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분당 파크뷰 의혹 입체 추적

검찰·여당·특정지역 인사들의 삼각 커넥션

  • 이나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byeme@donga.com

분당 파크뷰 의혹 입체 추적

3/5
홍씨측이 땅을 매입한 후인 1999년 5~6월, 몇몇 업체들이 용도변경 가능성이 큰 지역의 땅을 매입했다. 그중 눈에 띄는 업체가 있다. H산업과 H건설이다. 두 회사는 같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특수관계다. H산업의 이사였던 서모씨가 H건설 대표이사다. 두 회사의 이사진 중에도 겹치는 인물이 있다. 땅 매입 당시 H산업 대표이사 정모씨(구속)는 1998년 5월, 토지공사가 용도변경 관련 설계용역을 준 K종합건축사무소 부사장이다. 역시 정모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P사의 경우 K사 사장 양모 씨가 전임 대표이사였다.

각 회사들은 이사진만 겹치는 것이 아니다. N사와 H산업·P사 등은 주소지가 모두 역삼동 모 빌딩으로 똑같다. 양모·정모·서모 씨 등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들이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K사는 설계변경 용역뿐 아니라 이후 파크뷰 아파트 설계도 맡았다. 용도변경 관련 사전정보를 얻기 쉬운 위치에 있던 K사 관계사가 용도변경 예상지를 미리 구입했다는 것은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한편, H산업은 정자동 땅을 생보부동산신탁 전 이사 조모씨, 또 다른 부동산 개발업자 김모씨와 3자 공동구입한다. 생보신탁은 후에 홍씨가 설립한 에이치원개발과 신탁관리 약정을 맺고 자금조달은 물론 사업 전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조씨와 생보신탁은 민주당과 관련이 깊다.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50 대 5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생보신탁 이모 감사는 민주당 권노갑 전 고문의 보좌관 출신이다. 여권의 또 다른 실세 K의원과 친분이 있다는 얘기도 있다. 조씨는 김홍일 의원 처남 윤흥렬씨와 막역한 사이라고 한다. 1987년 대선 때는 평민당 김대중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홍보업무를 담당했다.

최근에는 조씨가 체육복표사업자 선정 로비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창업 초기 타이거풀스를 공동경영하면서 이홍석 문광부 차관보(구속)에게 1700만원을 건넸다는 것. 조씨는 현재 파크뷰 특혜분양과 관련해 구속된 상태다. 여권 인사들과의 관계나 이전 행보을 따져볼 때, 조씨는 홍원표 에이치원개발 회장과 함께 이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이라 하겠다.



조씨와 함께 땅을 구입한 H산업 정사장도 지난 6월29일 구속됐다. 1999년 10월, 김병량 전 성남시장과의 면담을 주선해준 대가로 당시 시장 수행비서 김모씨에게 2000만원을 건낸 사실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정씨는 설계 하청업체를 상대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1999년 10월에는 유럽을 방문중이던 김 전 시장과 정씨가 한자리에 있는 모습이 지역 케이블TV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시장과 정씨는 “우연히 만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H산업과 조모씨 등이 함께 산 땅은 용도변경 대상이었으나 막판에 제외된다. 정씨·조씨와 함께 땅 매매에 참여한 부동산개발업자 김모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쨌거나 이익을 보고 팔았다”고 말했다. 이 땅은 현재 생보신탁 소유로 돼 있다.

홍회장, 김 전시장에 수시 연락

홍원표씨측과 H산업 등이 용도변경 예상지역 땅을 구입한 직후인 1999년 7월, 성남시가 이제까지의 태도를 바꿔 용도변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9월부터는 이 문제가 공론화하면서 시민단체(용도변경 반대)와 성남시·시의회(찬성) 간에 격렬한 논쟁이 벌어진다.

당시 성남시측은 도시설계변경 주민공람을 실시한다. 보통 시청 게시판에 게재해두고 몇몇 관련업계 사람들의 서명을 받는 선에서 그치던 것을, 반상회까지 활용해 적극적으로 ‘찬성’ 의견을 긁어모은 것이다. 공람이 끝나자 시에서는, 서명한 주민 9만여 명 중 7만948명이 용도변경에 찬성했다며 보도자료를 돌리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공람용지에는 누가 봐도 똑같은 필체의 서명이 열 개, 스무 개씩 나열돼 있었다. 이에 시민단체가 “여론을 조작했다”고 반발하자 시는 입장을 바꿔 “단순 참고용 조사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같은 해 9월, 홍씨는 에이치원개발(주)을 설립한다. 최초 자본금은 1억원. 이후 3억원으로 늘어났다. 땅을 먼저 사고 개발회사는 나중에 설립하는 비정상적 과정을 밟은 것이다. N건설 김회장에게 빌린 100억원을 다른 차입금으로 갚은 홍회장은 김회장과 자신의 명의로 돼 있던 땅의 소유권을 에이치원개발로 넘긴다. 그로부터 6개월 후인 2000년 5월9일, 마침내 성남시는 설계 변경을 확정한다.

이 즈음에서 주목되는 것이 에이치원 홍원표 회장과 김 전 시장의 관계다. 평소 홍회장은 자신이 김 전 시장과 잘 아는 사이라는 말을 자주 하고 다녔다. 이와 관련해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증언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김 전 시장이 검사를 사칭 했다는 KBS 최모PD에게 털어놓은 내용이다.

“선거때 홍사장이 직원들한테 휴가를 보내서라도 (나를) 지원하겠다고 한 것은 사실입니다. 직원들이 나가 홍보한 거지요. 아는 사람들한테 일일이 지지하라고. …1998년 8월경입니다. 부시장 하고요. 그 당시에 저도 (홍씨가 사장으로 있는 스파밸리 골프연습장에) 한번 들렀습니다. 부시장이 거기가 조용해서 거기 가 작업을 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어요.”

“(골프장에) 홍사장하고 같이 간 게 아니고 그날 가서 만났어요.”

“주말이면 000비서관이 자기(홍씨) 집에 들르기로 했으니까 와서 인사 좀 해라, 그래서, 한 서너 차례 그런 일이 있었는데 한번도 인사조차를 한 적이 없습니다.”

또 한 가지는 성남시민모임 이재명 변호사의 공동변호인단이 지난 7월1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제출한 ‘변호인단 의견서’ 내용이다.

“현재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으로 구속된 에이치원개발 회장 홍원표의 친구인 박00(의견서엔 실명 기재) 부부가 제보한 것으로, 그 내용은 홍원표가 고소인(김 전 시장)에게 수시로 핸드폰으로 직접 연락을 주고받았고, 비서를 시켜 선물로 은갈치를 가져가라고 전화하거나 사업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하는 것을 몇 차례 목격했으며, 두세 차례 홍원표가 ‘고소인과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고 자랑했다는 것이다.”

김 전 시장은 “홍회장과는 선거 후 공식석상에서 한번 만난 일밖에 없다”고 하다가 녹음테이프가 공개되자 “선거 후 4번 정도 만난 일이 있을 뿐”이라며 골프채는 잡아본 일도 없고 홍회장과는 골프약속조차 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3/5
이나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byeme@donga.com
목록 닫기

분당 파크뷰 의혹 입체 추적

댓글 창 닫기

2019/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