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 캠프의 분석을 종합하면 두 주자를 지지하는 의원이 각각 50명 안팎에 달한다. 이 전 시장 캠프의 경우 지역적으로는 이재오 이윤성 정두언 의원 등 수도권 출신과 권철현 안경률 의원 등 부산·경남 출신이 상대적으로 많다. 박형준 이성권 의원 등 소장파도 한 부분을 차지한다.
박 전 대표 캠프는 김무성 박종근 허태열 의원 등 영남지역 중진들과 유승민 최경환 유정복 의원 등 대표 재임 때 당직을 지내면서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주류를 이룬다. 또 고조흥 정희수 의원 등 박 전 대표 재임 시절 재보선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한 의원도 다수 포진해 있다.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박 전 대표와 끈끈한 인연을 맺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당연히 충성도가 높다. 그러다보니 다양성과 융통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전 시장 캠프는 이런 측면에서 박 전 대표 캠프보다 낫다. 그러나 이 전 시장과 의원들의 인연은 그리 깊어 보이지 않는다.
‘배신의 계절’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양 캠프를 시니컬하게 평가했다.
“이 전 시장 캠프에는 좀 약삭빠른 사람들이 모여 있다고 보면 된다. 반면 박 전 대표 캠프 구성 의원들은 대체로 속이 좁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6년 말, 박 전 대표는 의원 확보 면에서 6대 4 정도로 이 전 시장에 앞서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 전 시장이 역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박 전 대표에게 지난 겨울에서 올봄으로 이어지는 기간은 ‘배신의 계절’이었다. 이 전 시장과의 대중 지지도 격차가 좀체 좁혀지지 않자 박 전 대표를 떠나가는 의원들의 랠리가 이어졌다.
박 전 대표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2년3개월간 ‘여론지지율 1위 한나라당’을 만들어낸 주역이다. 그는 2004년 4월 총선 당시 탄핵 역풍으로 몰락의 위기에 처한 당을 맡아 천막당사 이주 및 전국을 누비는 강행군 유세를 벌인 끝에 127석의 의석을 거머쥐는 눈부신 성과를 이끌어냈다. 그러니 한나라당의 17대 의원은 모두 박 전 대표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4년 총선 당시 선대위에서 일했던 A씨의 말이다.
“총선 때 박 전 대표에게 빚을 지지 않은 후보가 어디 있겠나. 박 전 대표에게 제발 한 번만 와달라고 아우성을 치던 기억이 생생하다. 박 전 대표는 분 단위로 시간표를 짜 전국을 돌며 지원유세를 했다. 이재오, 홍준표 후보마저 박 전 대표에게 지지유세를 간곡히 요청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구원의 손길을 건넨 박 전 대표에게 의원들이 부채의식을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