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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SNA)로 밝혀낸 안철수의 속마음

대기업-삼성-한나라당이 사회문제 근원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컴퓨터(SNA)로 밝혀낸 안철수의 속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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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SNA)로 밝혀낸 안철수의 속마음
“약한 고리 있게 마련인데”

분석대상은 올 들어 안 교수가 정치적인 문제와 관련해 언론 인터뷰나 기자간담회, ‘안철수-박경철의 2011 희망 공감 청춘 콘서트’ 강연회에서 직접 발언한 내용(7만4874자)으로 삼았다. 트리움이 발언내용에 대해 분석을 시도한 지 3일째 되는 날 김 대표는 ‘신동아’에 e메일로 초기 진행 결과를 알려왔다. 다음은 김 대표의 e메일 내용이다.

“안철수 발언록 분석을 진행하면서 초기 진행상황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일단, 여태껏 많은 인물과 그룹의 대화를 분석하고 cognitive map(인지 지도) 작성을 해왔습니다만, 안철수의 경우 제 경험상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담론 시스템이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박근혜의 경우 몇 분 만에 끝난 자동 클러스터링을 했는데 안철수는 컴퓨터가 세 시간 넘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말이라는 게 대체로 ‘약한 고리’가 있게 마련인데, 안철수의 경우 쉽고 서글서글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콘셉트 하나하나가 매우 타이트하게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무엇 하나 떼어놓기 어렵습니다.



전체 담론이 하나의 의도적인 시스템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의사결정 체계가 매우 잘 디지털화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별 사심이 없고, 차후 보여드릴 계량 지표 테이블에도 나옵니다만 겉과 속이 매우 일관된 사람입니다. 반 농담입니다만, 이런 사람하곤 개인적인 레벨에서 싸우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ㅋ

변화를 통한 차별화(과거의 자신 포함)의 본능적 욕망이 DNA에 새겨진 사람 같습니다.

근본적으로 모순을 참지 못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진하는 성격입니다.

안철수는 그간의 개인적 경험을 통해 한국 사회라는 시스템의 문제를 마치 새로운 ‘바이러스’처럼 인지하고 ‘문제해결’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전체 인지 지도를 아우르는 핵심 콘셉트가 변화인데 이는 그 스스로가 변화의 아이콘이 되어 있는 현실을 잘 설명해주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분석 전에는) 안철수 개인에 대해선 큰 관심도 없었고 잘 모릅니다만, (분석을 해보니) 개인의 정치적 야심보단 상대적으로 명예욕이 강한 편입니다.

정치의 관점에서 약점을 굳이 찾자면, 개인적인 정치적 야심이 명예욕보다 현저히 적기 때문에 섣불리 주사위를 던지기보다는 끝까지 주머니 속에서 주사위를 굴릴 사람이라는 인상입니다. 카이사르처럼 주사위를 던지고 루비콘 강을 건너기보다는 주사위를 만지작거리면서 루비콘 강을 건너지 않아도 될 대안이 있는지 끝까지 모색할 사람입니다.

그 자신이 환경의 변화(그는 역사의 물결이라고 표현했습니다만)에 대단히 민감하고 없는 흐름을 만들기보단 철저히 반 발짝만 앞서서 시류에 편승(?)함으로써 성공해온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당 입장에서 본다면 대중의 변화에 대한 욕망이 안철수를 통해 대변되는 환경 그 자체를 선제적으로 변화시키면 안철수는 대선에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가 출마하도록 이끄는 이유와 그가 바라는 고유의 차별화 포인트가 없어지니까요.”

이와 같은 초기 분석에 따르면 안철수 교수에게선 △논리적으로 약한 고리가 없이 매우 일관된 사고체계를 갖고 있다는 점 △사심(私心)이나 표리부동(表裏不同)이 없다는 점 △변화를 통한 차별화(남과의 차별화, 과거 자신과의 차별화) 욕망이 강하다는 점 △모순을 참지 못하고 문제 해결에 매진한다는 점 △한국 사회의 문제도 새로운 바이러스로 인지하고 문제 해결에 나서고 싶어한다는 점 △이를 역사의 물결로 인식한다는 점 △대통령이 되려는 권력욕보다는 현재의 명예를 유지하려는 욕망이 훨씬 더 크다는 점이 발견됐다고 할 수 있다.

뇌 속 233개 노드와 링크

얼마 뒤 안 교수의 전체 발언으로부터 그의 인지네트워크 지도(그림 1)가 도출됐다. 지도는 노드(점)와 링크(선)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모양이다. 노드는 안 교수의 발언에서 추출한 233개의 핵심 키워드(안 교수의 발언에서 중요하게 작용한 단어)를 의미한다. 링크는 노드와 노드가 인과적으로 연결되는 방향(원인에서 결과로 화살표)을 지시한다. 이렇게 노드와 노드 간의 연결이 긴밀하다는 것은 안 교수가 그만큼 논리적으로 일관되게 사고한다는 증거가 된다.

233개의 노드 중 특별히 더 중요한 노드는 지도의 주변부에서 중앙부로 수렴되고 더 큰 점으로 표시되며 여러 링크로 이어진다. 이에 따르면 안 교수가 실제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념은 사회, 문제, 대기업, 변화, 한국 등이 된다. 특히 사회-문제-대기업은 지도의 중앙부에서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를 조합하면 안 교수는 뇌 속에서 개인적인 문제보다는 한국과 사회에 대해 주로 생각하고, 사회를 문제가 있는 상태로 파악하며, 이러한 사회악이 발생한 근본 원인을 대기업에서 찾고 있으며, 따라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향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체계적이고 강력한 사고체계를 갖고 있다는 점이 나타난다. 반면 권력욕은 지도의 주변부로 밀려나 있다. 이는 초기 분석 결과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대기업이 안 교수 사고체계에서 핵심 연결지점이라는 점이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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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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