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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보고

유엔 인권위원회 對北 결의문 내용과 전망

“강제낙태, 영아살해 중단하고 북한특별보고관 입국 허용하라”

  • 글: 허만호 경북대 교수·정치외교학 mhheo@knu.ac.kr

유엔 인권위원회 對北 결의문 내용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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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대표부의 최명남은 “유럽연합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따른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북한만 공격하고 있다”며 유럽연합을 맹렬히 비난했다. 4월7일 NGO인 ‘국제여성의 소리’ 대표로 정지선양이 주제발언을 하면서 북한아동의 식량권, 공개처형 강제 관람에 의한 정신적 충격, 계급차별 정책에 따른 의료 및 교육 혜택의 불평등 문제 등을 지적하자 북한대표부는 특별 진행 발언권을 요청해 “나이 어린 학생이 학교에 있어야지 왜 이 자리에 있느냐”고 비난했다. 이에 탈북자 강원철군은 “24세의 대학원생이 주제발언을 하기에 어린 나이라면, 17세의 소년들을 군대에서 전쟁 훈련시키는 것은 합당한가”라고 반박했다.

“북한인권 그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

4월8일 필자는 제네바 주재 한국대표부가 주관한 오찬에서 북한에 억류된 8만여명의 한국전쟁 민간인 납북자와 5만여명의 한국군 포로, 485명의 전후 납북자의 인권 개선을 위한 문구를 결의문에 넣을 수 있게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대표부는 다만 ‘일련의 대북 결의가 미국의 대북한 압력용으로 준비된 정치적 카드라는 주장은 이제 국내외를 막론하고 설득력이 없다’는 견해를 들려주었다.

필자가 만난 아프리카 국가의 대표들도 지난해와는 달리 북한인권 결의문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았다. 올해 새로 유엔 인권위원회 아프리카 대표국이 된 콩고의 대사도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필자의 설명을 경청하며 호의를 보였다. 한동대 원재천 교수가 만난 중국대표부도 처음에는 북한인권 결의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언명하였으나 중국에서 북한여성들이 인신매매 되고 있고, 북한으로 송환된 임신부들이 강제낙태당하고 있으며, 영아를 살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하자 “그런 현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지난해 표결에서 기권했던 바레인과 부르키나파소 대표들도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쿠바 대표단도 우방인 북한을 돕고 있긴 하지만 북한의 인권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은 아니었다.



북한인권 결의를 주도한 유럽연합의 의장국 아일랜드는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아일랜드는 지난해와 달리 결의문 초안에 대한 공개 토론회를 개최해 결의문 채택을 공론화하고 이를 기정사실화했다.

이렇듯 올해 유엔 인권위원회는 북한의 인권개선 촉구 결의에 대해 작년에 비해 상당히 전향적인 입장을 취했다. 한국에서 파견된 반대 로비스트들과 운동권 출신 ‘인권운동가’들을 제외하곤 결의안 채택에 반대하는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 북한이 변해야 할 때임을 새삼 느끼게 됐다.

올해 채택된 북한인권 결의는 지난해 결의에 비해 북한의 인권상황을 훨씬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결의안은 고문, 공개처형, 불법적·인위적 구금, 정치적 이유에 의한 사형, 다수의 정치범 수용소, 광범위한 강제노동, 그리고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대우나 처벌 등을 재차 지적했다.

제59차 결의안은 송환된 탈북자 문제에 대해 ‘북한시민이 다른 나라로 떠난 것을 배반행위로 취급해 구금형, 비인도적 대우, 사형으로 처벌하지 말 것’이라고 규정했는데, 60차 결의안은 여기에다 감옥과 노동캠프(집결소, 교화소, 관리소 등 각종 수용소)에서의 영아살해를 추가로 명시했다. 또 매춘과 강제결혼을 위한 여성 인신매매, 송환된 임신부에 대해 인종적 이유로 벌이는 강제 낙태, 특히 구류장이나 노동단련대에서 수감된 임신부를 유도분만하게 한 뒤 자행되는 영아살해도 지적했다.

한층 강화된 두 번째 결의

이번 결의는 특별보고관을 추가로 지정하면서 북한당국에 협력을 촉구했다. 지난해 지정된 3개 주제의 특별보고관(식량권, 고문, 종교적 불관용)과 2개의 실무단(임의적 구금, 강제적 혹은 비자발적 실종)에 ‘의견 및 표현의 자유권에 대한 특별보고관’ ‘여성폭력에 대한 특별보고관’을 추가 지정한 것이다. 또한 이번 결의는 북한당국에 세계식량계획(WFP) 등 인도적 기관이나 비정부단체들이 식량을 수요에 맞게 공정히 분배할 수 있도록 북한 전역에 대한 무제한적 접근을 허용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60차 결의안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인권위원장에게 북한을 전담할 국가특별보고관(Country Special Rapporteur) 임명을 촉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 정부가 북한특별보고관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 한 효과가 없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유엔 인권위가 북한에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써버려 더 이상 북한을 압박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하며 결의문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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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만호 경북대 교수·정치외교학 mhheo@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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