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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분석

막강파워 도취, 무리수 연발… 대검, 왜 이러나

●촛불집회 체포영장 ●정기 인사 반대 ●거친 수사방식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막강파워 도취, 무리수 연발… 대검,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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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비판론에 불을 지핀 촛불집회 체포영장 사건의 논점을 크게 둘로 나누면, 하나는 영장 청구의 문제점이고 또 하나는 보고체계를 둘러싼 법무부와의 갈등이다. 먼저 체포영장이 청구된 과정을 살펴보자. 체포영장은 검찰(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의 지휘를 받아 종로경찰서가 검찰에 청구하고 검찰이 다시 이를 법원에 청구하는 형식을 취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대검 공안부의 지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경찰서 수사과에 영장 청구 지시가 내려온 것은 목요일인 3월25일 오후였다. 이틀 뒤인 27일 광화문에선 주말을 맞아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종로서 수사2계장은 “검찰과 협의해 영장을 청구했다”면서도 “검찰 쪽에서 먼저 (영장) 얘기가 나온 게 사실”이라며 검찰이 주도적 역할을 했음을 내비쳤다.

애초 경찰은 영장 청구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영장 청구요건에 미흡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경찰은 그동안 불법집회 관련자에 대해서는 통상 3회 이상 출석요구를 한 다음 이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원칙을 지켜왔다. 잡아들이기에 급급했던 과거 공안정국 시절의 강압적인 체포방식을 지양한 것이다.

최열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 촛불집회 주도 혐의를 받고 있던 4명의 시민단체 간부들은 경찰의 1, 2차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3차 출석통지서를 보냈다. 시한은 3월30일. 따라서 검찰이 영장 청구를 지시한 3월25일에는 아직 닷새의 말미가 남아 있었다. 종로서 수사과장은 “경찰이 영장 청구에 반대한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아직 출두시한이 있으니 한 번 더 출석 요구를 해보고 판단하자는 취지였다”며 “담당 검사에게 그런 얘기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사2계 실무자는 “그 얘기는 더 이상 안 하려고 한다. 상당히 민감하고 심각한 사안이다”며 말을 삼갔다.

서울경찰청의 한 간부는 “검찰이 왜 그렇게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검찰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체포영장은 3회 이상 출석요구에 불응하거나 출석요구에 불응할 우려가 대단히 높거나 도주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청구된다. 3차 출석시한이 남아 있었던 데다 기한 내 출두 의사를 밝혔다면 요건 불비로 영장이 기각될 수밖에 없다. 법원의 기각사유도 그것 아닌가.”

이 간부는 또 “법집행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법감정도 중요하다”며 “대검 공안부가 시대착오적으로 일하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촛불시위가 중대한 사건이긴 해도 대검이 나설 일은 아니었다. 경찰이 독자 처리하거나 지휘기관인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와 협의해 결정해도 충분한 사안이었다. 그런데 대검이 나섰다는 데 문제가 있다. 야권의 공격을 의식해 정치적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경찰 실무자 입장에서도 이해가 안 됐을 것이다. 주말에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는데 영장 집행을 강행하면 당연히 충돌이 일어나지 않겠나. 법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무리한 청구였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3차 출석시한이 남아 있는데 영장을 청구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대상자들이 불응의사를 명백히 표시하고 촛불시위도 탄핵이 철회될 때까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공표해 출두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최열 대표 등과 함께 경찰로부터 출석요구를 받았던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분명히 사전에 출두의사를 밝혔다”며 “명백히 정치행위를 한 검찰이 영장 기각으로 비난을 받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3월26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이혜광 부장판사는 “피의자들이 두 차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3차 출두시한인 30일까지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한 검찰 소명이 부족하다”고 영장기각 사유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체포영장 청구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비록 기각되긴 했지만 영장 청구는 불법인 촛불집회를 사실상 중단시키는 효과를 냈다. 또 집회를 주도한 사람들이 자진 출두의사를 밝힌 것도 그 때문 아닌가.”

이에 대해 김기식 사무처장은 “사실 그때쯤 내부적으로는 주말집회를 끝으로 촛불집회를 자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알릴 경우 악용당할 것을 우려해 경찰에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영장 청구와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결정했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것은 검찰 내부에서도 체포영장 청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들린다는 점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검 일부에서도 반대하고 서울지검과 경찰에서도 반대했다는데 왜 그런 무리수를 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송 총장 개인의 시국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검찰 일각에서 제기된 ‘송 총장 1인 작품설’에 무게를 두는 주장이다. 이 간부는 또 “3차 출석시한 전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도 문제다. 선거운동 확산을 차단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공식 선거운동이 4월2일부터임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약하다. 또 물리적으로도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것은 무리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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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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