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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부경대 혁신의 기수 박맹언 총장

“국제화 특성화 실용화 바탕으로 3개 이상 분야 세계 10위권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

  • 윤희각│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toto@donga.com│

부경대 혁신의 기수 박맹언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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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혁신의 기수 박맹언 총장

부경대 대연캠퍼스 전경.

부경대는 해양 수산 분야의 샘

▼ 대학평가, 취업률 등 대학을 괴롭히는 주변 여건이 만만치 않은 현실입니다.

“부경대보다 경쟁력 높은 대학이 우리나라에 많아요. 그런 대학이 연구 중심으로 향할 때 우리는 적극적인 실용화로 갈 겁니다. 지금의 한국 대학평가는 대학원 평가잖아요. 연구논문, SCI 논문, 연구비 지원 등에 따라 평가가 이뤄지는데 이럴 경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스텍은 우수 평가를 받게 돼 있습니다. 평가척도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고 대학에서 정상적인 학부 교육으로 기업인재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대학원 중심이 아닌 대학 중심으로 교육을 할 거예요.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기르기 위한 겁니다. 이게 바로 실용화죠. 우리 대학의 실용화 교육 비전에 대해 하나 말씀드릴게 있어요. 6월에 핀란드 오울루 대학에 다녀왔어요. 이 대학은 글로벌 기업인 노키아의 기술인력을 키우는 곳입니다. 노키아의 IT장비 개발회사인 지멘스네트워크는 2500명의 연구개발 인력 가운데 70%를 이 대학에서 공급받죠. 휴렛팩커드, 캐논 등 글로벌기업 연구소도 이 대학에 입주할 정도입니다. 우리도 오울루대의 모델을 용당캠퍼스에 적용할 겁니다. 대연캠퍼스는 교육기능을 담당하고 용당캠퍼스를 산학협력단지로 만들 거예요. 우선 내년 2학기부터 오울루대학과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대학원은 복수학위제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확실히 서비스하겠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 현 정부가 강조하는 ‘녹색성장’을 부경대가 일찌감치 선언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부경대는 해양·수산 분야 학문의 샘입니다. 이런 학문적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녹색성장 산업을 선택한 거죠. 부산 기장군 동백리에 6만6000㎡ 규모인 녹색성장 연구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곳이 우리나라 해양바이오에너지 연구와 산업화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바이오 에너지의 1세대가 곡류, 2세대가 나무라면 3세대는 해조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해조류 양식기술만 최고가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에탄올 제조 등 차세대 녹색성장 산업을 추진해나갈 수 있는 기술과 장비를 갖춘 셈이지요. 우리 대학이 녹색성장을 주도해야겠다는 생각은 교수 시절부터 항상 가지고 있던 겁니다.”



부경대 혁신의 기수 박맹언 총장

8월3일부터 12일까지 부경대에서 열린 제2회 한미학생회의에 참가한 두 나라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립대 혁신 문제가 화두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국립대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을 제쳐두고 ‘국립대 혁신’을 거론할 수 없을 거예요. 1996년 부경대로 통합한 뒤 정원을 무려 1576명이나 줄였으니까요. 웬만한 단과대학 하나를 없앤 거나 다름없습니다. 다른 국·공·사립대가 어떻게든 정원을 늘리려고 할 때 우리는 선택과 집중을 지향한 겁니다. 솔직히 학생 정원이 곧 대학 재정입니다. 등록금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따지고 보면 돈줄을 과감히 버린 거예요.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혁신의 첫 단계는 다이어트라는 점입니다. 조직을 줄였더니 특성화에 따라 교육의 질과 연구력이 향상됐고 행정지원 시스템도 효율적으로 처리됐습니다.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더라고요.

교수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혹독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몇 년째 같은 강의노트로 수업하는 분도 계세요. 좋은 강의는 강의계획서가 하루 단위로 돼 있습니다. 교수님들은 학생에게 좋은 강의를 해야 할 책임이 있어요. 두루뭉술하게 하루하루 강의를 때우는 일이 없도록 할 작정입니다. ‘교수 하기 힘들다’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교수가 편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대신 노력하는 교수님들에게 인센티브가 돌아갈 겁니다. 지난해 연말에 성과급의 격차를 최대 2000만원까지 벌렸습니다. 그리고 성과급 총지급액을 지난해 23억원에서 38억원으로 늘려 격차를 더 벌릴 거예요. 뛰어난 교수님께는 그만큼의 대가가 돌아갈 겁니다.”

