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호

“곽노현 정신 계승 학교 중심 공동체 만든다”

이수호 서울시교육감 ‘진보 단일’ 후보

  • 신진우| 동아일보 교육복지부 기자 niceshin@donga.com

    입력2012-11-21 13: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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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교조·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현장 운동가’
    • 교육 현장 붕괴, 현장 출신 교사 교육 이끌어야
    • 인권조례·무상급식은 계승, 학생체벌금지는 개선
    • 성취도평가, 고교선택제 폐지…자사고, 외고는 전환
    • 강성 이미지? 속 감추고 예쁜 척하는 건 싫어
    “곽노현 정신 계승 학교 중심 공동체 만든다”

    이수호<br>● 1949년 경북 영덕 출생<br>●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고려대 교육대학원 졸업<br>● 신일중·고, 선린인터넷고 교사, 전교조·민주노총 위원장 역임<br>● 現 한국갈등해결센터 상임이사

    그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평생 현장에서 헌신한 인물,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자존심을 지킨 교사라는 평가가 있다. 냉담한 시각도 분명 존재한다.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내던 시절, 대의원 대회 폭력 사태와 집행부 비리 의혹 등은 아직도 그의 경력에 오점으로 남아 있다. 소통이 힘든, 고집이 센 외골수라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이도 적지 않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출신인 이수호 후보(63)가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의 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단일화 경선에 나서 현장 선거인단 투표 40.6%, 여론조사 40.6%, 배심원단 투표 18.8%를 종합한 결과 가장 많은 점수를 얻었다. 이번 경선에는 이 전 위원장을 포함해 김윤자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60), 이부영 전 전교조 위원장(66), 송순재 전 서울교육연수원장(60), 정용상 동국대 법대 교수(57) 등 5명이 나섰다.

    이번 서울시교육감 재선거는 역대 교육감선거 중 가장 치열한 접전이 될 전망이다. 보수진영은 2년 전 후보 난립으로 곽노현 전 교육감에게 패배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65)을 단일 후보로 내세웠다. 장관 출신 후보는 처음이다. 진보진영은 이 후보를 단일 후보로 정하고 수성을 다짐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12월 19일 제18대 대선과 함께 치러지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사실상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 성격이라 정치권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전에 서면 답변과 직접 인터뷰를 통해 교육공약 및 선거 대책 등에 대해 들어봤다.

    초중고교 현장감 강조



    ▼ 이제 교육감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는데 어떤 각오인가요.

    “교육개혁운동을 추진하고 전교조 출신인 나를 민주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뽑아주신 데에는 교육 혁신을 바라는 서울시민의 염원이 담겼다고 생각합니다. ‘혁신학교’로 대표되는 서울교육의 개혁을 이어가고 발전시켜야죠. 우선 학생, 교사, 학부모,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등 현장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지난 단일화 과정에 함께한 후보님들의 의견과 정책도 귀담아 듣겠습니다. 평교사 출신인 제가 보수 교육자인 문용린 후보와 맞서게 됐습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리는데…. 결국 다윗이 이겼잖아요. 나도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습니다.”

    그는 인터뷰하는 내내 ‘현장’이란 단어를 언급했다. 경북 울진 제동중에서 국어교사로 교단에 선 이 후보는 이후 전교조 결성을 주도하며 1989년 해직될 때까지 신일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해직되고 10년 만인 1998년 선린인터넷고 국어교사로 복귀해 2008년까지 교사로 지냈다. 현장을 지키는 교사이기보다는 전교조,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동단체를 이끄는 투사형으로 불린다. 그는 이번 교육감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도 “무너진 교육 현장을 보고 가슴이 아팠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 교육 현장은 말 그대로 붕괴됐어요. 외국에서, 책상머리에서만 교육을 공부한 관료들이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낸 정책들이 우리 현장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제는 현장을 잘 아는, 현장 출신 교사가 교육을 이끌어야 할 시대가 왔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즈음, 곽노현 전 교육감이 어려움을 당해 교육감직이 공석이 됐어요. 그래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 해직 기간도 길었고, 전교조·민주노총·민주노동당 등 이른바 ‘바깥 활동’도 오래 하셨습니다. 현장을 떠난 기간이 너무 길다는 지적이 오히려 나옵니다.

