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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이라크 비밀공작 ‘플랜 B’ 폭로한 화제의 신간 ‘지휘계통’

이스라엘, ‘미국의 패배’ 대비해 쿠르드 특공대 맹훈련중

  • 정리: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對이라크 비밀공작 ‘플랜 B’ 폭로한 화제의 신간 ‘지휘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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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퓰리처상 수상자인 시무어 허시(Seymour Hersh)는 아부 그라이브 감옥 학대사건을 심층보도해 폭로전문기자로 성가를 높였다. 그의 최근작 ‘지휘계통 : 9·11에서 아부 그라이브까지(Chain of Command)’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둘러싼 비화들을 다뤘는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의 자이툰 부대가 주둔중인 쿠르드 지역에서 이스라엘 정보요원들이 은밀히 활동하고 있다고 폭로한 대목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을 발췌, 소개한다.[편집자]
對이라크 비밀공작 ‘플랜 B’ 폭로한 화제의 신간 ‘지휘계통’
對이라크 비밀공작 ‘플랜 B’ 폭로한 화제의 신간 ‘지휘계통’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가장 열렬히 지지했던 이스라엘 샤론 정권은 2003년 7월 부시행정부에 이렇게 경고했다.“여름이 지나면서 이라크 주둔 미군은 차량폭탄 공격을 비롯해 극렬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이스라엘 첩보원들은 ‘이라크 저항세력이 이란 정보요원들과 아랍 무자헤딘의 은밀한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들은 경비가 허술한 이란-이라크 국경을 제집 드나들듯 넘나들고 있다’고 알려왔다. 이 같은 정보에 따라 이스라엘은 부시행정부에 “어떤 일이 있더라도 900마일(1448.1㎞)에 이르는 이란-이라크 국경선을 봉쇄해야 한다”고 강력히 건의했다.

이란-이라크 국경은 그 뒤로도 내내 허술하게 관리됐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중근동정책연구소 부소장 패트릭 클로슨은 “부시행정부는 이란과 관련한 이스라엘쪽 정보를 일부러 무시했던 건 아니다”고 밝힌다. 백악관과 가까이 지내는 그는 미국이 이란-이라크 국경을 막는 데 애쓰지 않은 까닭을 이렇게 설명했다.

“2003년 여름, 미국은 이란인들이 국경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이 이라크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겼다. 당시 하루에도 수천 명의 이란인이 국경을 넘나들었는데 그들 중엔 시아파 성지로 떠나는 순례자도 많았다. 총을 들고 미군을 겨냥해 쏘지 않는 한 그들을 내버려두는 게 낫다고 미국은 판단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부시행정부의 그런 판단에 강한 거부감을 내비쳤다. 국경을 넘어온 이란인들이 이라크 안에다 사회사업 자선기구 등을 만들고는 이를 바탕으로 미국인을 무장공격하는 인력을 충원할 것이라 믿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라크의 시아파 반미 이슬람 성직자 모크타다 알 사드르가 이란의 앞잡이(stalking-horse)라고 믿는다. 알 사드르를 따르는 민병대 조직인 마흐디군이 병참·통신·훈련 부문에서 이란으로부터 은밀하게 지원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부시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던 미국의 한 전직 고위관리는 2003년 가을 이라크에 가서 그곳 상황을 살피고는 크게 실망했다. 곧바로 이스라엘로 갔던 그는 이스라엘 고위 정치인, 정보 관계자들로부터 볼멘소리를 들어야 했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잘못하고 있다. 우리 이스라엘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서, 그런 상황에 대비해야만 하는가.”

전 이스라엘 총리 에후드 바라크는 부시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던 인물이다. 그는 딕 체니 미 부통령을 사적인 자리에서 만나 “미국이 이라크에서 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바라크 전 총리의 측근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바라크는 체니에게 “이스라엘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이길 수 없다고 본다. 남은 문제는 미국이 얼마나 체면을 구길 것이냐일 뿐이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2003년 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부시행정부는 이라크에 안정이나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는 데 실패할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대안을 찾아야 한다.”

한 이스라엘 전직 정보장교가 필자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이스라엘 샤론 정권은 미국이 이라크의 혼란스런 상황을 안정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군사적으로는 이라크에서 패배하지 않겠지만, 정치적으로는 패배할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따른 혼란이 자국에 끼칠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라크 내 쿠르드족과의 관계를 보다 밀접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게 그 요지다.

그러나 미국의 몇몇 관리는 “이라크에서 저항세력의 움직임이 격화되는 마당에 쿠르드 지역에 비밀요원을 대거 파견하기로 한 샤론 정권의 결정은 더욱 큰 혼란과 폭력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못마땅해했다.

이스라엘 정보요원들은 2004년 여름부터 쿠르드 지역에서 은밀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쿠르드 특공대원들을 훈련시키는 한편 보다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다. 이란과 시리아의 쿠르드족 밀집지역에서 비밀작전을 벌이는 일이 그것이다. 쿠르드 지역에 파견된 이스라엘 요원들 중엔 해외정보 수집 및 분석기능을 맡아온 모사드 요원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 사업가로 행세하거나, 아예 이스라엘 여권을 지니지 않고 다니기도 한다.

워싱턴 주재 이스라엘대사관 대변인 마트 레게브는 사실확인을 요청하는 필자에게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주변국들도 이스라엘 요원들이 쿠르드족 주거지역에서 은밀히 움직이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손을 내저었다. 쿠르드 관리들과 미 국무부 대변인도 “그 질문에 대해 할말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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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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