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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싣고 ‘시운전’ 하는 국산 고속철 ‘올스톱’ 검토할 정도로 치명적 결함

위기의 KTX

  • 배수강 기자│bsk@donga.com

승객 싣고 ‘시운전’ 하는 국산 고속철 ‘올스톱’ 검토할 정도로 치명적 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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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싣고 ‘시운전’ 하는 국산 고속철 ‘올스톱’ 검토할 정도로 치명적 결함

2008년 11월 일반에 공개된 KTX-Ⅱ(현재의 ‘산천’) 1호차.

코레일에 따르면 KTX-산천은 2010년 3월2일 첫 상업운행을 시작한 뒤 지난 8월31일까지 57건의 크고 작은 고장을 일으켰다. 열흘에 한 번 이상 고장이 난 것인데, 문제는 고장이 모터블럭과 제동 장치, 조종 장치, 전력소자 등 주요 장치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반면 경부고속철 개통 때 들여온 KTX-Ⅰ은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47건의 고장을 일으켰지만, 원인 대부분은 부품 불량과 노후화에 따른 것이었다. 현재 국내 고속열차 중 KTX-Ⅰ은 46편성(920량, 1편성 20량), KTX-산천은 19편성(190량, 1편성 10량)이다. 100만㎞당 고장률은 2010년 KTX-Ⅰ이 0.058, KTX-산천이 1.376, 2011년 8월 현재는 각각 0.075, 0.726으로 KTX-산천이 훨씬 높다.

“KTX-산천 차량결함 개선 시급”

9월7일 철도안전위원회는 안전 100대 실천과제에 대한 3개월간의 타당성 점검 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음과 같이 결론 내렸다.

“2004년부터 운행해 온 KTX-Ⅰ은 부품 노후화로 인한 고장, 국내기술로 제작돼 지난해부터 운행 중인 KTX-산천은 차량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장에 대한 개선 조치가 시급하다.”

KTX-산천의 고장은 설계 및 제작결함이어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제작사의 주장처럼 도입 초기 일정 기간 안정화 문제는 있을 수 있다. KTX-Ⅰ도 그랬다. 하지만 KTX-Ⅰ은 개통 첫해 81건, 2005년과 2006년 각 50건, 2007~10년 연간 20여 건 등 점차 고장 빈도가 줄어들면서 안정화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KTX-산천의 고장 건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왜 반복해서 고장이 일어나고, 주요 장치에서 제작결함이 발생할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KTX-산천의 탄생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형 고속열차사업은 문민정부 때인 1996년 국가 선도기술개발사업협의회에서 G7 과제로 결정되면서 시작된다. 2000년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선정된 것인데, 한때는 ‘G7 차량’이라고 불렸다. 경부고속철도 건설을 계기로 우리 손으로 고속열차를 만들자는 기치 아래,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가 총괄하고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이 협조하는 국가 R·D사업으로 진행됐다. 7년간 2700여 억원을 들여 ‘G7 고속철 기술개발사업’이 진행됐고, 2002년에 시제차량 조립을 마쳤다. 한국형 고속열차(HSR-350x)는 이후 2004년 12월에 352.4㎞ 시험주행에 성공한다. KTX-Ⅱ로 이름 붙여진 한국형 고속열차는 이처럼 국가 R·D 사업으로 탄생한 HSR-350x를 바탕으로 제작된 상업열차였다. 제작사인 로템이 2005년 11월 신규 고속차량 입찰에 참여해 프랑스 TGV를 제치고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현재의 ‘KTX-산천’이라는 이름은 KTX-Ⅱ 명칭 공모를 통해 채택했는데,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몸체를 토종 물고기인 산천어처럼 유선형으로 제작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KTX-산천의 잦은 고장에 대해 코레일 측은 “로템의 기술력 부족으로 제작결함이 드러났는데 욕은 코레일이 먹는다”며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정인수 코레일 기술본부 차량기술단장의 설명이다.

“입찰 당시 로템은, 국책 연구개발 수행과제로 개발돼 시험운행 중이던 한국형 고속열차의 주요 장치에 대해 신뢰성을 반드시 확보하겠다는 확약서까지 제출했다. 한국형 고속열차 사업은 연구개발사업에 초점을 맞춰서 실질적인 기술 축적이 안 되었고, 상용화를 위한 검증이 미흡했다. 그럼에도 로템은 36개월 만에 설계 제작 및 시운전을 마치고 납품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설계·제작과정에서 부품 변경을 많이 했고, 신규 개발을 하면서 설계 검증기간이 오래 걸렸다. 검증과정에서 보완사항이 발생해 잦은 설계변경을 초래했고, 초도 편성제품 안정화가 늦어지면서 공장 출고가 늦어졌다. 당연히 시운전도 늦어졌고, 약속한 기한보다 8개월 늦게 납품했다.”

취재 결과 로템은 납기 지연으로 지체상금(지체보상금) 814억여 원을 문 것으로 확인됐다. 지체상금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75조(지체상금률) 등에 근거해 산정(납품대가×지체일수×0.15%)된다. KTX-산천의 대당(1량) 가격은 33억1000만원이다.

그동안 ‘안정화 단계’라고 주장하던 로템도 코레일의 ‘리콜’과 ‘소송’ 이후 적극적인 방어를 넘어 공세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동아’가 입수한 로템의 ‘KTX-산천 납기 관련 검토’ 문건에는 납품·시운전 지연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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