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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CEO’ 초대석 ③

제약업계 ‘환경지킴이’ 이경하 중외제약 사장

“‘그린 프로젝트’가 기업 설립이념이자 성장전략”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사진: 김형우 기자

제약업계 ‘환경지킴이’ 이경하 중외제약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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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호르몬 없는 수액 용기, 물고기가 뛰놀 정도로 청정한 공장 하수, 업계 최고 수준의 오염 방지 시설, 법적 기준치보다 10배 더 엄격한 자체 오염물 관리 기준….
  • 중외제약의 환경보호는 남다르다. 중외제약은 생명존중과 친환경 마인드를 접목, 세계적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려 한다.
제약업계 ‘환경지킴이’ 이경하 중외제약 사장
지난 4월1일 만우절 서울 은평천사원. 장애우들 앞에 트로트계의 신데렐라 장윤정이 나타나 히트곡 ‘어머나’를 불렀다. 변진섭 등 인기 가수들과 SBS 오케스트라, 시각장애우 공연팀이 출연한 이날 행사는 ‘거짓말처럼 꿈이 이뤄지는 음악회’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장윤정은 장애우들의 소망을 듣고 이를 이뤄주는 이벤트를 연출했다. 이 행사는 중외제약이 매달 열고 있는 ‘찾아가는 음악회’의 하나였다. 중외제약은 SBS와 공동으로 전국의 병원, 사회복지단체를 방문해 이와 같은 자선음악회를 열고 있다. 관객의 호응은 늘 폭발적이다.

‘생명존중’의 휴머니즘은 중외제약의 창립이념. 이를 실천하는 사회봉사활동에서 어딘지 깔끔함과 세련미가 느껴진다. 이 회사 이경하(李炅河·42) 사장은 환경문제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생명존중의 경영이념을 ‘환경보호’로까지 확대해 실천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사람과 자연은 분리가 불가능한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란다.

4월11일 오전9시 서울 신대방동 중외제약 본사에서 이경하 사장을 만났다. 그는 나이보다 훨씬 더 젊고 건강해 보였다.

“저희 회사에 대해 잘 모르시죠?”

이 사장은 겸손하게 말문을 열었다. 먼저 회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이어졌다. 1945년 광복과 함께 설립돼 올해 60주년을 맞는 중외제약은 감기약 ‘화콜’과 빈혈치료제 ‘훼럼’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의약품 브랜드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 정도다. 주력 분야는 병원을 주 소비처로 하는 ‘치료의약품’ 분야라고 한다. 포도당 수액(링거액), 신장 투석 관류액을 국내 최초로 생산했으며, 이외에도 항암·항생제, 생명공학제품 등 국내 제약회사 중 가장 많은 치료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중외제약은 1976년 상장 이후 이번 주주총회까지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주주들에게 흑자배당을 해왔다. 많은 대기업이 경영난을 겪은 외환위기 사태 때도 흑자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엔 30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39억원이었다. 올해엔 매출 3400억원, 경상이익 260억원이 목표라고 한다. 임직원은 1126명이다.

3월 말 현재 중외제약의 주가는 2만4050원. 1년 전의 1만500원에 비해 2배 이상 뛰었다. 그런데도 애널리스트들은 “중외제약의 주식은 아직도 저평가돼 있다”고 말한다. 주가 급등에 흑자배당, 애널리스트들의 매수의견까지…. 중외제약 주주들은 요즘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스위스에서 제약산업 발전하는 이유

중외제약의 창업주인 고(故) 이기석 사장은 1975년 타계한 뒤 쌍용그룹 김성곤, 삼성그룹 이병철, 교보생명 신용호, 이남그룹 김향수 회장에 이어 1998년 한국경영사학회가 수여하는 다섯 번째 ‘창업대상’을 수상했다. 중외제약을 치료제 전문 메이커로 발돋움시키고 활발한 사회봉사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경하 사장은 현 이종호 회장의 장남이자 고 이기석 사장의 손자로 성균관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드레이크 대학 MBA과정을 마쳤으며 1986년 중외제약에 입사 후 영업·생산·개발 부문을 두루 거쳐 2001년 1월부터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수액 시장에서 중외제약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중이다. 이 회사는 연간 5500만개의 수액을 생산하고 있으며 60%에 이르는 국내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여나가는 추세다. 중외제약 수액제품은 일본, 베트남 등 세계 각지로도 수출되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수출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성공은 환경문제에 대한 남다른 배려에 기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수액사업에 뛰어들면서부터 환경문제에 애착을 갖게 됐다고 하던데, 수액사업과 환경문제는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생명을 다루는 제약산업은 업종 자체의 성격이 친환경적이어야 합니다. 자연환경이 쾌적한 스위스에 노바티스, 로슈, 비포사와 같은 세계적 제약회사가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수액이 없으면 맹장수술도 못합니다. 공기나 물과 같은 존재입니다.

또한 수액은 혈관에 직접 투여하는 약물이니만큼 제조과정에 더욱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중외제약은 1945년 창업 때부터 수액 등 치료의약품 중심으로 성장해왔으므로 다른 어떤 기업보다 생명과 환경을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형성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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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사진: 김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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