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호

25년간 5만명 살려낸 구한서의 磁氣의학

“자석으로 ‘유전자 코드’ 복원시켜 질병 근원 치료”

  • 안도운 기공학 전문가·오운육기연구소장

    입력2005-01-26 11: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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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간 5만명 살려낸 구한서의 磁氣의학

    자기의학을 창안한 구한서 원장은 25년간 5만명의 환자를 치료했다고 한다.

    포스트 게놈(post-genome) 프로젝트라는 게 있다. 인간의 유전정보를 담은 인간게놈지도가 완성 단계에 다다르자 이를 바탕으로 유전자의 기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개인간 유전적 차이를 밝혀내려는 지구촌 차원의 거대 연구과제를 가리킨다. 이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포스트 게놈 시대엔 유전자의 기능에 근거해 특정 질병과 관련되는 유전자와 발병원인이 구명될 것이므로 인간이 질병의 공포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포스트 게놈 시대에 의학은 새로운 의학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환자의 개별적 특성을 무시한 채 증상별 치료에 몰두해온 종래의 의학개념에서 ‘유전자형에 근거한 개인화된 진료’라는 새로운 개념의 ‘체질의학(맞춤의학)’으로, 또 발생한 질병의 치료에 한 발짝 더 나아가 질병 자체를 예방하는 ‘예방의학’으로 그 무게중심이 바뀐다는 것.

    흥미로운 것은 21세기 최첨단 과학기술을 응용한 유전자 질환 연구의 마지막 과제가 2000여년 전 동양의학이 제기한 체질의학론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동양의학의 조종(祖宗)이라 할 만한 ‘황제내경(黃帝內經)’은 일찌감치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고유 체질이 정해져 있으므로 환자의 체질에 맞는 처방이 필요하며, 개인마다 특정 질환에 걸릴 감수성이 높은 오장육부가 정해져 있으므로 미리 이에 대처하면 질병을 막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동양의학판 게놈 연구서라고 지칭할 만한 ‘황제내경’의 운기체질론(運氣體質論, 체질의학이론)이 다시금 조명받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시대적 흐름 때문이다.

    운기체질이론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과 유럽에까지 그 명성을 떨치고 있는 한국인 대체의학자 구한서(具翰書·72) 한서자기원 원장은 체질의학 혁명의 선봉에 선 인물이다.



    ‘황제내경’의 운기체질을 현대인에 맞게 응용, 발전시켜 새로운 개념의 체질의학을 구현한 구 원장은 “운기체질이론은 질병 중심의 의학이 아닌 개인 체질 중심의 의학이자, 질병의 적극적인 예방을 추구하는 의학이론이라는 점에서 유전자 연구를 통한 맞춤의학을 추구하는 유전학자들에게도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한다.

    2004년 말 ‘5만명 살린 자기(磁氣)요법’(동아일보사)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책을 출간, 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구 원장은 “모든 질병은 체질병이자 장부병”이라고 단언하면서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가 인식하는 거의 모든 질병은 불의의 사고로 인한 것을 제외하고는 개개인의 고유한 체질, 즉 오장(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과 육부(담, 소장, 위장, 대장, 방광, 삼초)의 허실(虛實)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의학계에서 명명하는 세균성이든 유전자 이상이든 천차만별인 질병은 모두 장부의 허실에 따른 오장육부의 부조화가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라도 오장육부 허실에 따른 개개인의 고유한 체질은 바뀌는 법이 없습니다. 이것이 동양의학적 유전자 이론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체질의학 혁명의 선봉장

    이 같은 구 원장의 독특한 의학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황제내경’에 나타난 의학이론을 간략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황제내경’ 운기론(運氣論)에 의하면 인간은 저마다 오장육부의 허실을 타고난다. 위장이 강하고 심장이 약하게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거꾸로 심장이 강하고 위장이 약하게 태어나는 사람도 있다. 선천적으로 위장이 약한 사람의 경우 소화기능이 약할 수밖에 없으므로 평소에 다른 사람보다 소화가 잘 안 되고 위장에 탈이 나는 일이 잦다.

