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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곤 박사의 한의학 이야기

두피 건강에 왜 검은색 식품이 좋을까

두피 건강에 왜 검은색 식품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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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피 건강에 왜 검은색 식품이 좋을까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머리털이 많은 사람과 머리털이 없는 사람.가마 부분이 훤히 드러난 내 친구는 최근 인사를 하기 위해 머리를 공손히 숙였다가 직장상사로부터 핀잔을 들은 뒤 인사 방법을 바꾸었다. 이 직장상사는 사무실에서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얼굴을 들고 허리만 숙이는 이른바 ‘배꼽인사’를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머리의 정상 부분인 가마는 마치 태풍의 눈처럼 빙글빙글 도는 모양이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양기가 머리끝으로 빙글빙글 뻗쳐오르는 모양이라고 해석한다. 인체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두 가지다. 기와 혈이 그것이다. 지상에서 혈은 물이고 기는 물이 햇빛을 받아 증발하면서 상승하는 모양이다. 기의 끝자락은 양이 붙어 불꽃같은 양기(陽氣)가 되고 혈의 끝자락은 응축된 얼음 같은 모양으로 음정(陰精)이라 한다.

가마의 반대는 배꼽이다. 어머니는 배꼽을 통해 태아의 원형을 기르기 때문에 음정의 바탕이다. 태어나서는 비록 닫혀 있어도 배꼽은 인체의 음정이 모이는 축인 것이다. 배꼽과 가마는 이어보면 비스듬히 기울어진 위치에 있다. 양기의 정점인 백회나 음기의 근본인 신장의 축과는 다른 모습이다. 여기에는 인체의 기본원리가 숨어 있다. 우주와 닮은 만큼 현실적으로 기울어진 지구의 축과 우주의 축을 닮았다고 보는 깊은 사유가 숨어 있는 것이다.

머리털은 인체의 혈을 밀고 올라오는 기의 모습이다. 양기의 정점인 만큼 열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머리털은 발(髮)이라고 한다. 발이란 말은 본래 뺄 발(拔)자의 뜻을 본받은 것이다. 곧 길게 쭉 뻗어있다는 것이다. 길게 위로 쭉 뻗은 것은 불꽃의 모양이다. 불꽃은 대체적으로 스트레스와 통한다. 스트레스로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행이 나빠지면서 열이 올라온다. 머리털은 모내기할 때 모판의 모와 같다. 마르고 열이 오르면 말라 죽어버리는 것이다.

이런 상태를 치료하는 약물이 측백엽과 향부자다. 모든 나무는 태양을 향하는데 측백나무만은 서쪽을 향한다. 서쪽은 해가 지는 방향이며 기가 꺾여 내려가는 곳이다. 그래서 상승하는 양기를 하강하도록 꺾어서 내리는 작용을 한다. 측백엽은 코피와 토혈을 주로 치료한다. 코피와 토혈은 혈액이 역행해 상승하면서 생기는 질병이고 보면 치료 방법은 이런 약물의 작용을 잘 설명하고 있다.



향부자는 기가 몰린 상태를 잘 흩어준다. 향부자는 위에서는 잎이 무성하게 펼쳐지면서 아래에도 실 같은 뿌리가 많이 나온다. 사물은 뿔이 있으면 이빨이 약하고 이빨이 강하면 뿔이 없다. 그런데 아래 위가 모두 무성한 것은 드물다. 향부자는 아래 위가 모두 무성해 내부에 몰린 기를 외부로 채워준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내부에 기가 몰려 답답해지고 말초는 혈행 순환이 늦어져 차가워진다. 가슴이 답답하고 내부에 몰린 기를 외부로 퍼뜨려서 피부와 모발에 채워주면 초췌해진 수염과 눈썹, 모발이 잘 자랄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탈모의 원인은 음정의 부족이다. 모발은 초목처럼 성장과 퇴행, 휴지기를 반복하며 사계처럼 순환한다. 땅이 기름져야 초목이 잘 자라듯이 피지선에서 분비된 피지가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막아줘야 모발은 광택과 부드러움을 유지할 수 있다. 기름진 물질을 바로 음정이라 하며 배꼽 아래 신장에 감추어진 물질이 오르고 내리면서 채워준다. ‘동의보감’은 이렇게 적고 있다.

탈모 원인은 음정 부족

“정기가 위로 올라가면 털이 윤기가 나면서 새까맣게 된다. 48세가 지나서는 정기가 위로 올라가지 못한다. 수염과 머리털도 말라 바스라지면서 회백색을 띠게 된다. 양생을 잘하는 사람은 미리 정혈을 보하는 약을 먹어서 이런 것을 막는다. 정혈을 보하면 희어졌던 머리털도 검게 된다.”

여러 가지 약물이 소개되어 있지만 재미있는 처방은 ‘장천사초환단’이다. 이 처방의 효능과 관련해 동의보감에는 “이 약을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가벼워져서 바람을 따라갈 것 같다. 희어진 머리털이 뿌리부터 검어지는데 믿기지 않으면 흰 고양이에게 한 달 동안 먹이면 검게 변한다”는 자신감에 찬 표현도 있다.

대표적인 약물은 역시 하수오다. 이름 그 자체가 치료효과를 설명하는 약물이다. 어찌 하(何), 머리 수(首), 검을 오(烏)를 쓴다. ‘본초구진론’이라는 책에도 분명하게 “신음(음정)을 보하며 머리칼을 검게 한다”라고 적혀 있다.

하수오는 가공법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재를 잘 씻어 물에 담갔다가 꺼내어 흑태와 함께 시루에 쪄 익힌 다음 말려서 쓰는 것이 탈모환자에게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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