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각국이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는 주요 희소금속. 가운데 검은 금속부터 시계 방향으로 프라세오디뮴, 세륨, 란탄, 네오디뮴, 사마륨, 가돌리늄이다.
중국과 일본, 미국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존재조차 익숙지 않은, 그러나 그 전략적 중요성이 급증하고 있는 희귀원소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세 나라의 경합은 최근 들어서야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그간 석유나 천연가스, 석탄 같은 ‘유명한’천연자원에 가려져 있던 희소금속 쟁탈전은, 공업기술의 첨단화와 친환경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제 희귀자원의 공급량 예측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자국의 주요 경제·산업 분야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더욱더 그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주요 산업국가들은 전략적인 중요성을 갖는 희소금속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중국, 일본, 미국이 그동안 벌여왔던 천연자원 획득 경쟁이 희소금속 확보 경쟁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희소금속은 어디에나 매장되어 있으므로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다만 토양의 백만 분의 수십 수준에 불과할 만큼 양이 매우 적기 때문에 희귀광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문제는 희귀광물 채굴을 위한 탐사와 추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정제 과정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는 것. 이 비용을 상쇄할 만큼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양을 채굴해내는 게 관건이다. 전세계를 통틀어 희귀광물 채굴 광산의 대부분은 중국에 분포되어 있고, 그중 최대 광산은 네이멍구 자치구의 바오터우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중국이 사실상 세계 희귀광물 공급을 독점한 상태다.
희소금속은 일반재에서 특수재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류의 제품군에서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특히 전자제품이나 이른바 친환경 제품에서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네오디뮴은 헤드폰의, 리튬과 백금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및 연료전지에 꼭 필요하다. 디스프로슘은 풍력터빈이나 자동차 엔진에 적합한, 가벼우면서도 인장강도가 높은 철강재의 생산에 사용된다. 또한 많은 종류의 희소금속이 미국산 M1A1 에이브럼스 전차나 이지스 SPY-1 레이더 등의 미사일 유도시스템, 레이저 시스템 등 각종 군사장비에 사용된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이들 희소금속을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다. 다만 그 양이 극히 소량이어서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이 때문에 희소금속의 중요성은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고, 이를 둘러싼 경쟁 또한 간과되어왔던 것이다.
현재 전세계 희소금속 공급량의 90% 이상은 중국에서 나온다. 1992년 바오터우의 희소금속연구소를 방문한 덩샤오핑(鄧小平)은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소금속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향후 희소금속의 중요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미리 내다본 언급이었다. 반면 일본과 미국의 지도자들은 이를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
중국, 희소금속의 중동
중국의 산업화가 가속화하면서 희소금속의 중국 내 소비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첨단기술과 친환경산업으로의 전환이 진행됨에 따라 중국의 왕성한 희소금속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나리오대로라면 중국에서 채굴되는 희소금속 대부분은 수출이 아닌 국내 수요로 소진될 것이다. 호주의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전세계 희소금속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동시에 수요량의 6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