을 받기 딱 알맞다.

아직도 월드컵의 여진이 남아있는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손지사를 만났다. 손지사는 수원 출신의 박지성 선수와 함께 수원공고에서 월드컵경기장까지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월드컵 기간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싹쓸이에 가까운 압승을 해, 도정의 견제와 균형을 걱정해야 할 정도가 됐다. 경기도를 예로 들면 도지사가 한나라당이고 경기도 의회 전체 의석 104명 중 90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31명의 시장·군수 중에서 24명이 한나라당 당적이다.



이인제와 유사한 행로

―한나라당이 수도권 선거에서 압승한 요인은 무엇이라고 분석합니까. 대통령 아들 시리즈 덕을 본 측면이 있지 않습니까.

“이 정부에서 누적된 부정부패와 비리, 정책 수행과정에 대한 불신 그리고 외교적 실패의 영향이 컸습니다. 게다가 대통령의 아들 둘이 비리에 연루돼 국민 감정에 불을 붙였다고 할 수 있지요. 광역 자치단체 선거는 정치적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손지사는 경기도지사를 하다가 대권에 도전한 이인제 민주당 의원과 경력이 비슷하다. 두 사람은 경기도내 선거구에서 비교적 순탄하게 내리 3번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 밑에서 노동부 장관을, 손지사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한나라당은 정치 뿌리로 보면 민정계, 지역으로 보면 영남이 주류입니다. 정가 주변에서 흔히 ‘정치는 패거리 짓기’라는 말을 합니다. 손지사가 그랜드 플랜을 짜기에는 당내 세력이 미미하지 않습니까.

“지금까지의 비전이나 파벌 개념으로 보면 그럴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나는 새로운 정치의 시동을 걸려고 합니다. 과거처럼 파벌이나 돈 또는 지역에 기초한 정치는 이제 불식돼야 합니다. 이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우리 당이 국민으로부터 장기적으로 신뢰를 받자면 새로운 정치의 힘이 필요합니다.”

―‘미래연대’소속 젊은 의원들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미래연대 의원들은 중진의원 중에서도 비교적 나를 가깝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여러가지 일을 함께 의논하고 있습니다. 국회에 있을 때 젊은 의원들과 함께 한·중포럼을 결성해 중국 시찰을 했습니다. 공통의 관심을 갖고 같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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