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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 인터뷰

눈으로 말하는 그 대니얼 헤니

“연애선수? 난 여자 마음 하나 못 잡는 약한 남자”

  •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눈으로 말하는 그 대니얼 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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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이 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나요.

“제가 어려서부터 운동을 워낙 좋아하고, 열심히 했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할 거라곤 생각지 못하셨을 거예요. 하지만 제가 진로를 바꾸겠다고 하자 좋아하시면서 용기를 북돋워주셨어요. 저는 부모님과 매우 친밀해요. 제가 처음 홍콩에 가서 3개월 만에 전화했을 때 엄마는 거의 쓰러질 지경이었어요. 패션모델은 이 나라 저 나라를 여행하고, 6개월 때론 9개월씩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게 가장 어려운 점인 것 같아요.”

-처음 한국에서 일하게 됐을 때의 기분이 남달랐을 듯한데요.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언젠가는 한국에도 가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머니가 태어난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궁금했거든요. 아시아에서 제일 먼저 가본 곳이 홍콩이었는데, 그때와 달리 한국에 왔을 때는 왠지 모르게 나와 잘 맞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도 제가 한국에서 일하는 것을 매우 감격스러워하시고, 매일 전화할 때마다 눈물을 흘리곤 하셨죠.”

사랑과 관계는 어려운 일



대니얼은 유명 디자이너의 패션쇼 무대에 서고, CF 활동을 하면서 틈틈이 뉴욕의 디나극단에서 연기 수업을 받았다.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여러 차례 공연도 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 캐스팅된 건 전지현과 함께 출연한 올림푸스 카메라 CF 촬영장에 들렀던 김선아의 매니저가 드라마 제작진에 다리를 놓은 덕분이다.

-인기를 실감하나요.

“며칠 전에 엄마와 쇼핑하러 백화점에 갔다가 전 층에 있는 사람이 다 온 것처럼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빠져나올 수가 없었어요. 부산에 갔을 때는 식당에 들어갔다 그냥 나온 적도 있어요. 사람들이 ‘아이 러브 유’를 외치며 사진을 찍으려고 모여들어서 식당이 금세 아수라장이 됐거든요. 더 있다가는 영업에 지장을 줄 것 같아 얼른 나와버렸어요.”

-어머니와 함께 인사동에 갔을 때도 대니얼은 차 안에 있고, 어머니 혼자 구경을 다니셨다죠. 인기가 대니얼을 불편하게 만드는군요.

“요즘은 찾는 분이 많아 하루도 쉴 날이 없어요. 쉬고 싶지만 절 좋아하고, 제가 한 일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저를 찾는 거니까 지금으로선 저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는 자체가 좀 이기적인 것 같아요. 지금의 인기와 사랑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죠.”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맡았던 의사 헨리 킴의 캐릭터가 참 멋져요. 실제로 연애할 때, 대니얼은 어떤 연인인가요.

“누구나 경험하겠지만 사랑과 관계라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사랑을 쏟아부었지만 그 사랑을 받아주지 않은 사람도 있고, 열정적으로 사랑했는데 떠나가버린 사람도 있어요. 그런 경험이 있어서 ‘내 이름은 김삼순’의 ‘헨리 킴’ 역할이 낯설지 않았어요. 연기를 할 때면 이 배역이 나의 어떤 점과 닮았나 따져보는데 헨리 킴은 닮은 점이 많았고, 그래서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대니얼은 7월26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펄벅재단 한국지부 주최로 열린 ‘혼혈아동 희망 나누기! 펄벅 여름캠프’에 참석해 혼혈아동 및 가족 100여 명을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어릴 적 혼혈아로 겪은 아픔을 털어놓으며 아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11세 때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는데 쉬크라는 학생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지금도 그 친구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동양인이란 이유로 저를 몹시 미워했기 때문이에요. 그 친구가 학교 담장 뒤에서 눈싸움을 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따라갔는데 다른 친구들과 함께 제 뒤통수를 때리고 발로 차는 거예요. 너무 심하게 맞아서 정신을 잃을 정도였죠. 깨어보니 왼손 손가락이 모두 부러져 있었어요.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간신히 일어났는데 친구들이 ‘다시 붙을래?’ 하고 묻더군요. ‘너희들은 참 불쌍한 사람들이다’ 하며 걸어 나왔어요.

지금은 (혼혈 아동들이) 이해 못할지 모르지만 혼혈이기 때문에 남들이 못하는 경험을 할 수 있고 그런 경험을 통해 배울 점이 반드시 있답니다. 저도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자신감을 얻기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무엇이든지 마음만 먹으면 다 이룰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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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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