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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비밀정보 ‘8자·15자’ 진실은 이것”

한철용 전777부대장 충격 증언

  • 글: 이정훈 hoon@donga.com

“대북 비밀정보 ‘8자·15자’ 진실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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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관에 대한 777부대의 직보 체계 없앤 것은 현 정부
  • ●777부대와 국방정보본부,‘잘 통제에 응하라’라는 북한군 지시를 180도 다르게 해석
  • ●6월13일 SI는 99년 연평해전 이후 처음 나온 이상징후
  • ●장관은 언론과 대통령을 의식해 판단 미스 범했다
  • ●거짓 레이더 정보 주고 경비정 내려보낸 북한군
  • ●윤영삼 대령이 추가로 판단 첨부. 그러나 이를 무시한 국방부
  • ●국방정보본부는 우발적 교전으로 몰고 가려 했다
  • ●한국군은 강제전역시켰으나 미군은 수훈장 수여 통보
“대북 비밀정보 ‘8자·15자’ 진실은 이것”
월드컵 기간에 일어난 6·29 서해교전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가. 국방부는 조기경보 부대인 777부대가 계속된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을 단순침범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해군은 무방비로 선제공격을 당했다며 당시 777 부대장이던 한철용 소장(韓哲鏞·육사 26기)에게 1개월 정직이라는 징계를 내리고 전역시켰다.

그러나 그에 앞서 한소장은 국회 국방위 국감에서 777부대는 제대로 판단해서 정보를 올렸는데 국방부에서 정보를 왜곡해 예하 작전부대에 전파했다고 폭로했다. 6·29 서해교전은 고조됐던 월드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사건이었다. 또 24명이라는 꽃다운 젊은이가 죽거나 부상한 사건이기도 하다.

이 사건은 4억달러 북한 지원설 등과 더불어 다음 정부에서 청문회감이 될지도 모른다. ‘신동아’는 ‘사전 청문회’를 연다는 의미로 퇴역 후 집에 머물고 있는 한소장을 만나 자초지종을 물어보았다.

보병 출신이 왜곡시킨 정보체계

-김동신(金東信) 전 국방장관은 지난 호 ‘월간조선’‘월간중앙’ 인터뷰에서 “군 지휘부가 777부대가 판단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나간다고 판단됐다면, 777부대장은 직속상관인 국방정보본부장과 합참의장을 거쳐 장관인 나에게 보고했어야 한다. 그것이 어려웠다면 전화로라도 ‘장관님, 저희 부대가 이러저러한 내용을 보고했는데 삭제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장관님께서 그런 지시를 내리셨다면 제가 직접 상황을 보고드리겠습니다’라고 해야 그는 777부대장으로서 본분을 다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더군요.



“1999년 4월1일 777부대와 정보사가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통합되기 전까지는 두 부대가 국방장관에게 직접 정보 보고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국방정보의 총수인 국방정보본부장을 우회하는 문제가 있어, 국방정보본부장의 불만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당시의 국방장관께서 ‘정보 보고의 일원화를 위한 정보통합’을 국민의 정부 개혁과제로 채택하면서, 정보통합이 힘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보병 출신으로 야전에서만 근무해온 중장이 정보본부장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두 개 기능사(777부대와 국군정보사)의 경쟁을 통제할 상급부대가 없으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1999년 4월1일 국군정보사와 777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통합하는 대통령령을 제정케 했습니다. 작전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정보를 하다보니 개선이 아니라 개악(改惡)이 된 것입니다.

직보가 불가능한 체계를 만들어 놓고 왜 직보를 하지 않았냐니요? 777부대를 대표해서 국방정보본부에 보고하는 사람이 윤영삼 대령이었습니다. 윤대령이 국방정보본부의 정보융합처장에게 우리 정보를 전해주면, 정보융합처장은 다른 기관에서 올라온 정보와 취합해서 장관에게 보고합니다. 장관이 이렇게 올라온 정보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지시하는지에 대해서는 정보융합처장이 가장 잘 알 것입니다만, 제가 들은 바로는 김동신 당시 장관은 정보 판단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개입하는 분입니다.

월드컵과 6·29 교전이 있기 전인 지난 4월, 우리 부대는 비군사적이지만 매우 예민한 상황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워낙 예민한 것이라 SI(Special Intelligence: 특수정보)를 만들어 국방정보본부에 올렸습니다. 국방정보본부를 통해 이 정보를 받은 김장관이 저를 불러 이것저것을 물어보셨습니다. 장관이 777부대장을 불러 직접 정보 보고를 받은 이 사건은, 777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통합된 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것이 정상이지요. 직보가 불가능하게 돼 있는 체계에서는 장관이 불러줘야 직보를 할 수 있습니다. 6월13일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에 대해 우리 부대가 SI를 올렸고 6월27일 침범에 대해서도 SI를 올렸으면, 장관은 지난 4월처럼 저를 불러서 자초지종을 물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 부대가 올린 6월13일 정보가 묵살되었기에 다음날 열린 국방정보본부장 주재 회의에서, 13일의 SI 사항과 항공사진 내용을 재차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나 장관의 호출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직보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을 부하에게 전가하려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이라고밖에는 달리 볼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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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훈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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