    이때 정상적인 범주를 넘어선 발병 환경이 조성되면 체질적으로 약한 장부인 위장과 소화기관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다. 그러다 마침내 몸 전체의 균형이 깨져 다른 장부와 기관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우리 몸의 오장육부는 상생상극(相生相剋)에 의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게 마련인데, 음(陰)의 기운인 오장과 양(陽)의 기운인 육부가 마치 시소처럼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한쪽이 내려가는 이치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체의 유기적 시스템에 의해 오장육부의 절반 이상에서 상호 균형이 깨질 때 비로소 ‘발병’이란 증상이 나타난다. 비교적 건강하게 타고난 장부로 확산된 병도 근본 원인을 찾아보면 선천적으로 약한 장부의 기능 이상에서 비롯된다는 게 구 원장의 설명이다.

    “우리 몸은 질병이라는 현상이 나타나기 전에 먼저 오장육부의 보이지 않는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병이 진행됩니다. 그래서 어떤 병증인가보다 발병 이전 상태에서 병을 일으키거나 발병 가능성을 가진 원인 장부를 찾는 것이 중요하지요. 제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모든 질병은 겉으로 드러난 병적 증상에서부터 4단계를 거슬러 올라가야만 최초의 발병원인 장부를 알 수 있고, 또 어느 장부 사이에 균형이 깨졌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학에서는 질병의 원인을 파악할 때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래서 질병의 증상에 따른 진단법이 뿌리내리게 됐고 ‘당뇨병에는 무슨 약, 고혈압에는 무슨 치료제’라는 식의 비교적 획일적인 처방이 나온다. 같은 병명을 가진 수많은 환자가 천편일률적인 치료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구 원장의 체질의학은 병을 일으킨 원인 장부를 찾는 데 주력한다.

    심장을 둘러싼 관상동맥이 막히는 증상인 협심증의 경우 현대의학에서는 수술이나 약으로 혈관을 확장시키는 데 주안점을 둔다. 그러나 구 원장의 체질의학은 심장이 냉하거나 거꾸로 심장에 열이 쌓여도 협심증이 발생한다고 본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질병은 같아 보여도 발병의 근본원인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협심증의 처방이 달라야 한다는 것.

    인체는 좌·우측 체질 달라

    따라서 체질의학에서는 정확한 체질을 구분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 원장은 개인의 고유한 오장육부의 허실을 구분해보면 6400가지 체질로 분류된다고 한다.

    그런데 구 원장이 주장하는 체질의학은 세간에 널리 알려진 태양·태음·소양·소음인의 사상체질론과는 구별된다. 한의학계에서 체질을 판별할 때 좌우 음양의 구분 없이 분류하는 데 반해 구 원장은 신체를 수직으로 이등분해 좌측과 우측의 체질이 서로 다르다고 말한다.

    “우리 몸은 외형은 물론 내부 생리적인 기능에 있어 완벽할 정도로 음양적 대칭을 이룹니다. 동양의학에서 각 장부의 경락을 좌우로 나누어 균등하게 배열한 것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정자와 난자가 만나 생명체로 입태되는 순간에 우리 몸의 우측 체질이 결정되고, 출생하는 순간에 좌측 체질이 결정됩니다.

    다시 말해 사람은 입태되는 시점의 하늘과 땅의 운기(運氣)를 받아 우측 체질인 선천 체질이 결정되고, 태어나는 순간의 하늘과 땅의 운기를 받아 좌측 체질인 후천 체질이 결정됩니다. 하늘과 땅의 운기는 고대 동양인들이 사용해온 연월일의 간지(干支) 법칙을 이용해 정확히 계산해낼 수 있지요.”

