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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수출’되는 간호사들

고액 연봉에 ‘의사급’ 대우 “한국 여성들, 어서오세요!”

  • 장옥경 자유기고가 writerjan@hanmail.net

다시 ‘수출’되는 간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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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련씨는 “한국에서 1년 정도 병원 근무를 하다가 퇴직해서 10년 동안 살림만 하던 주부 간호사가 미국에 와서 70만달러짜리 집을 사고 매년 15만달러를 저축하고 사는 경우도 봤다”고 말한다. 미국 간호사로 취업한 사람들의 20%가 한결 나은 삶을 위해서 한국을 떠났다면 80%는 자녀교육 때문이라고 한다.

“젊은 친구들은 몇 년 근무하고 너싱 학위를 딴 후 한국에 돌아가겠다는 생각으로 들어오는데, 도중에 마음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에서는 아동보건학, 가족학 등으로 세분되어 있어서 석사학위를 따면 간호사가 환자를 직접 볼 수 있어요. 간단한 처치는 간호사가 다 합니다. 당당한 전문직으로 인정받기에 개인의 유능함을 발휘할 기회가 많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의사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간호사를 의사의 보조자로 인식하고 있어 미국 생활을 경험한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아요.”

높은 처우, 유급 교육휴가

일례로 의사가 상처를 봉합하거나 생체검사를 할 때 간호사가 도와주려고 옆에 있으면 미국에서는 ‘왜?’ 하며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 시술을 마치면 의사는 자기가 쓴 모든 기구를 스스로 정리하고 돌아간다. 의사와 간호사의 연봉도 한국에서는 6~10배 차이 나지만 미국에서는 인턴, 레지던트 과정에 있는 의사의 연봉이 간호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간호사가 더 많다. 전문의가 되어도 간호사의 연봉과 2~3배밖에는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간호사에게 자기계발의 기회도 많이 주는 편입니다. 의무적인 코스의 경우 병원에서 비용을 지원해 자격증을 취득하게끔 돕고, 공부하는 기간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여 급료를 줍니다. 제가 일하는 응급실에서는 간호사가 14일 동안 응급실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수료해야 하는데, 그 기간에 900달러의 수강료와 급료를 받습니다. 이외에도 개인이 받고 싶은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면 1년에 6일 정도는 유급 교육휴가를 낼 수 있습니다.”



이런 혜택들 때문에 한국에서의 편리한 삶도 포기하고 간호사로서의 커리어를 살릴 수 있는 미국 생활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기혼녀의 경우 돈을 벌면서 아이들을 미국 학교에 보낼 수 있어 간호사 취업이 자녀의 유학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주권 취득이 쉬워 간호사 아내를 둔 남편들은 열심히 협력한다.

“‘삼팔선’ ‘사오정’으로 대변되듯 평생직장 신화가 무너지고 언제 구조조정을 당할지 모르는 불안한 위치다 보니 남편들이 간호사 아내의 미국행을 적극 후원하기도 합니다. 30대 남편들 중에 치기공학을 공부해서 아내와 함께 취업하는 예도 있습니다.”

떠오르는 노르웨이, 호주

꿈을 찾아 해외로 나가는 간호사에게 1순위 희망지역은 단연 미국. 그런데 영어를 두려워하거나 임상 자격에 미달될 경우 차선책으로 노르웨이나 사우디아라비아를 택하기도 한다. 연봉은 미국보다 낮지만, 상대적으로 취업이 쉽고, 부족한 생활영어를 익힐 수 있으며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미국으로 건너가기 위한 포석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지역을 목표로 출국하는 경우도 있다.

호주나 뉴질랜드는 시험제가 아니라 간호대학과정을 이수하면 면허가 나온다. 하지만 면허가 있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 간호사 면허증, 졸업증명서, 임상실습 내역서를 포함한 성적증명서와 경력증명서 및 영어 테스트(IELTS 7.0) 결과 등의 서류를 보내 심사에 통과해야 한다. 서류심사 통과 후 소정의 보충교육을 받으면 간호사로 취업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 간호사 취업이 온통 장밋빛만은 아닌 듯하다. 가장 큰 장벽은 영어. 한국 간호사들은 전문성이나 성실성 면에서 필리핀이나 인도 간호사를 능가하지만, 영어를 따라가지 못해 현지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한국에서 영어를 웬만큼 열심히 공부했다 해도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 진출 초기 1년 정도는 고생할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특히 가족이 함께 오는 경우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기까지 가족 구성원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다.

아내가 낯선 외국 병원 시스템과 스태프 및 환자들과의 의사소통 문제로 힘들다면, 남편은 한국에서의 화려한 경력을 묻어두고 새로 시작해야 하는 처지라서 힘들다. 자녀들 역시 외국 아이들과 함께하는 학교생활이 즐겁지만은 않다. 그래도 아내나 아이들은 근무환경이나 학교생활에 빠르게 적응해 안정을 찾아가는데, 별다른 준비 없이 떠나온 남편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이런 가족은 실업자 가장으로 인한 불화의 불씨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주부 간호사가 해외로 취업할 경우 남편이 이국땅에서 얼마나 제 몫을 해주느냐가 이민의 행·불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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