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호

공정(公正)여행 이끄는 사람들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 공정여행을 떠나세요”

  • 이혜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behappy@donga.com│

    입력2009-09-09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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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과 시간을 마련해 우리는 떠난다. 그러나 대부분은 버튼 누르면 절로 나오는 자판기 캔 커피처럼 단조로운 여행을 하고 돌아온다. 누구나 아는 루트를 걷는 게 지루하다면 새롭게 뜨는 여행을 해보는 건 어떨까. 공정여행의 흐름을 이끄는 여행가들을 만나 길을 물었다.
    공정(公正)여행 이끄는 사람들
    그토록 많은 여행자들이 발리로, 보라카이로, 몰디브로 여행을 떠나건만, 왜 여전히 여행지에서 만나는 현지 사람들은 가난한 것일까? 우리가 여행을 하며 쓰는 그 어마어마한 돈들은 모두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그 물음을 가지고 길을 떠나자 세상은 여행의 그늘을 너무 선명하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희망을 여행하라’ 중에서

    ▼ 여행의 그늘이란 게 뭘까요?

    이혜영 제 얘기부터 할게요. 저는 한국에도 갈 데가 많은데 왜 달러를 쓰러 나가느냐는 주의였는데, 관계로부터 자유롭고 싶어서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갔어요. 그러다 네팔에서 코끼리 트레킹을 했는데 코끼리가 움직이질 않는다고 조련사가 갈고리로 코끼리 머리를 내리찍더라고요, 피도 나고 그러는데 조련사는 이렇게 해야 얘네들이 자극받는다는 건데, 이걸 보니 여행이 즐겁지가 않았어요. 안나푸르나 트레킹할 때도 그랬죠. 포터를 고용했는데, 사람이 할 일이 아니더라고요. 등산화 신은 내가 슬리퍼 차림인 사람에게 그 무거운 짐을 지우니…. 한국 사람들은 백숙 해먹는다고 압력밥솥도 (포터들에게) 이고 가게 하던데, 사람한테 40,50㎏씩 짐을 지고 그 높은 산을 오르게 하고 3,4달러 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김현아 인도 파키스탄 지식인들은 벌채를 하지 말자고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할 수밖에 없고. 나이로비에서 몸바타로 가는 기차에서 나는 편히 침대차로 가는데 서서 밤새우는 사람을 보는건…. 기쁨과 불편이란 두 감정을 느끼는 건 여행자의 운명이었습니다. 난민촌을 보면서 나는 충만한데 이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보니 불편하죠. 유럽에 가면 안 그런데 아시아나 아프리카를 가면 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아시아나 아프리카, 남미를 여행할 때 여행에서 쓰는 돈 중 70~85%는 외국인 소유 호텔이나 관광 관련 회사들에 의해 회사로 빠져나가고 현지의 공동체에 돌아가는 것은 단지 1~2%뿐이다. 패키지 여행이라면 현지에 남는 돈은 더욱 작아진다.- ‘투어리즘컨선(Tourism Concern) 보고서’ 중에서



    ▼ 패키지여행을 다녀오셨어요?

    권혁란 저는 패키지여행 마니아였어요. 7,8년 동안 전업주부로 있다 나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이프(여성 전문잡지)에서 일했는데, 틈틈이 다녔죠. 그전에는 여행이라고 해봐야 시부모님 모시고 가는 건데 그게 어디 여행인가요? 밥해대느라 바쁜데…. 여행에 갈급해 하던 저는 1박3일 도깨비여행이든 9박10일 단체여행이든 다녔어요. 처음에는 너무 좋았죠. 새로운 거 많이 보고, 그런데 루트를 따라가보니까 조금씩 불편한 게 느껴지더라고요. 어린애들 손목 잡고 올라가는 한국 남자 보는 것도 그랬고, 그 여리디여린 손으로 발을 주무르는 데 참….

