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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세계 명문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원) 최초의 한국인 교수 로사 전

“회사를 살리는 리더 vs 죽이는 리더, 전략적 평판 경영에 달려 있다”

  • 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세계 명문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원) 최초의 한국인 교수 로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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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중요한 평판을 얻는 방법은 무엇일까. 소크라테스는 간명하게 “남에게 보이기를 원하는 바대로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우선 필요한 것은 현재의 평판도 측정이다. 전 교수는 1998년 그의 박사논문 ‘기업 평판의 전략적 경영(Strategic Management of Corporate Reputation: Aligning Image and Identity)’ 에서 회사 평판 측정 도구를 제시했다. 이는 5년 뒤인 2003년 동료 교수들과 함께 쓴 책 ‘기업 평판과 경쟁력(Corporate reputation and competitiveness)’에도 자세히 설명돼 있다. 기존에 평판을 측정하는 방법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의 비즈니스 전문지 ‘포춘’의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순위나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순위에서도 평판을 따지지만 이들은 사실 측정기준의 절반 이상을 재정적인 측면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대기업, 돈을 많이 번 기업이 존경받는 기업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 후 평판연구소도‘RQ’라는 지수를 개발했지만 비슷한 기준에서 출발해 매년 순위를 매기며 상품화에 치중했기 때문에 차별화에 실패했다.

“재정적인 측면과 순위가 강조된 평판 평가에는 맹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견해가 구체 특성을 평가하는 데 영향을 미쳐 부정적인 후광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순위를 도구로 쓰면 그런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인식이 현실이다(Per-ception is reality)’는 말이 있습니다. 순위가 높다고 해도 정작 고객이나 직원은 그와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직원 협력사 등 다중 이해관계자의 복합적인 인식이 곧 평판이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들 각각의 인식에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이런 인식의 차이(gap)를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도구가 기업의 성격 측정도구(corporate character scale)입니다.”

4000개 이상 성격형용사에서 출발

기업 성격 측정 도구는 진지함(agreeableness), 경쟁력(competence), 진취성(enterprise), 세련됨(chic), 냉혹함(ruthlessness), 남성성(machismo), 비격식(informality) 등 7개 측면(dimension)으로 나뉜다. 이 7가지 핵심단어는 좀더 큰 상징을 담고 있다. 이 밑에는 다시 13개 세부 특성과 49개 아이템이 있다.

▼ 49개 아이템에 쓰이는 용어들을 보니 ‘정직한, 믿을 만한, 공격적인, 세련된’ 등 정서적이고 감정적 단어가 많은데, 이것으로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요?



“회사도 사람처럼 성격이 있다고 가정하고 그런 의인화법을 사용했습니다. 박사논문 중 우선 회사에 맞는 특성을 골라 타당성을 측정하기 위해 수천 개가 넘는 성격형용사를 일일이 체크해나갔지요. 먼저 심리학자 골든 알포드의 1937년 저서에 64쪽에 걸쳐 나오는 4000개 이상의 성격형용사를 골랐습니다. 그리고 코스타와 맥크래의 5요소 모델, 카텔의 16요소 모델 등 심리학의 대표논문에 나오는 성격형용사들을 집중연구하면서 리스트를 완성했습니다. 예컨대 사람 성격처럼 ‘어느 기업이 정직하다, 혹은 그렇지 않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객관적이고 이성적이라기보다는 자기 경험과 감정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강도와 중요성은 회사나 산업 부문, 이해관계자에 따라 다른데, 특히 내부평판과 외부평판 차이점을 비교 분석하는 것이 제 연구의 목적입니다. 테스코(슈퍼마켓), 하우스 오브 프레이저(백화점), 로열메일(왕립 우체국), 소니 등 주요 기업그리고 한국의 경찰서·우체국·가톨릭 등 지방정부기관, 비영리기관 평판 측정도 했습니다. 현재는 중국 경찰의 평판조사도 계획 중입니다.”

두번째 연구방향은 리더의 평판과 기관평판의 상관관계이다. 전 교수는 이처럼 실제 기관의 평판 조사를 통해 예상하지 못했던 흥미로운 결과도 얻었다. 즉 기관의 성격과 리더의 성격이 동떨어진 현상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미치는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기관의 평판과 리더의 이미지를 같이 측정해본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특히 2002년 영국 총선 때 정당과 당수에 대한 평판을 동료 교수들과 함께 측정한 것이 기억에 남는군요. 선거 몇 달 전에 집권 보수당과 노동당, 자민당의 평판과 당수의 평판을 각기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당의 이미지와 리더의 이미지가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리더의 이미지가 당에 ‘흘러넘치기효과’(spill-over effect)’를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7개 측면을 이용해 당과 리더의 성격을 측정한 결과 노동당과 토니 블레어가 가장 높은 성격순위를 보였습니다. 두 성격 사이의 차이도 가장 적었고요. 여론조사 기관에서 계속 결과를 예측했지만 성격에 근거한 평판 평가가 더 풍부하고 인상적인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당시 영국민들은 보수당에서 정권을 바꾸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노동당은 선거공약으로 ‘범죄는 용서 없다(Tough on Cri-me)’‘새로운 노동당(New Labour)’ 등의 슬로건을 사용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왜냐하면 강하고 남성적이면서도 새로운 이미지를 도출해내는 키워드 ‘남성성(Ruggedness-tough, rugged, masculine)’을 사용해 보수당과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7개 측면 가운데 어느 항목이 가장 중요할까. 전 교수에 따르면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회사마다, 산업마다 주력해야 할 부분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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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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