    “시간은 흘렀지만 교육 현장은 변하지 않았어요. 입시 제도만 바뀌었을 뿐, 아이들을 사지(死地)로 내모는 경쟁은 그대로죠. 학교 밖에 나와서도 교사라는 본분을 잊은 적이 없어요. 항상 관심을 가지고 현장을 찾았죠. 진보 단일화 후보로 결정된 다음 날 처음 찾은 곳도 학교예요. 새벽 일찍 방문했는데 교사들이 벌써 나와 있더군요. 아직 서울교육 현장에 희망이 남아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제가 각종 저술 활동을 하면서 현장 이야기를 하는 것도 현장의 ‘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죠.”

    ‘곽노현 수호자’가 되길 희망

    보수-진보를 대표하는 두 후보는 단일화 직후 약속이나 한 듯 “정책 대결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교육계 안팎에선 이번 재선거가 전형적인 이념 대결로 흐를 것으로 예상한다. 그 중심에 ‘진보 대표주자’를 자처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정책이 있다.

    일단 문 후보 측은 ‘곽노현 지우기’에 나섰다. 원칙적으로 선을 긋자는 내부 방침을 굳혔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일선 학교와 유권자들은 곽노현 정책에 이미 지칠 대로 지쳤다. 곽노현 이름 석 자도 거론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 후보 측은 곽노현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이다. ‘곽노현 수호자’를 자처하는 분위기다.

    ▼ 곽 전 교육감의 교육 정책에 대해 평가해 주시죠.

    “민선 교육감 시대가 열리면서 전국 6개 시도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됐습니다. 곽 교육감은 그 선두마차 역할을 하면서 진보 교육을 이끌었습니다. 교육철학은 물론 열정, 품성 등 다방면에서 대단히 훌륭한 분입니다. 중점적으로 추진한 학생인권조례, 무상급식, 서울형 혁신학교 등도 굉장히 좋은 정책이라 봅니다. 절대 중단돼선 안 됩니다. 당연히 계승해야죠.”

    ▼ 개선해야 할 점은 없다고 보시나요.

    “곽 전 교육감은 교수 출신이라 초중고 교육에 대한 현장감이 부족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9월 수감되기 전엔 현장을 잘 몰라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죠. 당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로부터 ‘곽 교육감이 우리를 만나주지 않는다’는 하소연까지 나왔으니까요. 감옥에서 나온 뒤 복귀해선 달랐습니다. 현장을 두루 살피면서 좋은 정책들을 펴나갔어요. 본격적으로 진보 교육의 꽃을 피울 시점에 다시 물러나게 되어 많이 아쉽죠. 그래서 제가 그 정신을 이어받을 생각입니다. 완전 판박이로 계승하겠단 말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곽 전 교육감은 ‘학생 체벌 금지’를 강조했지만 전 생각이 달라요. 학부모, 교사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뒤 유연하게 정책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생각입니다.”

    ▼ 무상급식 이슈가 뜨겁습니다. 문 후보는 “다른 선결 과제부터 해결한 뒤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했는데요.

    “아이들이 먹는 밥을 차별하는 게 말이 됩니까. 무상급식은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대선주자들이 공약으로 내건 ‘고교까지 무상교육’의 첫걸음도 무상급식에서 시작합니다. 문제는 예산이죠. 현재 무상급식 예산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중앙정부가 3~5세에 대한 무상보육(교육) 예산을 약속했으나 교육청으로 떠넘겨버렸기 때문이죠. 교육청이 추가 부담해야 할 액수만 3000억 원입니다. 이틈에 보수진영은 무상급식 때문에 화장실도 못 고친다면서 무상급식 자체를 거부하고 있죠. 해결 방법은 결국 정부의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비율을 높이는 겁니다. 현재 지방교육재정의 62.6%인 교부금 비율을 5%만 올려도 3600억 원 이상이 확보돼요. 서울시의 경우, 전입금이 현재 34.1%입니다. 이걸 5% 정도만 올리면 되죠. 교육감이 되면 일단 다른 시도 교육감과 함께 정부에 교부금 비율 확대부터 요구할 생각입니다.”

    ▼ 학생인권조례 시행을 두고도 갈등이 만만치 않습니다.

