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남자에게 보내는 일기 유미리 지음/송현아 옮김
일기는 한 개인의 소중한 삶의 기록이며 문학이다. 2001년 11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기록된 유미리의 일기는 어둡고 덮어버리고 싶은 사적인 일들마저 온전히 공개하고 그것을 긍정하려는 삶의 자세를 보여준다. 저자는 자신이 작가가 된 결정적 계기가 일기였다고 말한다. 작가가 되기 전 연극배우였던 그는 연출가인 히가시 유타카로부터 ‘배우보다는 작가에 더 재능이 있으니 일기를 써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후일 연인이 된 유타카에게 교환일기를 보내면서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유타카는 2000년 4월 식도암으로 사망하고 말지만 이후에도 유미리는 연인의 아들을 홀로 낳아 키우며 자신의 일상사를 소소히 써내려간다. 동아일보사/ 480쪽/ 1만1500원
당신의 물통은 얼마나 채워져 있습니까? 도널드 클리프턴, 톰 래스 지음/노규형 옮김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긍정’의 힘을 다룬 책. 두 저자는 수십년간 모은 갤럽 데이터들과 400만명의 인터뷰, 30개 분야 1만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자료들을 토대로 긍정적 상호작용이 개인의 인생은 물론 기업 생산성 증대와 대인관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고 있다. 특히 도널드 클리프턴이 제창한 ‘물통과 국자’ 이론이 이 책의 골자다. 우리는 모두 물통을 가지고 있는데, 물통에 물이 흘러넘칠 때 가장 행복하고 비어 있을 때 가장 불행하다. 또 국자도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국자로 타인의 물통에 물을 채울 수도, 퍼낼 수도 있다. 긍정적인 말이나 행동으로 타인의 물통에 물을 채우는 순간, 우리의 물통에도 물이 채워진다. 해냄출판사/ 양장 160쪽/ 9000원
중국을 변화시킨 거인, 장쩌민 로버트 로렌스 쿡 지음/박범수, 이윤성, 이섬민 옮김
일본의 침략,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 대약진 운동, 문화혁명, 톈안먼 사태, 그리고 최근의 놀라운 경제성장, 타이완과의 긴장관계, 미국과의 대립 등 격동적인 중국 현대사를, 저자는 장쩌민이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본다. 정보 통제에 철저한 중국 당국이 관례를 깨고 장쩌민 최측근 및 고위 관리들의 인터뷰를 허락하면서 저자는 접근 취재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했고, 또 헨리 키신저 등 중국정부와 가까운 서방 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심층 대담을 진행했다. 덕분에 이 책은 중국 고위 지도자의 복잡다단한 초상뿐 아니라 중국의 발전과정에 지속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친 갖가지 정책도 상세히 알려준다. 랜덤하우스중앙/ 양장 504쪽/ 2만3000원
교육학의 거장들(전2권) 한스 쇼이얼 외 지음/정영금 외 옮김
르네상스 이후 서구 교육학을 이끌어온 거장 43명의 삶과 교육이론을 담은 책. ‘교육학자’들 뿐만 아니라 교육에 관심을 가진 저명한 학자들의 교육론이 소개되어 있다. 1권에서는 에라스무스, 몽테뉴, 로크, 루소, 프뢰벨 등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의 거장 22명에 대해, 2권에서는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듀이, 몬테소리, 피아제 등 19세기 초부터 20세기 말까지의 거장 21명을 다룬다. 이 책은 교육학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훌륭한 입문서가, 일반인에게는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교육전문가에게는 교육학의 학술적인 경향을 파악하고 더 깊은 연구를 촉진하는 자료가 된다. 한길사/ 양장 1권 580쪽, 2권 612쪽/ 각권 2만5000원
맛이 통하면 마음도 통한다 박자경, 허시명 지음
음식과 여행, 추억이 어우러진 이 에세이의 주인공은 각 지방 제철 음식이고 조연은 ‘그와 그녀’다. 여행작가인 남편(허시명)과 소설가인 아내(박자경)는 계절별로 지방을 대표하는 음식이나 오랫동안 소리 없이 사람들과 함께 묵새긴 음식을 찾아 맛 사냥을 떠난다. 가끔은 어린 두 아들이 여행길 엑스트라로 참가한다. 여수 영취산 진달래 꽃구경에 넋을 잃었다가 금세 돌산 갓지(갓김치)에 군침을 흘린다. 방태산 계곡 맑은 물을 보면 탄력 있고 부드러운 송어회를 떠올리고, 단풍구경 대신 석쇠 위에서 양송이, 더덕 익는 모습에 취한다. 이처럼 ‘그와 그녀’는 맛에 취하고 풍경에 취하는 ‘길 위의 식사’를 감칠맛 나는 사진과 글로 남겼다. 동아일보사/ 288쪽/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