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최근 하반기 부동산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 120여 명의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오를 일만 남았다고 믿는 사람이 60%, 한 번 더 크게 빠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20%, 짧게는 연말까지 길게는 내년까지 혼조세와 보합세로 간다고 보는 사람이 20%였다.
상승론자 “부동산은 확실히 오를 것이다.”
상승론의 배경은 풍부한 유동성이다. 현 경제여건이 금리를 쉽게 인상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부동산 가격이 한동안 상승한다는 것이다. 상승론자들은 요즘 나타나는 전세가 상승을 수급불균형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본다. 경기는 점차 좋아지고 있고, 경제성장률도 뚜렷한 회복세다. 부동자금 증가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오름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연말까지는 ‘출구전략’을 시행하기 힘들다. 정부도 그 점은 인정한다. 과잉유동성을 우려해 부동산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60%에서 50%로 줄이는 정도의 규제밖에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 정도로는 큰 흐름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다. 정책당국으로선 부동산 상승기조의 불씨가 꺼져도 문제라는 게 고민이다.
추가대책으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지역 확대, 은행별 대출총량제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상승론자들은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 대책들은 금리인상 시점까지 실행을 못하거나 부동산 가격이 한 단계 눈에 띄게 상승한 후에나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락론자 “높은 가격에 거래부진이 뚜렷하다.”
경기침체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비싸다. 지금의 상승세는 재정을 쏟아붓고 세금을 깎아주고 금리를 내려서 주식과 부동산, 새 차를 사도록 유도해 나타난 착시효과다. 이제는 재정 여력이 바닥나 돈을 회수하는 일만 남았다.
미국발 금융쇼크와 경기후퇴의 후유증은 수년간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공실률이 점차 높아지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와 지지부진한 고용과 소비 등 불안요소가 산적해 있다. 여기에 부동산으로 자금이 움직이는 것이 포착되면 언제든지 강한 담보대출규제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담보대출규제는 투기지역 재지정이나 DTI의 부활만으로도 상당한 효력을 나타낼 것이다.
전문가 20% “부동산 당분간 보합세로 갈 것”
부동산시장이 보합세나 혼조세로 하반기를 마감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금리인상으로 가시화될 출구전략에 주목한다.
“정부는 결국 금리를 인상할 것이다. 기준금리와 콜금리의 차이는 바로잡아줘야 한다. 금리가 2%포인트만 올라가도 부동산은 결정타를 맞게 된다. 지금은 비정상적인 금리가 부동산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가 추가 규제정책을 내놓지 않는다고 해도 금리가 올라가면 부동산 시장은 상승 동력을 얻기 힘들다고 본다.
이미 상반기에 부동산 가격이 충분히 반등했고 지방에는 미분양주택이 산재하며 수도권에도 판교, 은평, 파주 교하 등에서 완성주택으로 쏟아지는 매머드급 물량이 하반기에 줄줄이 대기 중인데 얼마나 더 올라가겠나. 오른다고 해도 그 폭은 미미할 것이다. 1% 포인트 금리인상만으로도 부동산 가격은 올라가지 못할 것이다.
여기에 봉급생활자나 서민 처지에서 보면 지금 부동산 가격은 버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정부 또한 부동산 가격의 급등을 막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규제 완화,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등 공론화된 규제완화도 대부분 보류되거나 연기되는 상황에서 하반기에 저금리만을 믿고 이미 오를 만큼 오른 부동산을 구입하기엔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그렇다고 떨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저금리 상황에서 증권과 부동산 말고는 투자할 것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부동산시장이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