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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 ‘공격형헬기 도입사업’대통령 졸속보고

부실한 조사로 강행된 해외도입 결정… 비용도 시기도 ‘엉터리’

  • 김종대│ D&D Focus 편집장 jdkim2010@naver.com│

방위사업청, ‘공격형헬기 도입사업’대통령 졸속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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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 ‘공격형헬기 도입사업’대통령 졸속보고

최초의 국산 기동헬기인 ‘수리온’ 1호기 출고기념식이 7월31일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열렸다. 기념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이 축사를 하고 있다.

비용은 폭증, 도입 시기도 오류

미국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구형 아파치, 즉 AH-64A는 총 621대가 생산됐다. 이 가운데 284대는 엔진과 표적획득지시장비, 조종사 야시(夜視)장비를 새로 달아 아파치 롱보우(AH-64D) 블록1으로 만들어 1997년부터 운용해왔고, 337대는 무장체계의 성능을 개선하고 계기현시체계를 개선해 블록2로 만들어 2003년부터 사용해왔다. 이 블록1, 2 가운데 동체까지 교체해 신형에 버금가는 블록3로 성능을 개량한 372대는 미군이 자체적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동체를 교체하지 않은 블록1, 2 상태로 동맹국에 판매를 추진한다는 게 미국 측이 가진 복안이다.

초점은 한 가지로 모인다. 지난해 4월 미군이 보낸 제안서만으로 1조원만 주면 신형 헬기나 다름없는 우수한 성능의 아파치 36대를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방사청의 판단은 과연 적절한 것이었을까.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방사청은 이에 대한 자세한 판단 없이 올 3월 이를 대통령에게까지 보고했다. 그러나 이 보고 내용에는 중대한 실수를 담고 있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 여당 의원의 말이다.

“올해 초까지 방사청은 미 육군이 헬기를 리셋(reset)할 것이라고 국회에 설명했다. 구형 헬기를 완전히 뜯어 신품이나 다름없는 헬기로 바꾼 뒤 한국에 판매한다는 의미였다. 이렇게 되면 새로 제조(manufacture)된 헬기, 즉 신품과 다름없는 감가상각 0의 헬기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사청의 설명은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순 엉터리였다. 더 심각한 것은 도입 시기도 잘못 파악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빨라야 2010년 아파치 헬기 도입예산을 국방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블록2 도입 시기는 2016년이 된다. 전력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군의 판단도 5년이나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이다. 결국 2012년에나 도입이 가능한 블록1만이 구매대상 기종으로 남는다. 가장 구형 헬기만 도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방사청이 순진한 건지 미국이 장난을 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뒤죽박죽이 된 것은 분명하다.”

방위사업청, ‘공격형헬기 도입사업’대통령 졸속보고

2003년 3월31일 미군 병사와 장교가 이라크 중부 사막 지역에서 사고로 부서진 아파치 헬기를 조사하고 있다. 이 헬기는 의료 수송용 블랙호크 헬기를 호위하기 위해 이륙하던 중 사고가 났으며 2명의 조종사가 부상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무엇을 잘못 판단해 한국군의 주요 무기도입 사업이 이 같은 상황에 처한 것일까.



우선 미국 측이 맨 처음 파격적인 저가 헬기 판매를 제안했던 배경을 우리 군 당국과 방사청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는지부터 다시 살펴보자. 4월에 제안하면서 8월까지 답변을 달라는 당시 미국의 요구는 제안의 세부사항을 검토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이 때문에 검토기간은 1년으로 연장됐지만, 이후에도 방사청은 충분한 검토를 거쳐 대통령 보고를 추진하는 대신 무슨 이유에선지 서둘러 보고를 강행했다.

확인된 실체

대통령 보고가 끝난 뒤인 올 4월에야 비로소 아파치의 가격 및 도입조건에 대한 미 육군의 60쪽 내외의 답변서가 도착했다. 먼저 도입 시기는 2010년 전 한미 간 구매계약(LOA)이 체결될 경우를 전제로 할 때 블록1이 2012~2014년에 납품이 가능하다고 미국 측은 답했다. 2010년 1월 이후로 LOA 체결이 늦어질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시간이 연장된다. 블록2는 2016년에나 납품할 수 있다는 게 미국 측 설명이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블록1 재생헬기는 이라크, 아프간에 참전했던 헬기를 다시 파견이 가능한 수준의 준비상태로 전환하는 수리를 거친 헬기라는 것이다. 성능이 개량된 것은 없고 엔진과 부품만 교체 수리한 수준이다. 따라서 블록1 재생헬기의 경우 한국 측이 요구한 ‘30년 운용 가능한 상태’는 보장할 수 없다고 답변서는 못박았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블록2는 도입가능 시기가 늦기 때문에, 한국이 당장 전력공백을 메우려면 블록1을 살수 밖에 없다. 25년 이상 경과된 구형 헬기에 몇 가지 장비만 교체해 팔겠다는 게 미국 측의 제안내용이었던 셈이다.

국방장관의 진노

추가비용도 엄청나다. 미군은 블록1을 2017년, 블록2는 2025년까지만 운용할 예정이므로 이후에는 539개에 달하는 예비부품이나 수리부속이 모두 폐기된다. 한국이 이들 헬기를 도입해 장기간 운용하려면 이들 예비부품과 수리부속을 한꺼번에 사와야 한다. 이미 단종된 17개 부품을 포함해 30년치를 일괄 구매하라는 것이 미국 측의 답변서 내용이었다.

더욱이 판매 대상기종에 한국형 전술데이터링크체계(Link-K)를 연결하거나 국산 무전기를 장착하려면 그 개발비용은 당연히 한국 측이 부담해야 한다. 최초의 제안서에서 미국은 헬기 1대당 기체 비용으로 214억원을 제시했고 방사청은 이를 바탕으로 대당 도입비용을 260억원 내외로 판단했다. 하지만 한국군이 요구하는 성능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데이터링크, 무장능력과 같은 임무장비를 위한 추가비용이 1대당 91억원, 예비부품 확보 등 후속군수지원(ILS) 비용이 1대당 155억원 등 총비용은 460억원까지 상승한다. 여기에 추가비용이 얼마나 더 들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 같은 사실은 3월경 파악되기 시작했고 최종적으로는 앞서 말한 것처럼 4월 미 육군이 보내온 답변서를 통해 공식 확인됐다. 4월 미국 측의 답변내용이 방사청을 통해 이상희 국방장관에게 보고되자, 이 장관은 이제껏 보고받은 바와는 다른 내용이 올라온 것에 크게 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6월에는 헬기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장관의 지시가 합참과 육군에 떨어졌다. 이에 육군은 8월 말까지 재검토 결과를 국방부와 합참에 보고할 계획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된 상황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미국의 제안에 구미가 당긴 군 당국이 향후 한국군이 필요로 하는 공격헬기의 기본성능이나 부수적으로 소요될 비용에 대한 정확한 검토 없이 중고 헬기 도입 결정을 먼저 내렸다는 데 있다. 방사청의 해외구매 부서는 소요군의 협조를 얻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공격헬기의 성능과 운영유지에 필요한 각종 가격정보, 지원여부를 확인 요청할 수 있는 ‘비용 및 가용성 자료(P&A·Price and Availability Data)’를 미국 측에 요청했다. 이때가 지난해 11월경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우리가 필요한 세부항목에 대해 기초적인 데이터를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소요결정이 먼저 내려졌고, 미국 측의 답변을 받기도 전에 대통령 보고가 강행됐다.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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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D&D Focus 편집장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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