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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의 골프경영 16

국가도 기업도 골프도 베풀어야 운이 열린다

  • 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국가도 기업도 골프도 베풀어야 운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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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골프 인생의 전환점

역사적 전환점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국가나 기업뿐만 아니라 가정이나 개인에도 적용된다. 역사적 전환점을 통해 집단이나 개인은 크게 발전하기도 하고 위기에 몰리기도 한다. 흥망성쇠는 바로 역사적 전환점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다.

골프에 있어 역사적 전환점은 무엇일까? 아마도 골프를 처음 권유하고 머리를 얹어준 사람이 첫 전환점을 마련할 것이다. 골퍼라면 누구나 머리 얹어준 사람을 잊지 못한다. 나의 경우 모 대학의 C교수다. 1980년대 경영컨설턴트로 활동하던 내게 C교수는 골프의 매력을 만남과 소통,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관리, 골프와 경영의 유사성 등으로 설명하면서 입문을 권했다. 내가 바쁘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자, 1988년 서울 여의도 88골프연습장 티켓과 함께 자신이 쓰던 토미 아머 골프채를 넘겨주며 나를 골프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나는 건성건성 연습한 지 수개월 만에 머리를 얹으러 나갔는데, C교수와 언론인 J, 사업가 L회장이 동반했다. 이분들은 당시 대부분 (핸디캡이 9 이하인) 싱글 핸디캐퍼 수준이었던 반면, 나는 공이 제대로 맞지 않아 큰 망신을 당했다.

어쨌든 그 뒤로도 종종 필드에 나가긴 했지만 큰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중·고등학교 동기생이나 대학 선후배들과 친목회 수준의 골프를 하다가 현재 ㈜삼탄 인도네시아 현지 사장으로 있는 이찬의 사장으로부터 따끔한 충고를 받고 골프 수준이 크게 달라졌다. 당시 경제평론가 엄길청 교수와도 함께 어울렸는데 엄 교수 실력은 나와 비슷한 90타 전후였다. 몇 년째 이 실력을 유지하면서도 꽃구경하고 잔디 밟는 재미로 필드를 다녔는데, 이찬의 사장이 어느 날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골프를 하려거든 잘 하든가 아니면 끊는 게 좋다. 남의 문제를 풀어주겠다는 경영컨설턴트들이 골프장에서 늘 90타 전후를 치고 다닌다면 누가 신뢰하겠는가? 그리고 이런 식으로 골프를 하면 결국 시간낭비 아닌가?”

이 사장은 전공이 통계학이었는데 골프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까지 분석해가며 우리를 압박했고 나는 크게 공감했다. 특히 ‘한두 번 완전히 미치지 않으면 영원히 싱글이 될 수 없는 것이 골프’라는 말에 공감해 열심히 연습장에 나갔고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세 번째 전환점은 고려대 체육학과 박영민 교수와의 만남이다. 지금도 전국골프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 교수는 국내 최초의 TV골프 해설가이고 골프이론 저술가이며 골프관련 단체의 리더로 활동해온 정통파 지도자다. 나는 이분과 2년 정도 주말 골프를 함께 했는데 골프 룰과 매너에 대해 깊이 있는 지도를 받았다. “룰을 모르고 골프를 하는 것은 교통법규를 모르고 운전하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말은 지금도 내 가슴속에 새겨져있는 박 교수의 골프명언이다.

2010년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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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 최초로 PGA 메이저대회 우승을 거머쥔 양용은 선수.

그 후 내 골프 역사는 박학다식한 최고 지성인 이어령 교수님, 정치계뿐만 아니라 골프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 김종필(JP) 전 총리 등 여러 귀인과의 만남으로 채워졌다. 한동안 유명세를 떨친 쟈니 윤씨의 골프쇼에도 초대받았던 나는 SBS 골프 채널 진행자와 J골프 진행자로 활동했고, 신문과 잡지에 칼럼을 써오다 마침내 골프칼럼니스트 협회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골프 역사에도 몇 차례 전환점이 있었다. 그중 가장 극적인 것은 ‘맨발의 투혼’을 보여준 박세리 선수의 미국 LPGA 대회 우승이다. 당시 외환위기로 위축되어있던 국민들에게 박 선수의 ‘위기탈출’ 장면은 커다란 희망을 안겼고, 수많은 골프 꿈나무들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이들이 지금 세계 여자 골프계를 휩쓸고 있다. 최경주 선수의 맹활약과 더불어 올해는 양용은 선수가 동양인 최초로 PGA 메이저대회 우승을 하면서 새로운 금자탑을 쌓았다.

한편 공휴일에 골프를 친 게 말썽이 되어 총리가 물러나는 등 적지 않은 공직자들이 골프로 인해 낙마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사건을 통해 한국 골프는 이제 경기수준에서나 골프 산업 및 골프장 운영수준 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5·16 군사정변 이후 한두 개 있던 골프장을 갈아엎고 콩밭으로 만들려던 계획을 JP가 말려 골프장이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한 미군들이 주말마다 일본으로 골프 치러 나가고 외국 손님이 와도 갈 곳이 술집밖에 없으면 곤란합니다.” “골프장을 콩밭으로 만들기는 쉽지만 다시 인허가를 통해 골프장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멀리 내다보면 골프장을 국민 여가 산업으로 키워야 합니다.” 군인들의 등에 떠밀려 JP가 당시 박정희 의장에게 건의를 했다고 한다. JP와 라운드하면서 들은 얘기다. 박정희 의장의 답변은 이랬다고 한다. “임자가 알아서 해봐!” 이렇게 살아남은 골프장들이 대한민국 산업발전 그리고 정치변천과 함께 골프강국의 모태가 되었다.

2010년은 한일합방 100주년인 동시에 6·25전쟁 60주년의 해다. 밖으로는 독일 통일 20주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60년 만에 전쟁의 폐허를 딛고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기적을 이룩했다. 내년에는 유엔 및 유엔 참전 16개국에 감사를 표하는 행사를 우리나라와 해당 국가에서 의미 있게 진행해야 한다. ‘우리는 은혜를 잊지 않는다’는 감사의 메시지와 함께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면서 우호적 관계를 한 차원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국가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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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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