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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기지사 출마 접은 이범관 전 고검장의 울분

“대표가 약속한 걸 특정 계파가 뒤집다니, 이게 공당입니까”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 사진·지재만 기자

경기지사 출마 접은 이범관 전 고검장의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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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표 일본 간 사이에 일부 계파가 ‘거사’
  • 다른 당도 아닌 한나라당이 공안검사라고 반대하다니…
  • 입당 차단 여의치 않자 “지지율 낮다”며 경선 참여 배제
  • 운동권 계열 파벌주의가 당 공조직 무력화
  • “출마 포기하면 다른 것 주겠다”고 회유
  • ‘정치검찰’ 행태, 예나 지금이나 비슷
  • 운동권에서 공안검사로의 드라마틱한 인생 반전
경기지사 출마 접은 이범관 전 고검장의 울분
“한마디로 어이가 없습니다. 외부에 문호를 개방한다고 할 땐 언제고, 막상 들어가자 경선(競選)에 참여하지 못하게 막는 거예요. 정치판이라는 게 이렇게 더러운 거구나,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한나라당 경기지사 출마 꿈을 접은 이범관(李範觀·63) 변호사는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가 난생 처음 뛰어든 정치판에서 겪은 수모는 상대를 주저앉히기 위해 비방과 음해를 서슴지 않는 한국 정치의 부정적인 면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계파 이해관계로 움직이는 구태의연한 기득권 정치”의 산물이었다.

지난 두 달간 그가 겪은 일을 요약하면 이렇다.

그는 경기도 출신 정치인들의 추천으로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 참여하기로 하고 한나라당에 입당원서를 냈다. 박근혜 대표의 내락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일부 당직자들의 반대로 경선 참여는커녕 입당마저 순탄치 않았다. 그 와중에 음해성 문건이 언론에 유포되기도 했다. 심지어 ‘경기지사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입당이 가능하다’는 모욕적인 제의까지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입당했지만 경선에 참여하지도 못한 채 출마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경선 후보군(群)에서 배제된 것이다.

경기도 여주가 고향인 이 변호사는 30년간 검찰에 몸담았다. 대검 공안과장, 서울지검 공안부장, 대검 공안부장을 역임한 공안통(通)이다. 국회 법사위 수석전문위원과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거치면서 정치권과 가깝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검찰 견제 발언을 정면 비판해 파문을 일으킨 그는 2004년 5월 광주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현재는 법률사무소 다솔 대표변호사.



지난 4월말 다솔 사무실에서 만난 그의 표정은 밝은 편이었다. 시간이 흐른 탓인지 경기지사 출마 좌절에 따른 울분이 어느 정도 가신 듯도 싶었다. 주관적인 어법보다는 객관적인 어법을 구사하려 애쓰며 대체로 차분한 어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듯 몇몇 대목에선 표정이 일그러지고 목소리도 높아졌다.

박근혜 대표, 경선 참여 보장

그는 담배를 꺼내 물면서 그간의 경과를 개략적으로 설명했다.

“영입 얘기가 처음 나온 건 지난해 12월이었어요. 이사철, 전용원, 목요상, 이해구 전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전·현직 당직자 1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경기지사 선거에 정치인이 아닌 사람을 도민후보로 내세우자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되던 사람들은 이규택 의원을 빼고는 모두 경기 출신이 아니었어요. 그런 점에서도 경기 출신인 제가 도민후보로 적합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그 후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 중 몇몇이 저를 만나 출마를 권유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런 조직도 기반도 없는 상태라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그의 경기지사 출마설은 올 2월 하순 일부 언론의 보도로 기정사실화됐다. 그는 3월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민주세력을 대표하는 한나라당이 정권을 창출하는 것이 바로 구국의 길임을 확신한다”며 한나라당 입당을 선언했다. 아울러 “내가 태어난 경기도와 도민을 위한 봉사와 헌신을 다짐한다”며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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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 사진·지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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