    “학생인권조례는 유엔아동인권규약의 기초적인 내용입니다. 그동안 인권은 교과서에는 있었지만 학교에는 없었습니다.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이제야 학교에서 인권친화적인 교육을 시작하게 됐어요. 정부가 책임지고 진행해야 할 인권친화교육을 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서울시교육청이 앞장서야죠.”

    이명박 정부에선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는 정책이 많이 등장했다. 고교 다양화 정책을 펼치면서 자율형사립고 등이 힘을 얻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5년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했다.

    “손댈 게 너무 많다”

    “이 정부의 교육철학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경쟁’과 ‘효율성’이죠. 한날, 한시 똑같은 시험지를 풀게 해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일렬로 줄 세우는 일제고사, 고교 다양화란 명목으로 시행된 고교선택제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 결과 교육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교육 불평등은 아이들 장래희망까지 결정하고 있어요. 일제고사(학업성취도 평가), 고교선택제 등부터 하루 빨리 폐지해야 합니다. 자립형사립고, 외국어고 등에 대해선 일반고로 전환하는 등 관리 감독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곽 전 교육감은 임기 내내 정부와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들은 “곽 교육감이 일단 정부 정책이라고 하면 반대부터 하고 본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에선 “정부가 소통 없이 교육청에 군림하려고만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 차기 정권과의 관계는 어떻게 유지할 생각입니까

    “우리 헌법은 지방교육 자치를 매우 중요시합니다.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중요한 덕목으로 보고 있죠. 특히 정치적 중립성이란, 중앙정부 권력으로부터 교육자치단체나 학교가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그동안 우리나라는 너무 중앙집권적인 교육행정이었어요. 그게 당연한 것처럼 생각돼왔고. 민선 교육감이 선출돼 교육자치가 활성화되는 이 시점에도 중앙정부는 끊임없이 간섭하고 있습니다. 지방교육 자치의 근본정신에 명백하게 어긋나는 행위죠. 저는 교과부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을 경우, 헌법의 정신에 따라 배제하고 맞설 생각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전임 교육감보다 더하면 더했지 대충 물러서진 않겠습니다.”

    ‘작은 대선’으로 불리는 이번 교육감선거. 정치권에서도 각 진영의 대표주자로 누가 나올지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이 후보와 정책공조에 나설 민주통합당에선 불안한 목소리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문재인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일단 인지도에서 문용린 후보에 밀린다. 전교조, 민주노총 출신으로 강성이라는 이미지도 부담스럽다. 선거운동에서 공조할 경우 많게는 3, 4%까지 표를 까먹진 않을까 걱정”이라고도 했다.

    “곽노현 정신 계승 학교 중심 공동체 만든다”

    10월 29일 오전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하는 진보진영 예비후보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이수호 서울시 교육감 후보.



    ▼ 야권에서도 ‘전교조 불가론’이 나옵니다.

    “전교조 불가론은 보수진영의 이념 공세에 불과해요. 민주당 내에서도 아주 일부의 주장일 뿐입니다. 그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상대 진영에서 진보를 깎아내리려는 논리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물들었기 때문이겠죠. 적어도 제가 아는 민주당 지도부에선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제는 전교조가 앞에 나서 책임을 다할 때가 됐다’고 해주시는 분이 더 많았어요.”

    ▼ 심지어는 젊고 참신한 ‘제3의 후보’를 내세우자는 말이 나옵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혁신적이고 참신한 건 아니죠. 얼마나 현장을 오래 봐왔느냐가 중요해요. 또 혁신적인 정책들을 오래 고민해봤느냐가 핵심입니다. 제3의 후보는 언급할 가치조차 없어요. 낙하산 후보를 어떻게 인정하겠습니까.”

    야당도 ‘전교조 후보’ 부담감

    ▼ 보수·진보진영 모두 단일화 과정에서 정치개입 논란이 있는데.

