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경춘선 복선전철화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2013년 4월20일 토요일.
“아빠! 아빠! 빨리 일어나.”
6시를 갓 넘겼을 뿐인데, 본준이가 벌써부터 성화다. 사흘 전 10번째 생일을 맞은 본준이에게 한 약속 때문이었다. 반 친구 다영이가 2주 전에 갔다 와서는 자랑을 늘어놓은 레일바이크를 타러간다는 약속을 본준이에게 생일선물로 한 뒤 본준이는 오늘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아침저녁으로 레일바이크 타령을 하더니만 오늘은 아예 새벽같이 일어나 조른다. ‘아! 피곤하다.’ ‘그래도 어쩌랴. 약속은 약속인 것을.’ 둘째 본경이도 어느새 옷을 차려입고 기다리고 있다. ‘이 녀석들이…. 엄청 가고 싶었던 모양이군.’ 세수를 하는 둥 마는 둥 허겁지겁 옷을 차려입고 집을 나섰다.
수도권에서 춘천으로 향하는 길은 참 좋아졌다. 2009년 7월,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100㎞ 이상 떨어진 경기도 서쪽 끝 파주에서조차 1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게 됐다. 자유로를 타고 서울 쪽으로 내려오다 외곽순환도로를 따라 서울을 크게 반 바퀴 돈 뒤 상일IC를 통해 서울-춘천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20분쯤 달렸을까. 벌써 강촌IC다.
서울 강남에 회사를 둔 직장인들이 춘천에 거주하면서 출퇴근한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충분히 가능하리란 생각이 들었다. 고속도로뿐 아니라 2010년 완공된 복선 전철을 타면 서울 강북에서도 1시간이면 춘천에 도착한다.
레일바이크가 출발하는 강촌역에 들어서자 가족, 연인 단위의 관광객들이 줄을 서 레일바이크 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표를 끊고 인근 ‘먹자촌’에서 감자전 등으로 간단히 요기를 했는데도 시간이 남아 자전거를 빌려 타고 강변 하이킹에 나섰다. 따사로운 봄볕을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었다.
민간자본을 유치해 폐 철로와 역사를 녹색관광지로 개발한 정부와 춘천시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체험관광을 할 수 있도록 자전거 하이킹이나 레일바이크 등 사람의 힘만으로 이동하면서 주변 경관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여럿 개발해놓았다.
올해 열 살이 된 본준이는 혼자서도 자전거를 제법 잘 탄다. 일곱 살 난 본경이는 아직 혼자 타기는 일러 아동용 카트를 빌려 자전거 뒤에 달고 달렸다.
“야호! 아빠, 강바람이 참 시원해요.”
집을 나선 뒤로 본준이과 본경이는 연신 싱글벙글이다.
“그렇게 좋아?” “네.”
두 녀석이 합창이라도 하듯 동시에 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