    최정규 마사지 같은 건 패키지 상품에서 빠질 수가 없어요. 여행사가 손해 보지 않기 위해서 그러는 거예요. 사실상 패키지 요금을 보면 비정상적일 정도로 싸거든요. 그렇다면 누군가 손해를 보고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여행사는 그 손해를 없애기 위해 별거 다 해요. 여행사에서 5년 일하고 그 뒤로 5년간은 여행 작가로 일한 저니까 누구보다 그 생리를 잘 압니다. 100만원짜리 상품이라고 해도 가이드 팁 15만원, 필수 옵션 몇 개 더하면 150만원 금방 되죠. 그런데 사람들은 그 생각 안 하고 패키지가 싸다고만 생각해요. 여행사가 관광객 스케줄에 관광코스를 넣고, 마사지 옵션을 넣어 커미션을 받는데도 말이죠. 그러니까 그렇게 산 물건들이 현지 것보다 비싼 거예요. 게다가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면 외지인들에게만 좋은 일 시키는 겁니다. 음식 중 70%는 한국인 식당에서 한국음식 먹고, 해외자본이 운영하는 3성급 이상의 호텔에서 자고…. 현지인한테 돌아가는 수익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해요. 수익구조 분석하면 현지인에게 10%도 안 돌아갈 거예요. 현지인들 좋고, 가는 우리들도 좋은 여행을 만들고 싶은 것도 그래섭니다.

    대학시절에 후배 1명 데리고 보길도에 간 적이 있는데, 한참을 걷다 우연히 할머니 할아버지와 대화를 하게 됐어요. 이것저것 얘기하다 자식 얘기 옛날 얘기하면서 서로 울었어요. 마침 그분들이 민박을 하신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엄청 미안해하시면서 하루에 2만원을 달라 하시더라고요. 그 많은 사람이 머무는데, 엄청 싼 거죠. 그런데도 끼니때마다 반찬이랑 챙겨주시고, 더 못 줘 미안해하시고…. 그래서 떠나면서 도리어 돈 모아서 고기 사드리고 왔어요. 그런 사람 사이의 정을 느끼는 거, 그게 여행이죠. - 최정규

    공정(公正)여행 이끄는 사람들

    티베트 시각장애인 학생들과 거리를 걸으며.

    ▼ 맞아요, 그런 게 여행이에요. 선생님은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으셨나요?

    김현아 여행을 하고 나서 ‘나와 우리’라는 NGO에 들어가 관계 맺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베트남전이 벌어진 곳에 한국인으로 처음 들어가 상처 받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 경험을 책으로도 썼고요. 그러곤 그 느낌을 공유하고 싶어, 여행이란 키워드로 세상을 배우는 대안학교, 로드스꼴라를 이끌고 있습니다. 여행이 직업을 만들어준 셈이죠.

    이혜영 저도 그래요. 직장도 바꿨고 꿈도 생겼어요. 책을 보곤 주인공인 타쉬가 보고 싶어 무작정 티베트로 갔죠. 유목생활 하던 눈먼 소년이 헤매고 헤매다 학교에 왔다는 얘기였는데, 그냥 그 아이를 만나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번역 출판한 한국 출판사 쪽에 물어봤는데 모르더라고요. 그런데 가보니 거짓말처럼 그 소년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한 달간 그 눈먼 아이들과 머물면서, 남 의식하지 않고 자기 길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아름답다는 걸 알게 됐죠. 그러곤 한국에 와서 이매진피스란 평화단체 활동을 하면서 타쉬 친구들을 위해 소리놀이터 만들어주러 다시 갔어요. 그 뒤로는 분쟁지역에 있는 아이들에게 평화도서관 만들어주는 일도 했고요. 대단히 크게 한 건 아니고, 출판사 쪽에서 책을 기증받아 판 돈으로 책을 사 보내줬지요. 그래도 작은 선물을 그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어 기쁩니다. 녹색평론에 있다 소나무 출판사로 옮긴 것도 이맘때네요.