새로운 국립대 경영모델 만들 계획

▼ 대외부총장 신설과 발전기금 1000억원 조성 공약은 대학재정 확보 때문이겠죠?

“학교 재정을 튼튼히 하기 위해 동문들에게 기대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사업이 될 만한 건 뭐든지 추진하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닙니다. 앞서 잠시 설명했듯이 대외부총장을 둔 이유입니다. 대외부총장은 등록금 이외의 재정을 총괄해 자금의 흐름을 관리하거나 건물을 지어 부동산 임대수입을 올리는 일도 합니다. 철저하게 기업방식으로 운영할 겁니다. BTO(민간투자방식) 사업이나 부경 지주회사, 특성화 산업단지 등도 추진할 거예요.

현재 부경대 전체 연간 예산 가운데 40%를 국가가 지원합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정부가 국립대에 지속적으로 예산을 지원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국고 이외의 분야에서 대학 스스로 재원을 발굴해 교육과 연구비를 지원해야 할 때가 왔어요. 캠퍼스가 부산 알짜배기 땅에 위치해 있는데다 아직 비어있는 공간이 많아요. 대연캠퍼스와 용당캠퍼스의 자투리 공간을 이용해서 국제교육평화타운 등 문화와 상업시설을 갖춘 공간을 마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까지 국립대가 하지 못한 새로운 사업과 부가가치를 낳는 새로운 국립대 경영 모델을 만들 작정입니다.”

▼ 임기가 3년이나 남았습니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부경대의 전신인 부산공대는 ‘공업 입국’을, 부산수산대는 ‘수산 입국’을 이끌어왔습니다. 그만큼 프라이드가 강한 대학이에요. 그 프라이드를 계속 살려나갈 자신이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국제화, 특성화, 실용화를 바탕으로 부경대의 역량을 집중시켜 최소 3개 이상 분야에서 세계 10위권 수준으로 끌어올릴 겁니다. 안주하고 머무르는 대학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대학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지방화시대에는 지방 국립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국립대는 지역사회와 국가와 더불어 가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죠.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국립 부경대에서 젊은 인재들이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겠습니다.”

●박맹언 총장은?

1953년 부산 출생. 동래고와 고려대 지질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8월 부경대 4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1984년 부경대 환경지질학과 교수를 시작으로 남극학술연구단 초청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소 위촉연구원, IBRD 교육차관 과학기술 교육분야 자문위원, 한국과학재단 전문분과위원, 부경대 해양탐구교육원장, 부경대 환경해양대학장 등을 지냈다.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장, 중국 장춘 동북아지학연구센터 학술위원, 원자력포럼 공동대표, 텔레메트릭스 기술연구조합 이사장, 해양산업발전협의회 공동이사장을 맡는 등 대외 활동도 활발하다.

BK21 지구환경시스템사업단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4월 키르기스스탄 금광 탐사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돌이 형성되는 역사와 돌의 신비로운 특성 등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박맹언 교수의 돌 이야기’가 있다.

●국립 부경대(釜慶大)는?

1924년 출발한 부산공업대와 1941년 개교한 부산수산대가 1996년 통합해 설립된 부산지역 국립대학이다. 부산 남구 대연동 대연캠퍼스(34만9881㎡)와 인근 용당동 용당캠퍼스(30만7823㎡)로 이뤄져 있다. 인문사회대, 자연대, 경영대, 공대, 수산대, 환경해양대 등 6개 단과대학과 일반대학원 및 특수대학원 4개가 있다. 학생수는 2만8000여 명이며 교수 600여 명이 재직하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김광섭 참존화장품 회장, 곽결호 전 환경부 장관, 조갑제 조갑제닷컴대표,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이상조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회장 등이 동문이다. 전체 동문 수가 10만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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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각│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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