    또 하나, 인체의 좌측과 우측 체질을 나누다 보면 저울의 중심점처럼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작용을 하는 장부, 즉 ‘중립장부’라는 개념도 도입된다. 구 원장이 제시한 체질의학 이론의 핵심이기도 한 중립장부는 우리 몸 좌우에 각기 하나씩 존재함으로써 인체가 좌우 균형을 이루게 해준다.

    이 중립장부에 대해 외부에서 어떤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되며, 만약 함부로 자극을 주면 질병이 더욱 악화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의 중립장부가 비장과 위장일 경우 이 계통에 병이 오더라도 비장과 위장을 직접 자극하지 않고, 다른 장부를 조절해 비장과 위장의 병을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슨 근거로 인체의 좌우 체질과 중립장부론을 펴냐고요?”

    구 원장은 헷갈린다는 듯한 필자의 표정을 읽어낸 듯 스스럼없이 질문을 유도했다. 필자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그의 답변을 기다렸다.

    “지난 25년간 제가 만난 환자 5만명의 임상경험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살이 썩어 들어가는 버거병으로 두 다리를 절단하기 직전에 운기체질 치료법으로 다시 걷게 된 환자를 보면서, 16년간 생리가 없어 아이를 낳지 못하던 여성이 치료받은 후 생리를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는 것을 보고, 또 태어나면서부터 줄곧 대변을 보지 못해 인공관장에 의지해 살던 열 살배기 아이가 치료 후 스스로 대변을 보고 건강해진 모습을 지켜보면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암, 파킨슨병, 정신질환, 심장병, 중풍 등 수많은 난치환자의 임상경험을 통해서, 또 독일·중국 등 나라밖 환자들도 똑같은 체질진단으로 치료효과를 거두는 것에서 운기체질 치료법이 전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의학이란 점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난치병 환자들의 마지막 순례처

    필자가 지난 1월 초 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역 근처 한서자기원을 방문했을 때도 흉선암, 유방암 을 앓는 암환자들, 자율신경 실조증 환자, 재생불량성 빈혈, 난치성 아토피 환자 등이 줄지어 구 원장의 치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구 원장이 의학자의 길로 들어선 것도 자신의 병력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25년간 5만명 살려낸 구한서의 磁氣의학

    구한서 원장이 개발한 ‘경락조절기’. 경락이 흐르는 부위인 손과 발에 붙인다.

    1933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강사, 공무원, 종업원 3000명 규모의 섬유업체 경영자 등 다양한 이력을 거쳤다. 그러다 1970년대 초반 정치적 사건에 연루돼 회사 문을 닫고, 설상가상으로 가세마저 기울어 허름한 사글세방으로 옮겨 칩거할 무렵 구 원장에게 목 뒤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스럼이 생기고 참기 힘든 통증이 찾아왔다.

    “온갖 약을 다 써보았지만 병세가 점점 악화될 뿐이었어요. 그러던 중 한 지인이 지네를 가루 내어 고약과 함께 붙이면 나을 거라고 민간요법을 알려줬어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렇게 해보았지요. 하지만 이것이 화근이 되었는지 부스럼이 온몸으로 번지고 급기야 피부가 지네껍질처럼 돼버렸어요. 군데군데 진물이 나고 머리카락과 온몸의 털이 빠져 사람의 몰골이라고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요. 온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져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 저는 식음을 전폐한 채 독경과 참선에 들어갔습니다.”

    환자가 먹지도 않고 참선과 독경에 매달리니 아내와 이웃 사람들은 이젠 정신마저 나갔다고 수군댔다. 그러나 그는 주위 시선은 아랑곳없이 생사를 걸고 병에 대한 해법을 갈구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의상대사가 남긴 법성게 한 구절을 만났다.

    ‘일미진중함시방 일체진중역여시(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 티끌 같은 입자 하나에 온 세상 진리가 담겨 있고, 낱낱의 모든 티끌마다 우주가 들어 있다!

    “세상 만물이 먼지 같은 티끌로 이뤄졌다면, 그 티끌 속에 온갖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것은 자기입자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르는 순간, 온몸이 전율하는 감격을 맛보았습니다.”

