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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특집|‘독도 쇼크’는 계속된다!

독도, 냉정해야 지킨다

점유·관리 포기 않는 한 고유 영토, ‘실효적 지배 강화’ 요란 떨면 오히려 손해

  • 글: 김찬규 경희대 명예교수·국제법 duke36@hanmail.net

독도, 냉정해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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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냉정해야 지킨다

3월16일 오후 자유총연맹 회원 500여 명이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에 항의하며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국가가 영토를 포기하는 데도 같은 논리, 다시 말해 점유와 관리의 포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공도정책에는 이런 것이 전혀 없었다. 한국은 독도에 대한 영유 의사를 포기한 적이 없으며 그 관리를 포기한 적도 없다. 공도정책 실시 중에도 한국이 몇 년에 한 번씩 정기 순시했음은 당해 지역에 대한 지배권의 현실적 행사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이 독도에 대한 영유 의사를 포기한 것이 아님은 그 후 벌어진 여러 사실에 의해서도 입증되는 것이기에 공도정책은 문자 그대로 하나의 관리방식에 불과했던 것이다.

독도는 우리의 고유 영토이기에 그곳에서는 무주지 선점시 요구되는 실효적 지배는 필요치 않다. 독도에 대해 실효적 지배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독도가 우리의 고유 영토임을 부인하는 결과가 되며 엉뚱하게 그것은 무주지 선점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이게 된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과도 맞지 않으며,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한 우리 정부의 공식적 방침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독도는 어떻게 관리돼야 할까. 그것은 우리의 고유 영토이기에 다른 고유 영토처럼 관리하면 된다. 우리의 고유 영토인 한반도에 “현실적인 계속적이고도 평온한 국가 기능의 현시”는 필요치 않다. 우리의 고유 영토를 우리 필요에 따라 이용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독도 영유권을 보강해야 한다면서 유인도로 만들어야 한다느니 무슨 시설을 설치한다느니 하는 논의는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는 일이다.

현재 독도에는 독도 경비대가 주둔해 있고 우리 해군과 해경이 독도 영해를 수호하고 있으며 우리 공군이 독도 영공을 수호하고 있다. 독도에는 문화재보호법, 독도 등 도서 지역의 생태계 보전에 관한 특별법, 영해 및 접속수역법 등 우리나라 법령이 적용되고 있다. 독도에 대한 주권행사는 현재로서도 완벽하다. 이에 더하여 필요치도 않은 시설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혈세(血稅)를 낭비하자는 얘기밖엔 안 된다.

1952년 1월18일 우리나라가 국무원 고시 제14호로 ‘인접 해양에 대한 주권선언’을 하자 일본이 독도 영유권에 대해 시비를 걸어왔는데 그렇다면 이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이는 우리의 고유 영토에 대한 시비이므로 우리로서는 유엔 헌장 제53조 제1항 단서에서 말하는 구 적국의 ‘침략정책의 재현(renewal of aggressive policy)’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여겨진다. 전후 관계가 이러하므로 실효적 지배의 강화는 의미가 없다.



현상타파와 현상유지

국제재판엔 ‘결정적 기일(critical date)’에 관한 제도가 있다. 이것은 그 기일 이후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유권 분쟁시 당사국들이 명분 보강을 위해 시설구축 등 온갖 노력을 하게 마련인데, 국제재판에서는 일정한 시점을 정해 그 후에 일어난 일은 증거로 인정치 않는다. 이때 정해지는 일정한 시점이 바로 결정적 기일이다.

현 국제법상 국제재판에는 강제관할권이 인정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동의가 없는 한 독도에 관한 문제가 국제재판에 회부될 가능성은 전무하다. 그러나 만약 이 문제가 국제재판에 회부됐다고 가정할 때 필연적으로 결정적 기일에 관한 문제가 일어날 것이다.

독도 문제에 관한 결정적 기일에 대해서는 여러 기준이 있겠으나 어떠한 경우든 그것이 2005년 4월 현재의 시점 이전이 될 것임에 대해서는 이론(異論)이 있을 수 없다. 이것은 ‘실효적 지배의 강화’를 목적으로 독도에 여러 시설물을 설치해봐야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함을 의미한다. 여기서도 우리는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자는 구상이 얼마나 헛된 일인지를 목격하게 된다.

실효적 지배의 강화에 나서게 되면 항의 등 일본측의 대응조치가 있을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국제법상 ‘항의’는 시효의 진행을 중단하며 항의의 대상이 의도하는 바가 실현되지 못하게 하는 효과를 가진다. 이를 독도의 경우에 대입하면 우리가 실효적 지배의 강화를 위해 독도에 어떤 시설을 설치한다 하더라도 일본측의 항의가 있으면 우리가 목적하는 바가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이 독도문제를 일으켜서 얻을 수 있는 국익은 무슨 수를 쓰든 현상을 타파하는 데 있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 일본은 무력사용을 할 수 있을까. 현 국제법상 그것은 금지사항이다. 1982년 4월2일 아르헨티나는 포클랜드를 침공했다. 이때 아르헨티나는 영국이 불법적으로 점거해온 자국 영토를 되찾기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를 인정치 않았다. 오히려 불법적 무력행사라며 아르헨티나를 규탄했다.

영유권 분쟁이 무력사용을 통해 해결된 선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1974년 1월 중국이 시사군도(西沙群島·Paracel Islands)를 무력으로 점령한 것이 그 예다. 통킹만 부근에 있는 시사군도는 중국과 베트남간 영유권 분쟁이 있던 섬이었고, 당시 그 섬은 베트남이 실효적으로 점유하고 있었다. 중국이 무력으로 이 섬을 점령한 것은 베트남이 서방 석유회사들을 끌어들여 이 섬 주변 자원개발에 나섰을 뿐 아니라 이를 발판으로 난사군도(南沙群島·Spratly Islands)에 대한 권리까지 주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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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찬규 경희대 명예교수·국제법 duke3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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