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장은 이른바 슬럼프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슬럼프에 빠진 자신을 책망하고, 그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친한 동료가 구조조정으로 퇴출당하는 살벌한 분위기에서도 오랫동안 자신을 믿어준 회사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게다가 중3, 고1 두 아이의 아버지인 자신이 슬럼프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배부른 고민’이라 치부한다.
많은 직장인이 자신도 모르게 슬럼프에 빠져 당황하거나 좌절을 느낀다. ‘슬럼프(Slump)’란 ‘붐(Boom)’의 반대말로, 확실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채 일시적으로 활동이 부진한 상태를 말한다. 늘 전진하고 발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직장인에게 슬럼프는 연차나 직급에 상관없이 언제나 찾아올 수 있다.
특히 완벽을 기할 정도로 욕심이 많고, 실패를 모른 채 승승장구해온 사람일수록 슬럼프 조짐이 자주 보이고,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든 슬럼프의 원인은 조급증에서 비롯되며, 지나치게 자신을 혹사시켰을 때 어김없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슬럼프가 왔을 때 이를 이겨내려면 무엇보다 먼저 자신에게 슬럼프가 찾아왔음을 인정해야 한다. 피할 수 없는 슬럼프라면 부정하거나 도피하려 하지 말고 이겨내야 한다.
다음으로 자신이 슬럼프에 빠지게 된 원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원인을 알아낸다면 그 해결방안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다. 대개 업무량이 과도하고 최선을 다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 업무 자체에 의욕을 잃었을 때, 직장 내 인간관계 등으로 갈등을 겪을 때 슬럼프에 빠진다.
첫 번째 경우라면 일의 양을 조절하고 심기일전하여 다음 기회에 도전하며, 두 번째라면 새로운 업무를 시도하거나, 부서를 옮기거나, 이직을 고려해보는 것도 괜찮다. 세 번째 경우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스포츠 활동 등 여가생활을 즐기거나,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등 기분전환을 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슬럼프를 잘 극복하면 붐을 일으킬 수 있다. 슬럼프를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도약을 꾀할 수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슬럼프는 ‘노력하는 자’에게만 찾아오는 선물이기도 하다. 별다른 고민과 욕심 없이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슬럼프로 번민할 이유가 없을지 모른다. 두려워하거나 초조해하기보다 여유롭게 생각하고 슬럼프를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