    권혁란 저 같은 경우엔 여행 다니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어요. 이프 기자로 일하면서 여성들을 위한 치유여행을 기획했는데, 서로 많이 다독이게 된 것 같아요. 허난설헌 생가 가서 그 사람 인생을 듣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뭐, 저도 맵이란 곳에 들어와 여행기획자라는 직업을 얻었네요. 서명숙 선배가 하는 제주올레길 걸으면서 여행하는 사람도 살리고, 여행길에 사는 사람도 살리려면 도보 여행이 좋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필리핀 카뷰야라는 지역에 가서 홈스테이를 한 적이 있는데, 아버지와 아들은 먹지 않고 보고만 있더라고요. 한국에 와서 사진과 엽서와 학용품을 보냈더니 ‘감사하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을 후원해주면 좋겠다’는 편지를 받았는데 선뜻 대답을 못하겠더라고요. 에티오피아 아이에게 돈 보내는 것도 벅찬데…. 그런데 자꾸 마음에 걸렸어요. 돈만 주는 게 아니라 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 공정여행을 생각하게 됐어요.-서윤미

    ▼ 공정여행이란 게 뭔가요?

    이혜영 외국에는 1989년부터 책임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돼, 이미 시장이 형성돼 있어요. 저희가 지은 책에선 ‘여행하는 이와 여행자를 맞이하는 이가 서로를 존중하고 성장하는 여행, 소비가 아닌 만남과 관계의 여행, 우리가 여행에서 쓰는 돈이 그 지역과 공동체의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여행, 우리의 여행을 통해 숲이 지켜지고, 사라져가는 동물들이 살아나는 여행’을 공정여행이라고 정의했어요. 저희도 책임이란 단어를 쓰려고 했는데, 오리엔탈리즘이나 우월감이 느껴져 이 단어를 쓰기로 했죠. 공정무역하고도 이미지가 이어지고요. 이런 여행이 선진국에만 있는 건 아녜요. 네팔에는 현지인들을 위해서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책임여행 운동하는 식자층이 있어요.

    서윤미 저희 단체는 그야말로 아시아와 아시아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필리핀에 먼저 만들고 이제 한국에 만들었는데, 시민단체 사람들에게 연수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필리핀에서 1000여 명이 한국에 왔다 갔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공정여행이란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요, 시민단체 사람들만 왕래하는 것보다 일반인이 왕래하면 서로 이해하는 데 더 좋을 것 같아서 7월14일에 주식회사 착한여행을 열었습니다. 이게 제 명함이에요.

    김경 우리는 외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을 감시하는 시민단체예요. 바람직한 기업상을 만들기 위한 단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근로자들이 유독 성추행 문제를 많이 일으킨다는 것,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지적하고 이슈화시켜 해결하죠. 우리나라 사람은 졸부근성이 있는 건지 후진국에 가면 더 그렇게 행동해요. 그래서 세계시민의 연대감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시민을 만나는 여행을 기획하게 됐어요. 마침 최정규씨도 도와주신다고 했고요.

    최정규 아시아인권투어 다녀오면서 마음을 굳혔어요.

    ▼ 자, 그럼 공정여행을 주도하시는 여러분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소개해주세요.

    이혜영 저희는 어떤 여행 상품을 만드는 게 아니고, 공정여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듭니다. 얼마 전 ‘희망을 여행하라’는 책을 펴낸 것도, 2007년부터 공정여행축제를 연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사실 남들 여행 얘기 잘 안 듣잖아요. 그래서 여행 경험을 나누는 장을 마련해서,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되는 여행이란 게 뭔지 같이 고민해봤어요. 네이버 카페에서 모인 여행자 32명이 각자 친구들 데리고 와서 진행했는데 그 뒤로는 여행 인문학, 평화교육 이런 거 함께 배우고 있어요. 지금은 희망의 지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그야말로 공정여행의 발자취를 엮어 지도로 옮기자는 거예요. 한 커플이 이미 그 지도를 만들기 위해 여행을 간 상태고요. 한국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동네를 공정하게 여행하는 법을 공유하고 있는데 저희 네이버 카페에 한번 들어오세요.

