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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에세이

가정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여자랑 결혼하지 마라

  • 이장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janglee@korea.ac.kr

가정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여자랑 결혼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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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가치 판단이 상대적이라는 것은, 1979년 카너먼, 트버스키 교수가 발표한 ‘기대 또는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중에서 ‘준거점 의존성(reference dependency)’이라는 개념으로 잘 설명된다. 인간은 절대적인 가치 판단보다는 상대적인 가치 판단에 익숙하다. 그래서 잘난(?) 남편, 부인의 사례를 접하게 되는 부부동반 모임은 부부싸움의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성도 비슷하다. 본인을 희생하며 가정에 몰두한 헌신적인 어머니를 둔 신랑감과 가정보다는 바깥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신 어머니를 둔 신랑감이 있다면 보통 전자 신랑감을 선호한다. 비슷한 연유로 가정적인 어머니를 둔 신랑은 신혼여행을 떠나는 순간부터 어머니를 기준으로 신부를 비교한다.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문제는 이런 가정적인 아버지를 둔 딸, 가정에 헌신하는 어머니를 둔 아들의 경우 소위 객관적인 조건(심지어 성격 및 체력까지)이 좋은 일등 신부, 신랑감일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아무래도 어머니와 아들,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돈독해지기 쉽다. 이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 볼 수 있듯 동성의 부모를 경쟁자로 생각하고 이성의 부모와의 관계 형성이 더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모자 혹은 부녀 관계가 돈독한 자녀일수록,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더 받게 되고 부모의 관리도 더 많이 받는다. 키, 치아, 피부, 스타일, 성적 등은 부모의 관리가 많이 좌우하는 부분이다. 그만큼 모자 혹은 부녀 관계가 돈독한 자녀가 더 좋은 스펙을 가진 ‘더욱 결혼하고 싶은 이성’이 되는 것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배우자의 절대적인 조건만을 볼 것이 아니라 그 부모를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여자의 경우 미래 시어머니가 될 배우자의 어머니가 가능하면 집안일에 신경을 덜 쓰는 분이어야 좋다. 그래야만 시어머니와 비교해 훌륭한 아내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결국 남편의 결혼 만족도를 높여주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기에 쉬워진다.

부녀 관계 좋으면 객관적으로 좋은 배우자감이지만…



남자의 경우에는 미래 장인어른이 될 배우자의 아버지가 가능하면 덜 가정적일수록 좋다. 그래야만 본인이 좋은 남편으로 자리매김하기 쉽다. 이때 예비 장모님이 아주 가정적이라면 금상첨화다. 아내는 친정어머니를 기준으로 가정을 돌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혼 전 배우자의 부모에 대해 잘 알기 어려운 경우에는, 결혼 후 일정 기간 양가 부모와 거리를 두고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로 부모를 기준으로 비교할 기회가 줄어들면, 그만큼 분란이 발생할 기회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정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여자랑 결혼하지 마라
李章赫

1967년 서울 출생

서울대 경제학과 졸, 프랑스 ESSEC 석·박사

현 한국마케팅학회, 하이테크마케팅그룹, 한국EU학회, 서비스마케팅학회 이사

현 CJ오쇼핑, 넷피아, 한국인삼공사, LG디스플레이 자문교수, 뉴젠팜 사외이사

2010 한국마케팅학회 우수논문상, 2009 SK 우수논문상, 고려대 기업경영연구원 우수논문상 수상

블로그: blog.naver.com/bodycombat, 트위터: janglee11


이미 결혼한 경우에도 방법은 있다. 결혼생활에서 불평이 생기면 대부분 배우자를 ‘인간 개조’하려 노력하지만, 잘 바뀌지 않는다. 이보다는 본인의 준거점(비교 대상)을 바꾸는 것이 쉽다. 살림 솜씨가 떨어지는 아내를 살림의 달인인 어머니와 비교하며 불평하기보다는, 아내보다 살림 솜씨가 더 떨어지는 처형 또는 처제와 비교하는 것도 방법이다. 살림 못하는 처형 또는 처제가 없다면 살림 못하는 친구 부인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수한 반복적인 경험에 의해 무의식 중에 내재된 기준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나 역시 20년 가까이 결혼생활을 이어오고 있지만, 빨래에 대한 기준을 아직도 못 바꿨으니.

신동아 2011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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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janglee@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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