    구 원장은 여기서 대우주를 운행하는 원력(原力)이 곧 자기력(磁氣力)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됐고, 흔히 소우주라 불리는 우리 몸 역시 이 원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의 실체를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자기의 힘으로 질병을 치유함으로써 그 보이지 않는 실체를 검증하고 싶었다. 그는 우선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의 운기체질 이론을 활용해 체질분류를 한 후 몸의 경락체계에다 자석을 붙임으로써 인체에 자기력을 불어넣는 방법을 사용했다.

    “자기의학의 첫 임상대상은 저 자신이었어요.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나자 신기하게도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했고 진물이 나던 피부가 진정되면서 통증도 가라앉았습니다. 참담한 병자로 칩거하며 지내야 했던 어두운 날들은 마침내 막을 내렸지요.

    두 번째 임상대상은 아내였습니다. 초겨울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요통으로 몸져눕던 아내에게 매달리다시피 자석을 붙여보자고 사정했지요. 불신과 의혹의 눈길을 보내던 아내는 마지못해 허락했어요. 그런데 자기력을 불어넣은 지 하루 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난 겁니다.”

    그 후 구 원장은 황제내경의 운기체질을 현대에 맞게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우리 몸의 좌우 체질 구분, 의학사 최초로 밝힌 중립장부론, 자기장을 형성하는 의료용 조절기 개발 등을 거쳐 본격적으로 환자 임상에 들어가게 됐다.

    자기의학의 탄생

    구 원장은 자기력이야말로 동양 체질의학 치료의 백미일 뿐만 아니라 서구 의학자들이 목말라하는 유전자 치료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우리 몸에 질병이 나타나는 것은 서구 의학적 개념으로 보자면 개인의 유전자에 이상이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이때 질병이라는 이상상태를 기록한 유전자의 기억코드를 지울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자기장을 부여하는 것이지요. 자석 특유의 원상회복력을 이용해 질병의 원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자석의 독특한 성질인 원상회복력은 일상에서도 쉽게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신용카드나 예금통장에는 보안유지를 위한 특별 정보가 입력돼 있다. 자기입자의 정상적인 배열을 바꾸어 비밀기능을 부여한 것이다. 그러나 이때 카드에 사용된 자기보다 센 자석을 가까이 대면 정보가 모두 지워져 보안기능을 잃게 된다. 특별하게 조합된 자기배열을 강한 자석이 원상복구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마찬가지로 자기의 원상회복력을 의학에 접목시키면 병적 이상을 기록한 유전자의 기억코드를 지우기 위해 각 개인의 체질에 따라 인체에 흐르는 경락을 통해 적절한 자기장을 부여한다. 이렇게 각 세포를 지배하는 장부와 경락에 정상 자장을 부여하면 세포내 유전자의 정보전달 체계를 정상화시켜 부조화된 장부를 조화롭게 바로잡아준다. 이것이 바로 자기요법으로, 특정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현대의학의 유전자 치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구 원장의 주장이다.

    구 원장은 자신의 의학이론을 객관화하고 과학화하기 위해 국내외적으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 대전대 및 경산대 부속 한방병원에서는 관절통, 근육통, 신경성 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한 결과 84%의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서울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팀에서 위장장애 만성피로 우울증 소화불량 등의 기능성 질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환자의 86%가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의 경우, 중국 쓰촨성 중의약연구원에서 말기암 통증, 요통, 편두통 등을 앓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에 적용한 결과 87%의 유효성이 인정됐고, 체질에 관계없이 통증 부위에 자석을 붙이는 대증방을 겸했을 경우에는 무려 97%에 이르는 호전 결과를 얻기도 했다. 이런 경이적인 결과가 나오자 1996년 쓰촨성 중의약연구원은 구 원장을 객좌교수로 위촉했다.