    김현아 저희도 국내 다녀왔는데요. 전북 진안에 가서 3주 동안 아이들과 머물면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말씀 나누고, 여행코스 짜고, 여행서 작성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권혁란 저희는 국내와 해외를 연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어요. ‘내 친구의 외가집은 산호세’라는 수학여행인데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필리핀으로 가는 거죠. 한국에 시집와 10년 동안 필리핀 고향 산호세에 가보지 못한 엄마들을 보고 기획한 거예요.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소개받았는데, 마침 그 지역에 있는 필리핀 엄마들이 다 산호세 출신이더라고요. 그래서 필리핀 교육부, 시민단체와 협의도 마치고 자금도 마련했는데, 그만 못 가게 됐어요. 신종플루 때문에 무산된 거죠. 주눅 든 아이한테 기 살려주고 했는데…. 어떻게 해서든 11월 전에는 가보려고 추진 중이에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수학여행, 상상만 해도 즐거워지지 않아요?

    물론 국내여행도 하고 있어요. 15일에 설악산 대청봉이 바로 보이는 곰배령에 들꽃여행을 가는데, 들꽃 보고 전기 없는 곳에 가서 밥 한번 해먹고 오자는 거예요. 외지인이 지은 펜션이 아니라 지역사람이 사는 데 묵으면 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거 아니겠어요?

    공정(公正)여행 이끄는 사람들

    여행가들은 여행 출발 전에 ‘코끼리 학대’를 검색해보라고 권했다.

    최정규 저도 그런 오지 여행 좋아해요. 그래서 꼭 물어물어 사람들이 가지 않는 곳에 가봐요. 경치도 좋고, 사람도 순수하니까요. 중국 윈난(雲南)성 소수민족이 사는 데 들어가서 노고호라는 호수를 발견했는데, 참 아름답더라고요. 그래서 거기 네 번째 들렀을 때 마을 청년들이랑 얘기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여기에 여행 오면 어떻겠느냐 물었죠. 밥 먹고, 뱃놀이 하고, 오리 잡으면서 서로에게 추억을 만들자는 건데 반응이 좋았어요. 먹을 만큼만 잡는 그 사람들한테 배울 점도 많았고요. 그래서 여기 가는 패키지 상품을 만들었는데, 신청자가 많아도 피해 안 끼치는 규모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서윤미 저희는 그래서 여행 규모를 25명으로 제한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메콩강 유역을 따라가는 여행을 했는데, 쇼핑은 공정무역숍이나 재래시장, 현지 NGO가 운영하는 곳에서 하고, 민박도 하지만 공정여행이 극기훈련은 아니기 때문에 현지인의 호텔에서도 묵죠. 한 끼에 보통 3달러인데 우리가 이용하는 데는 아동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식당이라 9달러 정도로 조금 비싸긴 하죠. 잘 알던 시민단체가 많으니 방문하기도 하고요. 앙코르와트 보고 앙코르와트 복원단체에 가서 강의 듣고 토론하는데, 느끼는 게 꽤 있습니다. 또 한국에서는 국내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에코투어가이드 20명을 양성하고 있어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아시아와 아시아를 연결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는 일이죠.

    ▼ 공정여행이란 여행패키지 상품은 누가 이용하나요?

    서윤미 가족들, 은퇴한 부부, 시민단체 활동가, 작가들이 옵니다. 정신과 의사, 대학교수님도 오시고요. 그 층이 정말 다양합니다. 그렇지만 엄마들이 자기 아이를 돌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배려심 많은 사람들’이 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죠.

    ▼ 국제민주연대 공정여행 설명회에 오신 분들 보니 나이도 직업도 다양한 것 같던데요.

