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편 노무현-정몽준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해 통합 신당 후보로 정몽준 의원이 출마하면 이회창 후보에 앞서는 것은 조사기관마다 동일했다. 하지만 그 내용에서는 큰 차이가 발견된다. 중앙일보의 경우 정-이 두 후보간 지지율 차이가 우열을 가리기 힘든 0.7%에 불과한 반면 다른 조사기관에서는 약 6∼11%의 큰 차이로 정의원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선후보 지지도와 지역, 연령간의 상관관계도 조사기관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지역별 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에서 보듯이 조선일보·한국갤럽과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는 호남지역에서 정의원이 노후보를 각각 8.5%와 5.5%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가 9월7일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호남지역에서 노후보가 48.2%로, 25.3%를 얻은 정몽준 후보보다 지지율이 훨씬 높았으나 9월23일 조사에서는 정의원이 36.1%의 지지로, 30.6% 지지에 그친 노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보도됐다.
일부 언론의 경우 이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盧로부터 떠나가는 호남 민심’이라는 기사(주간조선, 2002.10.7)에서 다음과 같이 보도하고 있다.
“한나라당 광주지부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엄밀히 말해 노무현 후보의 부진과 정몽준 의원의 약진이다. 동아일보가 지난 4월1일자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은 71.4%였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9월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남지역 노무현 후보 지지율은 30.8%로 급락했다. 1위를 차지한 것은 정몽준 의원으로 39.3%에 달했다. 노무현 후보 지지자들이 정몽준 지지로 돌아섰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현 정권의 실정으로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이 늘었다는 점도 한몫했다. 민주당을 낳고 키운 호남에서 정몽준 의원의 지지율이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앞서고 있다. 몇 달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하지만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중앙일보, 문화일보·TN소프레스 조사에서는 이와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중앙일보 조사에서는 노후보의 지지율이 정의원보다 각각 5.3%와 10.3% 앞섰으며, 문화일보·TN소프레스 조사에서는 노후보의 지지율이 50.7%를 기록하면서 23.3%를 얻은 정의원을 27.4%나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일보·TN소프레스와 조선일보·한국갤럽 두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만을 비교해 본다면 호남지역에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간에는 무려 35.9%의 지지율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여론조사 기관별 후보 지지율 차이는 호남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서울 지역에서도 후보간 지지율 차이가 현저하게 나타난다. 문화일보·TN소프레스 조사에서는 정의원 지지율이 이회창 후보보다 11.6%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반대로 이후보 지지율이 정의원을 0.4%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