    “사실 두 진영의 단일화 과정은 질적 차이가 있습니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했어요. 주요한 역할을 맡아 활동한 거죠. 또 보수진영은 20명이 모여 그중 15명이 문용린 후보를 지지해 대표로 내세웠습니다. 문 후보를 낙점한 상황에서 요식행위를 치렀다고밖에 볼 수 없죠. 그래서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이 반발하는 것이고. 민주진보진영은 여론조사, 배심원단, 선거인단 등 다양한 서울시민의 의견을 모아 후보를 선출했습니다.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 모두 결과에 깨끗이 승복했어요. 당에서 낙점해 후보를 뽑은 보수진영과 아름다운 경선을 치른 진보진영을 단순하게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죠.”

    ▼ 교육감 후보로서 대선에선 어떤 역할을 생각하시는지요.

    “원칙적으로 교육은 정치와 이념으로부터 분리돼야 합니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러닝메이트’란 성격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고…. 문제는 문재인 후보든 안철수 후보든 이른바 야권 연대에서 진보진영의 구체적인 색깔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죠. 그 빠진 구멍에 진보라는 이념을 채울 적임자가 나라고 생각해요. 반(反)박근혜 전선을 형성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감히 확신할 수 있습니다. 대선 후보로부터 좋은 교육 공약이 나오면 함께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죠. 제가 가진 많은 교육 정책 가운데 대선 후보에게 부족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함께 만들어갈 생각도 있고요.”

    2005년 2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교섭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 후보(당시 민주노총 위원장)는 노사정 대화 복귀를 꾀했지만 소수 극렬 강경파의 폭력적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강경파는 격렬한 난투극을 벌이며 단상을 점거했다. 위원장 폭행 시도까지 있었다. 난동도 문제였지만 사후 조치는 더 큰 논란을 일으켰다. 주동자들에 대한 형사고발 같은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 이에 대해 “조직의 치부가 드러날까 감추려는 속셈”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폭력적 방해 행위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그러다 집행부 비리사태까지 터지면서 이 후보는 그해 10월 사퇴했다.

    ▼ 당시 폭력 사태 등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일단 내가 위원장으로 있을 때 벌어진 일이기에 모두 제 잘못입니다. 다만, 과정을 오해하고 지나치게 부풀려진 점은 안타까워요. 당시 강경파에서 항의나 지연, 집단퇴장 등의 방법을 동원할 때 그것도 민주주의의 범위에 들어간다고 판단해 용인했습니다. 그게 심각해져 폭력까지 동원된 것이죠. 최대한 민주적인 절차로 해결하려다 부작용이 생긴 건데…. 폭력 자체는 당연히 잘못이죠. 그래도 그 과정까지 어떻게든 민주적으로 해결하려 했던 상황도 좀 참작해줬으면 합니다. 폭력 사태를 일으킨 이들에 대한 징계는 제가 앞장서서 반대했어요. 치부를 감추기 위해서가 아니었어요. 멀리 보면 합의라는 방식이 모두에게 더 합리적인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과격하지 않은 척 안 해”

    그는 용산 철거민 참사 당시의 수감 생활, 전교조·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의 활동 등이 보수진영으로부턴 공격 대상, 야당으로부턴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 역대 교육감 후보 중 가장 강성 이미지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속은 시커먼데 옷만 예쁘게 입고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건 싫어요. 대중의 의식이 높아졌습니다. 본연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줘 정면돌파를 해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어요. 과격하지 않은 척 연기만 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목소리 톤이 갑자기 올라갔다. 물을 한 잔 마신 뒤, 빠르진 않되 정확한 발음으로 얘기했다.

    “이번 선거에 내 인생을 걸겠습니다. 교육자, 노동가, 진보 정치인으로서 그동안 제 모습 모두를 평가받는다는 심정으로 이제 선거에 뛰어들 겁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학교 중심의 마을공동체를 건설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한 학생을 온 마을이 관심을 갖고 키우고. 학교와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교육에 대한 투자가 매우 미흡해요. 일단 교육재정부터 확충해야죠. 그리고 학급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0명 정도로 줄여 교실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교육을 없애고 학교 중심의 마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선결 조건이죠.”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다. 하지만 듣다보면 날카로움이 묻어난다. 구상하는 교육 정책도 그렇다. 이상주의자의 목소리로 들리다가도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 후보는 ‘현장을 좋아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상대 후보를 ‘서울대 출신 엘리트이자 교육 관료’라고 평가했다. 현장 경험이 월등하기에 현장의 유권자들은 자신에게 한 표를 줄 거라 자신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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