    김경 네, 그래서 타깃을 어디로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혀요.(웃음)

    ▼ 여행비용은 일반 패키지 상품에 비해 어떤가요? 더 쌀 것 같긴 한데.

    최정규 일반 패키지 요금이 워낙 싸기 때문에, 우리는 그에 비하면 비싼 편입니다. 그렇지만 패키지 요금에 옵션비 가이드비를 포함시키면 거기도 우리와 비슷합니다. 우리는 이용하는 데 정당한 대가를 주려고 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드는 편이죠. 대신 쇼핑은 싸게 할 수 있습니다. 보이차 하나에 보통 10만원 하는데 윈난성에 들어가 현지인에게 사면 1만원 정도면 되니까요.

    ▼ 그래도 상품인데, 이왕 하시는 거 수익은 내야죠. 어떻습니까.

    김경 아직까지는 그러질 못해요. 답사비 겨우 드리고 있죠. 여행 작가님께 돈을 한번도 드리지 못했어요. 다만 여행 다녀오신 분들 중에 우리 단체를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하나 둘 생긴다는 점이 좋더라고요.

    서윤미 저희도 그렇죠. 수익을 내자고 만든 것도 아닌데요. 다만 여행비의 극히 일부를 탄소상쇄기금에 의무적으로 내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어요.

    ▼ 갔다오신 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이혜영 저희는 책이 많이 팔려요.(웃음)

    최정규 표정 밝은 소수민족의 강인한 생활력을 보고 와서 그런지, 밤에 술 한잔씩 하면서 얘기 나눠 그런지 대부분 표정이 밝아져 오십니다. 저희는 가이드가 아니라 통역만 있는데, 그때 중국에서 통역해준 친구가 한국 온다니까 여행 갔던 분들 대부분이 전국 각지에서 모이셨더라고요. 다녀온 사람들끼리 인터넷에 카페를 만들고, 뭔가를 공유하려고 하는데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아요. 책도 준비 중이고요. 인터넷에 윈난 공정여행만 쳐봐도 딱 뜰 겁니다. 카페 활동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활발해요.

    서윤미 평가하기가 조심스럽네요. 골프관광에 익숙하신 분들은 지역사람들하고 얘기 나누는 게 피곤한 일일 수도 있으니까요. 어떤 분들은 기대보다 편했다고 하시는데, 기본적으로 여행은 편해야 하기 때문에 스케줄을 힘들게 짜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입던 옷을 그냥 주는 분들도 계신데, 그건 우리가 추구하는 공정여행의 콘셉트가 아니에요. 얘기를 먼저 하셔야죠. 캄보디아 아동센터 가서 운동회하고 축제 가고, 탁발수행하고, 소수민족 사는 프로그램 가고… 그래서 그런지 적극적으로 변하신 것 같기도 해요. 1기생들이 2기생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이런 내용은 좋았는데, 이런 건 좀 더 주의하면 좋겠다는 내용의 엽서를 쓰셨는데, 이런 건 생각지도 못했어요.

    ▼ 어떻게 여행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김현아 책임여행, 공정여행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해요. 여행에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느끼느냐가 중요하지 그 단어에 너무 신경 쓰면 정작 중요한 걸 못 느낄 수 있어요. 여행에서 중요한 건 누군가를 만나는 겁니다. 관계 맺기를 해서 스스로에게 맞는 공정여행을 만드는 게 중요해요. 자신이 하는 행동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답이 나올 거예요.

    (기자는 이들을 8월 초순 개인별로 만났지만, 기사 구성상 대화 형식을 빌렸다.)

    김경_국제민주연대 활동가·공정여행 담당

    최정규_여행작가·국제민주연대 공정여행 기획자

    김현아_여행협동조합 맵 ‘로드스꼴라’ 대표교사

    권혁란_여행협동조합 맵 여행기획자

    서윤미_아시아연대시민단체 아시안브릿지 활동가·(주)착한여행 이사

    이혜영_평화단체 이매진피스 피스에디터·소나무 출판사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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