    또 구 원장은 베이징 중의약대학 부속병원에서 중국의 각 성(省)에서 선발한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서자기체질의학을 강의하기도 했다. 그해 10월에는 중국 허난성에서 개최된 ‘국제전통 생명과학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서구 대체의학의 본산인 독일에서도 구 원장의 치료법이 큰 관심을 모아 2000년 4월부터는 독일 의학자들에게 전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좀더 구체적인 교육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의사도 있다. 독일인 내과 의사 볼케 올레쉬 박사는 구 원장의 제자를 자청해 한국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교육을 받고 있다.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8년째 자기의학이론으로 독일인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그의 말을 들어보자.

    “자기의학을 임상에 적용해본 결과 일상적인 질병뿐 아니라 난치성 질환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나의 임상에 의하면 부인병, 생리·병리 체계에서 오는 고통, 대사장애로 인한 질환들, 혈관 순환계 질환, 고혈압, 면역결핍증 등 다양한 질환에 효과가 있었다.

    또 구 선생의 개인별 체질진단 요법을 통해 평소에 건강한 몸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자기의학이 예방의학으로서도 가치가 크다는 말이다.”

    자석으로 이상 유전자 원상회복

    구 원장의 운기체질 분류에 따른 자기치료법은 무엇보다 부작용이 없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락이 흐르는 손과 발에 자석으로 만든 ‘경락조절기’를 붙이는 것이 치료의 전부다. 말하자면 약물 부작용이 없는 비약물 요법이어서 인체 내에 부작용을 일으킬 염려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가정의학과 의사 박은숙 전 가톨릭의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구한서 원장의 자기요법은 침술처럼 자극을 주어 환자에게 고통을 주지도 않고, 약물 부작용도 없으며, 체질진단과 처방에 있어 어느 시술자라도 똑같이 적용해 같은 결과를 거둔다는 객관성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한 치료법이라고 생각한다.”

    의학계에서 어떤 이론을 과학적이라고 평가하려면 그 이론의 검증과정에 반드시 ‘반복’ 현상이 나타나야만 한다. 박 교수는 320여 명의 환자에게 자기의학을 시행한 결과 환자마다 일정한 효과와 반복현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구 원장의 의학이론이 지금까지의 의학적 치료를 일거에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물론 아니다. 당장의 통증 완화에는 환자 자신이 놀랄 정도로 빠른 속효성을 보이지만, 병의 근본원인인 오장육부의 허실을 바로잡는 데는 3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도 있다. 일부 성질 급한 환자는 뚜렷한 차도를 보이지 않는 데다 현대의학에서는 외면하는 분야라는 이유로 도중에 치료를 내팽개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저를 찾아오는 환자들은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니며 몇 년간 치료를 받고 온갖 건강요법을 다 해본 후 더 이상 손써볼 길 없게 된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병원에서 종양을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고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로 지친 말기 암환자의 경우는 통증을 줄여 마지막 생이라도 편안히 보내게 해주는 것밖에는 도리가 없습니다. 그럴 때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구 원장은 자기의학은 그 자체로 존재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획일적인 의학이 아니라 개개인 고유의 체질을 전제로 한 개인중심의 의학, 증상 중심의 의학이 아닌 원인 중심의 의학, 질병 중심의 의학이 아닌 인간 중심의 의학만이 우리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자신의 신념 때문이다.

    부작용은 없다

    요즘 들어 한서자기원을 찾아오는 환자들 가운데 암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도 구 원장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첨단이란 이름으로 하루가 다르게 의학이 발전하고 있다지만 암환자 같은 난치성 환자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이에 소비되는 경제적 비용도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암환자 치료를 위해 가족은 물론 국가 전체가 감수해야 하는 비용은 가히 천문학적 수치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제 치료법은 암환자든 감기환자든 똑같은 체질진단에 의해 똑같은 자기경락요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환자를 굳이 질환별로 구분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이젠 암환자만을 위한 특별한 환경과 요법을 고려해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희를 훌쩍 넘긴 노(老)의학자이지만 그의 눈에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는 비장한 결의가 어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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