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포틀랜드 현지 취재

한국인 최초 美 NBA 리거 하승진

“샤킬 오닐도 두렵지 않다, 3년 후를 기대하라!”

  • 최성욱 스포츠 평론가 sungwook777@hotmail.com

한국인 최초 美 NBA 리거 하승진

3/5
포틀랜드의 동료 선수들이나 현지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의 하승진에 대한 평가도 비슷했다. 최근 들어 포틀랜드팀에서 가장 잘나가는 선수 중 한 명인 프리즈빌라를 붙잡고 얘기를 붙여봤다. 그는 “농구에선 덩치가 정말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하승진은 좋은 신체조건을 갖췄고, 발도 빨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하승진을 치켜세웠다. 하승진을 보는 현지 기자들의 시선에도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그들은 하승진이 포틀랜드의 미래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승진의 경기 내용에 대해서도 “19세라는 나이를 감안할 때 그 정도면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이번엔 하승진 본인에게 “언제쯤 NBA 정상급 선수가 될 것으로 목표를 잡고 있냐”고 물어봤다. 그는 3년을 꼽았다. “일단 구단과 3년 계약이 돼 있으니까(4년째는 구단 옵션) 3년차부터 뭔가 본격적으로 보여줄 계획”이라는 것.

하승진은 포틀랜드의 미래

결론적으로 말해 하승진의 성공 가능성은 무척 높다. 단, 3~4년 이상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이런 점에서는 NBA에 들어간 것이 무엇보다도 다행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기다릴 줄 알기 때문이다.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될 선수보다 3~5년 앞을 내다보고 선수를 뽑고 가르치는 곳이 바로 NBA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 팬들도 올해 하승진이 출전하는 게임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을 듯싶다. 그보다는 좀더 인내를 갖고 지켜보자.

포틀랜드 지역은 미국에서도 매우 조용한 곳이다. 범죄율도 다른 도시들에 비해 훨씬 낮다. 운전을 하다 보면 양보도 잘해준다. 길에서 만나면 누구나 “하이!” 하고 웃어줄 정도로 착한 사람들만 모여 사는 곳으로만 보인다. 트레일블레이저스 농구팀은 포틀랜드에 있는 유일한 프로스포츠 팀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성공한 프로 스포츠 선수는 청소년들의 우상이자 역할 모델(role model)이다. 그런데 그렇게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역할 모델이 되어야 할 포틀랜드 블레이저스 선수들이 최근 잇따라 마약 흡연과 범죄 등 각종 스캔들에 연루돼 점잖은 포틀랜드 팬들로부터 외면당해왔다. 오죽 말썽이 많았으면 사람들이 ‘트레일블레이저스(Trail Blazers, ‘서부 개척자’란 의미)’라는 팀 이름을 빗대 포틀랜드 ‘제일(Jail) 블레이저스’ 또는 ‘트러블(Trouble) 블레이저스’라고 비아냥대겠는가.

최근에만 해도 주전 스타팅 멤버인 자크 랜돌프, 스타더마이어가 대마초 사건에 연루된 바 있고, 지난해에는 오랫동안 지역 팬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라시드 윌리스가 “NBA가 젊은 흑인 선수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맹비난해 구설에 오른 뒤 결국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됐다. 뿐만 아니라 본지 웰스는 감독에 항명해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됐고, 최근엔 우즈라는 선수가 집에서 사설 개싸움을 시키고 개를 내다버리는 등 문제를 일으켜 결국 마이애미 히트로 트레이드됐다. 또 지난달에는 다리우스 마일스가 훈련 도중 감독에게 대들어 2게임 출장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점잖고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지역 팬들에게 하승진의 예의바른 태도는 그야말로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서고 있다. 하승진은 만나는 사람들에게마다 인사를 잘하는 데다 훈련에는 제일 먼저 나와 가장 많은 땀을 흘릴 뿐 아니라, 훈련을 빼먹는 일이 없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포틀랜드팀의 모범생 중 모범생인 것이다.

“하승진을 배워라”

이미 구단에서도 그의 성실한 생활자세와 예절바른 태도에 매료됐다. 지역신문 ‘오레고니언(Oregonian)’은 하승진의 예의바름을 칭찬하며 ‘다른 선수들도 이런 점을 배워야 한다’고 썼다. 존 내시 단장은 하승진을 “다른 사람을 존경할 줄 아는 선수”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하승진은 이에 대해 “아마 다른 한국 선수가 NBA에 오더라도 똑같이 모범생 소리를 들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에서 훈련이나 경기에 임할 때 감독, 코치에게 존경을 표하는 것은 기본이고, 정해진 훈련 시간에 맞춰 착실히 훈련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자신은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을 그대로 실천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간 많은 선수를 지켜본 필자가 보기에도 하승진은, 조금만 유명세를 탄다 싶으면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곧잘 다른 길로 빠지는 일부 비뚤어진 스타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승진의 NBA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는 미덕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성실한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프로 스포츠의 규모는 세계적이다. 선수의 연봉도 엄청나다. 가끔 유럽 축구에서 천문학적인 이적료나 연봉이 화제가 되곤 하지만 미국의 프로 스포츠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웬만큼 잘하는 선수다 싶으면 연봉 100억원대는 우습게 뛰어넘는다.

연봉에 관한 한 NBA는 결코 다른 종목에 뒤지지 않는다. 일단 다른 빅 스포츠 못지않게 인기도 높고 장사도 잘되는 데 비해 선수 숫자가 적어 그만큼 선수 개개인이 받는 연봉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5
최성욱 스포츠 평론가 sungwook777@hotmail.com
목록 닫기

한국인 최초 美 NBA 리거 하승진

댓글 창 닫기

2022/08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