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표 의견에 가까운 건가요?
“(웃음) 같은 박씨라고 그럽니까?”
▼ 이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한 적이 없습니까.
“이제 안이 나오면 잘 생각해봐야지.”
나는 속으로 혀를 차면서 질문을 계속했다.
▼ 쟁점이 크게 두 가지 아닌가요? 중앙행정부처의 지방 이전이 타당하냐. 문제가 있다고 국민과 한 약속을 깨는 게 타당하냐.
“글쎄요. 거기에 대해선 독자적인 얘기를 할 게 없는데….”
▼ 과거 한나라당 지도부가 충청표를 의식해 잘못된 내용임에도 통과시킨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죠?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의원들한테 들어본 적도 없고. 세종시 문제에 대해선 아무것도 얘기할 게 없습니다.”
소신이 없다는 것이 그의 소신인가.
▼ 지난 4월 재·보선 참패 후 당내 개혁파로부터 쇄신대상으로 지목당했었지요?
“쇄신이라는 말은 내가 끄집어낸 말입니다. 당을 쇄신해 다시 국민의 신임을 얻도록 하겠다고 내가 쓴 용어입니다. 쇄신특위를 구성해 쇄신방안을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 주요 쇄신방안이 뭐지요?
“당헌을 개정하고 잘못된 정치관행을 고치는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습니다. 당시는 전당대회 문제가 초점이었는데, 쇄신위에서는 전당대회 시기에 대해 결론을 내지 않았습니다.”
▼ 물러나라는 얘기에 섭섭하셨겠습니다.
“뭐 물러나라는 얘기도 있었고 물러나지 말라는 얘기도 있었고….”
“이재오와 나는 그럴 사이가 아니다”
▼ 이재오계에서 불만이 컸죠?
“모르겠어요. 당내에서 두 개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특히 누구 계라고 꼬집어 얘기할 처지가 아닙니다.”
▼ 이재오 전 의원의 거취가 논란의 중심에 있었죠. 당시 대표로서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습니까.
“나는 한 번도 이재오 의원 개인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재오 의원과 나는 이명박 대통령을 만드는 데 함께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 당시 이재오 전 의원 쪽에서는 “박희태 대표가 (당에) 들어오라는 얘기를 해야 들어간다”라고 했지요?
“모르겠어요.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재오 의원과 내가 그럴 사이가 아닙니다.”
▼ 대표 재임 중 가장 위기라고 생각한 적은 언제였습니까.
“초기에 당내 계파 갈등이 있을 때, 친박 친이가 대립할 때가 위기였지요. 제가 그걸 수습했습니다. 친박 당선자들을 모두 복당시키고 그분들에게 당협위원장을 맡기는 등 인사에서 탕평책을 썼습니다. 그렇게 화합의 장으로 이끌어내 어려운 처지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 지금도 친박 친이는 계속 부딪치고 있잖아요?
“(웃음) 많이 좋아졌죠. 부딪치는 소리가 날 때도 있지만 앞으로 서로 손잡고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정당이 일사불란하게 아무 소리가 안 나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물도 조용히 흐를 때가 있고 소용돌이 칠 때가 있는 것처럼. 모든 게 명령에 따라 결정되는 것보다는 서로 의견도 내고 토론도 해서 하나의 통일된 의견으로 화합해나가는 게 당이 건전하게 발전하는 모습이죠.”
▼ 박근혜 전 대표가 대중적 영향력이 크고 과거 유력한 대선후보였고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어쨌든 의원 중 한 명 아닙니까. 그 한 사람의 말 한마디에 당 전체가 왔다갔다하는 건 비정상적인 상황 아닌가요. 의원님이 대표 하실 때 말입니다.
“국민적 인기가 있으니, 그런 정치적 힘에 영향 받는 건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 당 대표도 어쩔 수 없나 보죠?
“그런 걸 고려하고 당을 이끌고 나가야지요.”
▼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어떤 벽을 느끼지 않습니까.
“그런 건 느껴보지 못했어요.”
▼ 김무성 원내대표 안도 화합의 카드였지요?
“그렇죠.”
▼ 그것도 박 전 대표의 말 한마디에 물거품이 됐지요?
“허허허. 그럴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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