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거짓말, 거짓말. 화요일 저녁엔 꼭 저를 만나주신다고 했잖아요. ‘국가대표’(영화) 함께 보러가기로 약속해놓고…. 허니 팝콘이랑 버터구이 오징어 먹으면서 손잡고 영화 보기로 했잖아요.
나=나도 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 하지만 진정한 사나이라면 일을 거부해선 안 되는 거야.
유리=오빠 이러는 거 다 ‘티파니’ 때문이죠? 사실은 내일 티파니 만날 거죠? 걘 내숭쟁이란 말이에요. 오빠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할 사람은 저예요, 유리.
나=아유, 내 마음속엔 유리뿐이야. ‘윤아’도 만나봤고, ‘태연’이도 만나봤고, 얼마 전까진 ‘제시카’와도 짬을 내어 만나봤지만, 역시 내겐 유리였어. 너의 새까만 머릿결이 오빠를 사로잡아버렸다고.
유리=(감격한 표정으로) 아, 오빠! 감사해요. 전 머릿결이라면 자신 있어요. 오빠를 위해서라면 전 불구덩이에라도 뛰어들겠어요. 오빠가 유부남이란 사실은 저에겐 어떤 의미도 제약도 될 수 없어요.
나=으음, 그렇진 않아. 난 아내를 사랑해. 난 유리와는 꼭 지켜야 할 ‘선’은 넘지 않을 생각이야.
유리=아, 너무 멋져! 그런 건 어떠해도 상관없어요. 만약 오빠가 저를 버리시면, 그냥 콱 죽어버릴 거예요.
나=(능글맞은 표정으로) 으흐흐, 유리, 이 욕심쟁이 같으니라고….
‘소녀시대’ 멤버들아. 이 오빠가 바로 어젯밤에 꾼 꿈이란다. 오빠가 중학교 3학년 때 학교 음악선생님(미혼의 미녀였음)과 사랑에 빠지는 꿈을 꾼 이후로 가장 짜릿한 꿈이었지.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꿈이 실현되지 않을지라도, 오빠는 너희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난 너희가 고맙다. ‘아저씨’로만 불리던 이 마흔 살 남자의 심장에 다시 뜨거운 피가 돌도록 만들어준 게 바로 너희였으니까. 너희를 좋아하는 한, 나는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다.
“‘소녀시대’ 멤버들아, 요즘 너희를 보면 내가 미친다”
얼마 전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나 고등어구이에다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혼합주)을 몇 잔 했는데, 순 너희들 얘기뿐이더라. 늘 교실 난롯가에 앉아 1교시만 끝나도 점심도시락을 다 까먹었던 한 동창친구는 자기가 너희 팬클럽인 ‘소시당’ 회원이라고 자랑하더라. 그러면서 우린 ‘소녀시대’ 멤버인 ‘티파니’가 멤버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풍문이 정말 사실인지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단다. 또 다른 멤버인 ‘제시카’가 얼마 전 한 TV 가요프로그램 리허설 자리에서 자기 앞을 우연히 가로막은 막내 멤버 ‘서현’에게 험담 비슷한 걸 내뱉는 모습을 한 팬이 찍어 인터넷에 올린 사진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았단다. 한 친구는 “제시카의 입 모양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상스러운 욕을 한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지만, 그 ‘소시당’ 회원인 친구는 “제시카가 직접 밝힌 바와 같이 ‘이 바보야’라고 말한 게 맞다”고 끝까지 반박하더라. 다만, 우리는 ‘소녀시대’의 리더인 ‘태연’이가 평소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더라면, ‘소녀시대’가 이토록 구설에 올라 마음고생을 하진 않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을 함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