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호

40∼50대, 연봉제에서 살아남기? 객관적 자기평가부터!

  • 김현섭 취업 전문가· 스카우트 대표

    입력2005-01-26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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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50대, 연봉제에서 살아남기? 객관적 자기평가부터!
    대기업 재무이사를 지낸 K씨. 그는 지난해 봄 15년을 다닌 회사에서 명예퇴직한 뒤 재취업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딱 맞는 회사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40~50대 직장인의 재취업 상담을 하다 보면 K씨처럼 퇴직 후 1년 넘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를 자주 접할 수 있다.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명예퇴직을 통해 개인의 정년을 대폭 낮추고 있어 기업의 임원급으로 활발하게 활동할 40~50대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근속년수가 늘어남에 따라 급여와 신분이 동시 상승하는 연공서열제에서 성과 중심의 연봉제로 바뀌고 있는 요즘,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에 비해 고임금을 받는 40~50대 직장인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임금 피크제(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제도) 도입의 증가는 고령층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간 우리 기업은 연공서열제를 통해 조직 질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연공서열 임금제는 인건비를 높여 직무와 임금 간 불균형, 능력과 직무 간 불균형 현상을 가져왔다. 직장환경이나 업무형태가 크게 달라졌는데도 사원의 처우를 근속년수에 따라 획일화하는 것은 큰 모순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40~50대 직장인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은 바로 현재 자신의 시장가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고령층 직장인은 자신의 몸값을 높게 책정하는 실수를 범한다. 옛 직장에서 누린 지위와 연봉에 대한 미련을 쉽게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전에 높은 임금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생산성과 무관하게 높은 임금을 기대한다면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쉽다. 그보다는 헤드헌터나 취업 컨설턴트를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업무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따져보고, 그 가치가 기존에 받던 임금이나 자신의 기대수준보다 낮더라도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재취업에 필요한 자세라 할 수 있다.

    이제 40~50대 직장인은 경험과 노하우, 연륜만 강조해서는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자신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과감히 눈높이를 낮추거나 창업을 시도하는 등 새로운 분야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다고 연봉제가 모든 40~50대에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연봉제 도입으로 일부 40~50대 직장인은 오히려 연봉을 높였으며, 기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존경받는 시대는 지났다. 능력에 따라 급여가 지급되는 연봉제하에서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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