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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적응 현장을 가다 <마지막 회>

기후변화로 생존 위협받는 메콩 삼각주 구하기 작전

  • 구자홍│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

기후변화로 생존 위협받는 메콩 삼각주 구하기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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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 삼각주에 거주하는 인구는 2009년 4월을 기준으로 1700만명이 조금 넘는다. 메콩 강 해수면이 올라가면 이들 가운데 170만명가량이 집을 잃거나 농경지를 잃는 등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더욱이 이들과 연관돼 상업 등에 종사하는 2차 피해자까지 감안하면 그 피해 규모는 짐작하기 어려울 만큼 커질 수 있다.

메콩 강 수위는 보통 5월 말부터 높아지기 시작해 9월 말에는 최고 수위에 다다른다. 그러나 최근 들어 태풍이 올라오는 시기가 점점 늦어져 10월과 11월에도 태풍이 올라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 취재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뒤 11월 초 뉴스를 통해 베트남에 태풍이 덮쳐 많은 인명 피해가 나고, 이재민이 속출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11월부터는 건기에 들어간다”고 했던 롼의 설명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제는 더 이상 맞지 않게 된 셈이다.

벤 째의 기후변화 대책



미토 남쪽 메콩 강 어귀에 여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벤 째(Ben Tre)성은 코코넛 과자로 유명하다. 그러나 벤 째성은 최근 기후변화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지금도 바닷물 침입과 가뭄으로 인해 예전의 아름다운 풍경을 유지하기 힘들게 됐다고 한다.

흐엉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5년 전부터 벤 째성과 메콩 삼각주 지역에 자연 재앙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바닷물 침입이나 가뭄, 태풍과 열대저기압 등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2005년에는 바닷물이 메콩 삼각주에 침입해 토질이 나빠지면서 과일 재배에 큰 타격을 받았고, 2006년에는 태풍 두리안의 영향으로 큰 해를 입었다고 한다.

벤 째성 인민위원회(우리나라의 시청 격)는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해산물 생산에 기술을 접목시키는 한편 관개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또 해풍에 견딜 수 있도록 숲을 가꾸고, 태풍과 홍수 방재시스템도 정비하고 있다.

홍수와 태풍으로 인해 깨끗한 물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지하수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고, 또 주민들에게는 기후변화 현상과 피해 방지 요령을 교육하고 있다.

그러나 벤 째성 차원의 이 같은 자구책만으로는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구적 차원의 문제를 일개 성 단위에서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침수에 취약한 호치민 시티

기후변화로 생존 위협받는 메콩 삼각주 구하기 작전

풍요의 땅으로 여겨졌던 메콩 삼각주 지역이 기후변화로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메콩 삼각주의 침수 가능성을 예고한 보고서가 최근 잇따라 발표됐다. 7월16일자 베트남 일간신문 투오이 쩨는 “베트남 호치민시 77% 40년 뒤 침수된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내보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최근 보고서를 근거로 기후변화에 따른 잦은 태풍과 해수면 26cm 상승 등으로 2050년까지 호치민시의 77%가 침수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호치민시의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ADB 산하 국제환경관리센터 소속 제레미 C. 리드 연구원은 “호치민시는 역사적으로도 수많은 침수를 당한 적이 있는데다 기후변화로 예전보다 물난리 발생 건수가 훨씬 많아졌고, 피해 강도면에서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호치민시 대부분이 침수취약지역이라는 특성도 이런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전문가들은 메콩 강 수위가 65cm 오르면 호치민시 전체 면적의 12.8% 가 침수되고 75cm 오르면 19%가 잠기며, 1m 높아지면 37.8%가 침수될 것으로 예측했다.

메콩 삼각주 지역의 쌀 생산량은 베트남 전체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태국에 이어 쌀 수출국 2위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이 바로 메콩 삼각주의 대규모 쌀 경작 덕이었다. 또 수산물과 과일 생산량도 각각 60%와 80%를 차지할 만큼 국가경제에 중요한 버팀목이다.

풍요의 땅으로 여겨졌던 메콩 삼각주 지역이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등으로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공장을 많이 지어 매연을 내보낸 것도 아니고, 자동차를 많이 굴려 배출가스로 지구온난화에 일조한 것도 아닌데, 베트남의 메콩 삼각주가 가장 큰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베트남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국제사회에 더 많은 투자와 지원을 요구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뚜렷한 오염원을 배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된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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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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